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기내식 대란', '갑질논란'까지 일파만파
아시아나 '기내식 대란', '갑질논란'까지 일파만파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8.07.0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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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운항 차질에 이어 협력업체 사장 자살, 재계약 둘러싸고 투자요구까지...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항공편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내식 대란’이 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하게 보면 기내식 공급을 둘러싼 아시아나항공과 납품 업체간의 문제다. 그러나 기내식 공급 협력업체 사장이 의문의 자살을 하고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공급업체 선정과 관련, '계열사에 투자를 요구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상황이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다. 더욱이 ‘납품업체 재계약 조건으로 투자요구’는 최근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는 이른바 ‘갑질행태’와 같은 것이어서 사실로 밝혀질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지주사인 금호홀딩스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기내식 대란: 지난 1일부터 인천공항을 출발하는 아시아나항공 국제선의 운항이 차질을 빚고 있다. 기내식이 제 때 공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기 운항이 줄줄이 지연됐고 일부 단거리 노선은 기내식 없이 이륙했다. 아시아나항공은 3일 김수천 사장 명의로 “고객 여러분께 불편을 끼친 데 대해 깊이 사과 드리며, 하루 빨리 정상화되도록 하겠다”는 글을 홈페이지에 올렸으나 지연 운항과 기내식 없는 '노 밀'은 이 날도 이어졌다.

▲발단: 아시아나항공은 게이트고메코리아와 신규 기내식 공급계약을 맺었다. 지난 2003년 이후 기내식을 공급해오던 LSG스카이셰프코리아와 지난달 30일 자로 계약이 만료된데 따른 것이다. LSG스카이셰프코리아와 게이트고메코리아는 아시아나항공과 합작해 설립한 회사로 모회사인 LGS스카이셰프와 게이트고메는 전 세계 50∼60개국 주요 공항에서 기내식, 항공 기내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대형 글로벌 업체들이다.
게이트고메코리아는 지난 1일부터 아시아나항공에 기내식을 공급해야 했으나 지난 3월 인천공항에 짓고 있던 공장에 불이 나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에 저비용항공사 등에 기내식을 공급하던 샤프도앤코가 3개월간 아시아나항공에 한시적으로 기내식을 공급하게 됐다.
샤프도앤코는 하루 3천식 정도의 기내식을 생산한다. 하계 휴가 성수기 하루 3만식에 이르는  기내식 수요를 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기내식 운반·탑재에는 특수 수송 차량과 장비, 숙련된 기술을 갖춘 인력이 필요한데, 엎친데 덥친 격으로 지난 1일 폭우가 내리면서 기내식 탑재가 대거 지연됐다.

▲협력사 사장의 자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샤프도엔코는 하루 최대 2만식까지 생산이 가능한데 부족한 물량은 외부 업체에서 조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항공사 측의 설명과 달리 샤프도앤코의 협력사도 물량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지난 2일에는 협력업체 대표 A씨가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업계에서는 A씨가 최근 며칠 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자고 기내식 납품 준비에 매달렸으며 '기내식 대란'으로 심리적 압박을 느껴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안은 없었나: 국내에서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업체는 경쟁사인 대한항공 기내식 사업본부와 기존 기내식 공급업체 LSG스카이셰프코리아 정도다. 아시아나항공은 샤프도앤코와 계약을 맺기 전 LSG스카이셰프코리아에 단기 공급 계약을 타진했으나 불발됐다. 아시아나항공은 LSG스카이셰프코리아에 새 기내식 공급자로 선정된 게이트고메코리아를 통해 계약을 하라고 했지만, LSG스카이셰프코리아는 법 규정 등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계약 둘러싸고 무슨 일이: LSG스카이셰프코리아는 지난 2003년부터 아시아나항공에 기내식을 공급해왔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과 LSG스카이셰프코리아는 재계약 추진 과정에서 신뢰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금이 갔다. LSG스카이셰프코리아는 2016년부터 아시아나항공이 재계약 조건으로 지주사 금호홀딩스(현 금호고속)에 대한 투자를 요구했다고 주장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공급 계약 협상 과정에서 금호홀딩스가 발행한 1천6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사달라고 요구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 현재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LSG스카이셰프코리아 관계자는 "법률 자문을 받은 뒤 독일 본사에서 계약이 깨지더라도 불공정한 방법으로 연장하지 말라고 지침이 내려왔다"고 밝혔다.
반면 새 계약자인 게이트고메코리아의 모회사 HNA그룹(하이난항공그룹)은 지난해 금호홀딩스가 운영자금 목적으로 발행한 BW를 1천600억원에 취득했다. 게이트고메는 본래 스위스 회사였으나 2016년 HNA그룹에 인수됐으며, 같은 해 말 아시아나항공과 합작사를 차려 30년간 기내식을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에 대해 "BW 취득은 그룹 대 그룹 간 이뤄진 것이며, 아시아나항공은 경영상 더 유리한 조건에 따라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기존에는 지분이 20%였고 등기이사가 1명이었는데, 새 합작사에서는 지분 40%에 등기이사가 2명이고 이중 1명은 부사장급이어서 경영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댓글: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태’ 기사에는 금호를 비난하는 댓글이 많이 실렸다. “기내식 1차 하청업체에 금호타이어인수유치금을 내라는 것은 갑중에 갑질”, “엄중한 조사가 필요하다”, “자살한 3차 하청업체 사장님은 무슨 죄냐”는 댓글이 올랐다. “기내식 재계약 조건이 품질향상이 아니라 지주사 투자 조건이라니…. 대기업이란 데가 참 일 쉽게 한다”, “3천명 기내식 공급할 수 있는 곳에 2만명 커버해달라면서 달랑 3개월 계약하면 누가 시설투자하겠나” 등의 글도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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