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함영준 회장에 '갓뚜기'칭송이 갈수록 부담스런 이유?
오뚜기 함영준 회장에 '갓뚜기'칭송이 갈수록 부담스런 이유?
  • 박홍준 기자
  • 승인 2018.06.15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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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몰아주기 사익편취 여전하고 비상장계열사 지분 매각대금도 '독식'…환경사회책임평가도 '하위권'
▲지난해 국감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귀 기울이고 있는 함영준 회장
▲지난해 국감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귀 기울이고 있는 함영준 회장

오뚜기가 곧잘 ‘갓뚜기’(모범기업)로 통한다. 오뚜기그룹이 비정규직이 거의 없다는 점 등에서 지난해 청와대 기업인과의 회동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이런 칭송을 받을 만했다. 하지만 함영준 오뚜기그룹 회장으로서는 ‘갓뚜기’ 칭찬이 갈수록 부담스럽다. 오뚜기의 내부거래는 여전히 높고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기업평가가 하위권에 머물러있으며 좀처럼 나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감몰아주기에 의한 사익편취는 지속되고 있다. 오너일가는 정도경영과는 거리가 먼 일감몰아주기에 의한 세금 없는 부의 편법승계의 단 맛에 젖어있다. 최근 오뚜기그룹 오너일가가 공정당국의 일감몰아주기 규제강화에 대비, 오너일가의 지분이 많은 일부 비상장계열사의 지분을 정리했지만 아직도 오너일가의 지분이 있는 계열사의 내부거래비율은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다.

CEO스코어가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오뚜기그룹의 내부거래비율은 높은 편이다. 지난 2016년에 오뚜기 그룹이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통해 얻은 매출액은 1조399억원으로 전체 매출(3조2499억원)의 32.0%에 달했다. 이 비율은 지난해에도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오너일가 아직도 일감몰아주기 '단맛'에 매몰돼 있어

오뚜기그룹 계열 13개사 중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9개 계열사 내부거래액은 지난 2016년 9169억 원으로 매출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30.0%에 달한다.  계열사 중 지주사 오뚜기(1조9591억 원) 다음으로 매출 규모가 큰 오뚜기라면의 경우 대부분의 매출을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 오뚜기라면 매출 5913억 원 가운데 내부거래액은 5883억 원으로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99.5%로 집계됐다.

라면, 식용유, 프리믹스 등의 제조 및 판매가 주사업인 오뚜기라면은 일감몰아주기에 힘입어 급성장했다. 지난 2012년 4425억 원에 달했던 매출은  △2013년 4602억 원 △2013년 4716억 원 △2015년 5080억 원 △2016년 5913억 원으로 해마다 불어낫다.   

이어 상미식품(98.86%), 오뚜기물류서비스(76.56%), 오뚜기SF(75.30%), 오뚜기제유 (76.56%) 등 순으로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다.  특히 오뚜기SF는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함영준 회장-함윤식(장남) 씨로 이어지는 경영 승계에도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3세 경영 승계 후계자로 꼽히는 함윤식 씨는 오뚜기SF의 지분 38% 가량을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함영준 회장은 오뚜기SF를 통해 장남의 경영권승계를 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그동안 오뚜기 함회장 오너일가의 내부거래에 대한 외부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비상장 계열사들이 오뚜기와 거래를 통해 돈을 벌고, 그렇게 번 돈이 배당 등을 통해 해당 비상장사 대주주인 회장 일가에 돌아간다는 점에서 일감몰아주기로 대주주가 이익을 챙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높았다. 갓뚜기 칭송에도 오뚜기 오너일가는 시정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아직도 일감몰아주기에 매몰돼 있다.

이에 대해 오뚜기그룹 측은 내부거래가 많은 것은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결과라고 해명한다. 내부거래비율이 높은 계열사는 라면과 빵, 제과, 조미료, 물류, 소프트웨어 등 각 분야의 전문 업체로 효율을 극대화한 수직 계열화 시스템이라는 설명이다. 오너일가의 사익편취를 위한 내부거래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과연 그럴까. 그런데 공교롭게도 일감몰아주기는 오너 일가 지분이 많은 계열사에 집중됐다. 오너일가의 사익편취를 위한 내부거래확대라는 측면이 강하다. 이를 합리화하는데 회사측의 수직계열화를 통한 효율향상이란 설명은 부족한 것 같다.

실례로 알디에스의 경우 오너 일가 지분율이 80%로 계열사 중 가장 높았는데 내부거래액은 57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68.73%를 차지했다. 이어 오너지분율은 애드리치(66.7%), 오뚜기SF(52.9%), 상미식품(46.4%), 오뚜기(44.2%) 등 순으로 이들에 대한 일감몰아주기도 다른 계열사보다 훨씬 많은 편이었다.

요컨대 오뚜기 오너일가가 갓뚜기에 걸맞지 않게 내부거래 확대를 통해 사익편취, 세금없는 부의 승계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래서 오뚜기에 대한 갓뚜기 칭송은 아무래도 어색하기만 하다.

'갓뚜기' 평가라면 비상장사계열사 지분매각대금 일부 회사와 종업원에 증여했어야

함 회장 오너일가가 지난해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급성장한 비상장계열사 보유지분을 매각 500억원을 챙긴 것을 두고도 착한기업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불로소득이나 다름없는 500억 원을 챙겼다. 함 회장  입장에선 현금도 챙기고 일감몰아주기도 해소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 셈이지만 여론의 시선은 곱지 않다.

함 회장이 ‘착한 기업’의 칭호가 붙어있고 보면 이 돈도 자신들의 배만 잔뜩 불리기 보다는 그에 걸맞게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했다는 지적이다. 오뚜기는 지난해 함 회장과 그의 아들 함윤식 씨 등 오너일가가 보유한 비상장계열사 지분 총 487억 원을 사들였다.  지분 매입 대상이 된 비상장 계열사는 시스템통합(SI)업체 알디에스, 수산물가공업체 오뚜기물류서비스 등으로 매출액 대부분을 오뚜기에 의존해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된 기업이다.

그동안 이들 비상장 계열사들이 오뚜기와 거래를 통해 꾸준히 성장해온 만큼 회사 주식 가치도 높게 평가되면서 오너일가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주식을 팔아 배를 잔뜩 불릴 수 있었다.

하지만 눈을 다른 쪽으로 돌리면 그 공의 상당 부분은 회사와 종업원들에게 있다. 종업원들이 흘린 땀으로 기업가치가 불어난 만큼 그 오너일가 지분매각대금의 일정부분은 회사와 종업원에 돌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함 회장이 지분매각대금의 일정부분을 지난해 한진그룹 오너일가가 갖고 있던 유니컨버스 등 계열사 지분을 대한항공에 무상으로 증여하는 방식으로 회사나 직원에 나눠줬더라면 더욱 값졌고 갓뚜기 다운 참신한 발상이라는 평가를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함 회장 오너일가에게 회사와 종업원은 안중에 없었고 자신들의 배를 불리는데 만족했다.

오너일가가 이들 비상장계열사에 대한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사익편취를 계속할 수 있었는데도 보유지분을 매각한 것은 공정당국의 내부거래규제강화를 피하기 위해 취해진 ‘고육책’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정위는 규제 대상 지분율 기준(상장기업 기준)을 현행 30% 이상에서 20%로 확대안을 추진하고 중견그룹의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규제를 더욱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오뚜기가 이를 피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오너일가 지분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뚜기그룹은 현재  자산규모가 5조원을 밑돌아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

오뚜기는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평가가 낮다는 점에서도 갓뚜기의 구색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해 이 평가의 지배구조 부문 D등급을 받았다. 2011년 이후 내리 C등급을 받아오다 작년부터 D등급으로 떨어졌다. 지배구조 평가는 주주권리보호, 이사회, 공시, 배당 등과 관련된 제도가 갖춰져 있을 경우 플러스 점수를 받고 계열사간 일감 몰아주기 등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경우에는 점수가 깎이는 방식이다.

근로자, 협력사, 소비자 등과의 관계를 살펴보는 사회책임 부문의 평가에서도 B+ 정도의 등급밖에는 받지 못했다. 사회책임 평가에는 비정규직 비율도 고려되지만 근로자의 복리후생, 안전, 인권, 소비자 만족, 개인정보보호, 사회공헌 등이 광범위하게 포함되다보니 세간의 인식과는 차이가 났다는 평가다.

그래서 함 회장으로서는 ‘갓뚜기’ 칭송이 갈수록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가 앞으로 명실공히 모범기업, 착업기업의 면모를 갖추기 위한 경영혁신을 단행할지, 아니면 무늬만 ‘갓뚜기’로 남을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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