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분식회계' 증선위 첫 개최…삼성, '악재' 돌출로 불리한 형국
'삼성분식회계' 증선위 첫 개최…삼성, '악재' 돌출로 불리한 형국
  • 이동준 기자
  • 승인 2018.06.07 12:32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 바이오젠 콜옵션 행사 후 에피스 지분매각 시사…경영권 우려해 회계기준 변경했다는 삼성주장과 배치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이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증권선물위원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이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증권선물위원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가 분식회계여부를 결정한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첫 회의가 7일 정부서울청사 16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증선위는 앞선 세 차례의 감리위원회(감리위)에서 논의된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증선위는 이날삼성바이오와 외부 감사인의 의견을 듣고 핵심을 다시 추려 논의하게 된다. 

이날 증선위에서는 삼성바이오분식회계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감리위원회 심의 때처럼 앞으로 두 세 차례 더 논의를 한후 확정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회의도 대심제로 진행된다. 대심제는 제재 대상자의 방어권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검사부서와 제재 대상자가 동시 출석해 일반 재판처럼 서로 의견을 진술한다.

증선위는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이 위원장을 맡고, 김학수 증선위 상임위원과 민간 전문가 3명이 참석한다. 증선위 비상임위원 민간 전문가 3인은 조성욱 서울대 경영대 교수, 박재환 중앙대 경영대 교수, 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다.

증선위 위원장인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증선위가 열리기 앞서  “증선위의 최종 결정은 가장 공정하고 신속한 방식으로 일반에게 공개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여부에 대한 증선위의 최종 결정은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올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최대한 신중한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김용범 부위원장은 이날 “회사와 회계법인에게 소명기회를 최대한 보장하고, 금감원 조치안의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지난 5일 “회의가 몇 번이 될지 모르겠지만 한 번에 끝나진 않을 것이다. 듣고 말하는데 충분한 시간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증선위에서 감리위 심의때처럼 금융감독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핵심쟁점인 삼성바이오의 회계 처리 변경 적절성 부분을 놓고 불꽃튀는 논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지난번 감리위에서는 이 쟁점에 대해 회의에 참석한 총 8명의 위원 중 3명은 무혐의, 나머지 3명은 고의성 위반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1명은 위반의 소지는 있으나 과실성 위반, 또 다른 1명은 김학수 감리위원장으로 의견 표명을 유보했다.

​금감원은 삼성바이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가 아닌 관계사로 바꾸면서 회사의 가치 평가를 부풀렸다고 잠정결론을 내렸다. 이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 삼성바이오 주주인 제일모직의 기업가치를 부풀려 이 재용 삼성전자부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삼성바이오측은 분식회계는 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에 합작 투자한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가치 평가 방법을 변경한 것으로 문제가 없다고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하지만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공동설립한 미국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보유한 지분을 살 수 있는 콜옵션을 행사한 뒤 주식을 되팔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이것이 삼성의 당초주장과 배치된다는 점에서 이번 증선위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주목된다.

삼성바이오는 그동안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합작선인 미국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져 지배력을 잃게 될 것을 대비해 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꿔 회계처리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지난달 30일 열린 바이오젠의 연례전략결정회의 녹취록에는 바이오젠 경영진은 에피스 주식을 장기 보유하지 않고 합작 사업에서 철수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바이오젠 최고경영자인 미셸 보나토스는 회의에서 “에피스의 사업은 (바이오젠이 주력하는) 신경과학의 핵심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오래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은 삼성바이오 절반의 지분을 확보해도 에피스에 지배력을 행사하려는 의지는 엿보이지 않았다.

이는 그동안 삼성바이오측이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지배력을 잃게 될 것을 우려해 에피스에 대한 회계처리를 변경했다는 근거를 흔들어 이번 증선위 결정에 중대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만약 바이오젠이 지분을 삼성에 되팔거나 다른 회사에 분할 매각할 경우 삼성바이오는 에피스를 다시 종속회사로 돌려 회계처리를 변경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참여연대 김경률 집행위원장은 “바이오젠이 지분을 되팔겠다는 것은 경영권에 관심이 없다는 뜻으로, 콜옵션 행사로 지배권을 잃게 된다는 삼성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