美 연준 이달 금리인상 예상..이주열 "금융불안 언제든 재연" 경고
美 연준 이달 금리인상 예상..이주열 "금융불안 언제든 재연" 경고
  • 이동준 기자
  • 승인 2018.06.0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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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K국제콘퍼런스 개회사…"중립금리 금융위기 전보다 상당 폭 낮아진 듯"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달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2013년과 같은 '긴축발작'이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4일 "최근에도 미 금리상승과 달러화 강세가 일부 신흥국 금융불안 원인이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각국 금융과 교역이 서로 긴밀하게 연계돼 있어서, 특히 주요국은 자국 정책 변화가 국제금융시장과 세계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그 영향이 다시 국내로 되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서울조선호텔에서 열린 BOK 국제콘퍼런스 개회사에서 "2013년 테이퍼 탠트럼(긴축발작) 당시 미 통화정책 기조 변화 신호가 신흥시장국에서의 급격한 자본유출과 국제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했다"면서 "앞으로 선진국들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급격한 자본이동과 국제금융시장 불안은 언제든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오는 12∼13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1.75∼2.00%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미 금리 인상은 널리 예상된 일이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6월 위기설'과 함께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높다. 이미 휘청거리는 신흥국들이 자금유출로 더 위태로워져서 제2 금융위기 뇌관으로 작동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통화정책 운용을 어렵게 만든 요인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필립스 곡선'의 형태 변화, '중립금리' 하향, 국가간 금융·교역 연계성 확대 등을 꼽았다.

이 총재는 "금융위기 이전에는 경기회복과 함께 실업률이 하락하면,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 필립스 곡선의 '우하향' 경향이 뚜렸했다"며 "그러나 위기 이후 이러한 상관관계에 의문이 생기면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운용에 어려움이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 필립스 곡선은 실업률이 낮아지면 물가상승률은 오른다는 이른바 '역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이론이다.

중립금리 수준에 대해서도 "위기 이전보다 상당 폭 낮아진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며 "중립금리가 낮아지면 경기가 하강 국면에 진입했을 때 정책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줄어들게 되고, 정책금리가 하한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아져 경기변동에 충분히 대응하기 어렵게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구 고령화, 생산성 저하, 안전자산 선호 현상 등 장기 추세적 요인으로 중립금리가 낮아진 만큼 앞으로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국 정책의 다른 국가로의 전이(스필오버), 이로 인해 자국 경제에 영향(스필백)까지 고려할 필요성이 커졌다"고도 언급했다. 최근 미국 금리상승과 달러화 강세로 일부 신흥시장국에서 금융불안이 나타난 상황을 짚으면서 "선진국들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급격한 자본이동과 국제금융시장 불안은 언제든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정책과의 조합 방향에 대해 "재정정책을 완화적 통화정책과 함께 확장적으로 운영하면 효과적인 거시경제의 안정을 이룰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어 "저성장·저인플레이션 환경 속에서 통화정책이 경기회복을 추구하면 금융 불균형이 누적될 수 있다"며 금융안정을 위한 거시건전성 정책 공조의 필요성도 내세웠다.

다만 금융위기 이후 각국 중앙은행들이 마이너스 금리 등 비전통적 정책수단을 펼친 것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며 "기축통화국이 아닌 나라에서도 활용이 가능한지, 그렇지 않을 경우 어떠한 정책대안이 있는지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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