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연구소 조사..."금융사 사외이사, '방패막이' 인사가 다수"
경제개혁연구소 조사..."금융사 사외이사, '방패막이' 인사가 다수"
  • 이종범 기자
  • 승인 2018.07.04 11:08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영감독보다는 로비스트 활용이나 경영진 우호인사를 주로 선임
정권교체 후 올해는 자격논란 부담에도 고위공직자출신이나 이해관계나 충돌인사 늘어

교보생명 3개 계열사의 사외이사 11명 중 8명이 전문성이나 독립성에서 문제가 있어 검증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계열회사 임원 출신과 우호주주로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진의 업무집행에 대한 감독·감시라는 사외이사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삼성은 현재 이재용 부회장의 형사소송을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와 고문을 비롯해 소송·자문 관계가 있는 로펌과 고위공직자 출신이 많아 역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한금융은 일본계 주주를 비롯한 우호주주와 계열회사 출신, 기업은행계열은 친정권 정치활동 경력 인사, 미래에셋은 고위공직자 출신, 한화는 계열회사 전직 임원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금융회사에는 검증이 필요한 사외이사 다수가 포진해 있다는 얘기다. 경제개혁연구소가 3일 공개한 ‘금융회사 사외이사 분석(2018)’결과를 보면 국내  93개 금융회사의 사외이사 373명 중 검증이 필요한 사외이사는 162명으로 거의 절반에 가까운 43%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개혁연구소는 국유회사, 금융그룹, 기업집단, 금융기업집단 소속 총 93개 금융사의 지난 3월말 현재 재임 중인 사외이사 총 373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전공분야를 보면 사외이사 373명 중 91.2%인 340명이 금융업 관련 분야 종사자(전공자)이고 기타 분야는 3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이들을 △전문성 △고위공직자·금융연구원 출신 △친정권 정치활동 △장기재직 △겸직문제 △이해관계·이해충돌 △학연 및 기타 친분관계 등 7가지 항목에 따라 보다 검증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외이사들 현황을 조사한 결과, 검증이 필요한 사외이사는 총 162명으로 43.4%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소는 이 비율이 지난 2016년 조사 때의 47.9%에서 43.4%로 다소 줄었으나 7개 항목에 비추어 볼 때  겸직문제, 친정권 정치활동, 학연 등이 줄어든 대신 고위공직자·금융연구원 출신, 이해관계·이해충돌은 늘었다고 밝혔다.

고위공직자·금융연구원 출신은 상대적으로 연임 비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2017년에 17명, 2018년에는 10명이 새로 선임됐다. 이에 대해 경제개혁연대는 “정권교체기에 규제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고위공직자 출신을 적극 영입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올해 검증이 필요한 사외이사 162명을 소속그룹별로 보면, 교보생명(72.7%), 삼성(63.2%), 태광(60.0%), 신한금융(58.5%), 기업은행계열(57.1%), 미래에셋(54.5%), 한화(53.3%) 등으로 분석됐다.

경제개혁연대는 “2016년에 비해 검증이 필요한 사외이사의 비중이 다소 줄기는 했으나 전체적으로 개선이 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금융회사지배구조법 시행에 따라 의무적으로 해소해야 하는 겸직문제나 장기재직, 학연 등 문제가 감소한 반면, 사외이사 자격이 주로 논란이 되는 고위공직자 출신이나 이해관계 또는 이해충돌이 있는 사외이사의 비중은 높아졌다. 사외이사를 로비스트 또는 방패막이 목적으로 활용하거나 지배주주나 경영진에 우호적인 인사로 채우려는 경향은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위원회는 외부감시 및 이해관계자 참여를 보다 활성화해 사외이사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으나, 근본적으로 사외이사의 독립성 확보 및 이해충돌 방지를 위해 선임과정에서 소액주주의 영향력을 강화시키거나 법적 자격요건을 보다 강화하는 방안을 함께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교보생명 사외이사에서 무려 72.7%가 전문성이나 독립성에서 검증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교보생명 사옥
▲교보생명 사외이사에서 무려 72.7%가 전문성이나 독립성에서 검증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교보생명 사옥

 

한편 올해 금융회사들의 주총 등에서 교체된 사외이사 교체율(신규선임 비율)은 평균 27.9%로나타났다. 국유회사들이 평균 66.7%로 사외이사의 3분의2가 교체됐고 금융그룹은 29.3%, 금융기업집단 21.6%, 기업집단 20.4%의 신규선임비율을 보였다.

사외이사 373명의 평균 재직기간은 해당 회사 548일, 과거 해당 회사 및 계열회사 사외이사 경력을 합산할 경우 622일, 선임 당시 주어진 임기는 평균 1.6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373명의 사외이사 중 다른 회사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이사는 총 65명이고, 법률 위반에 해당하는 경우는 없었다.

사외이사 373명의 직업 분포는 교수(29.8%), 경제관료(22.8%), 금융인(17.7%) 변호사(9.4%) 등의 순이었다. 사외이사들의 전공(종사)분야를 경제·경영·금융, 법률, 회계·세무, 정보기술 등 △금융업 관련 분야와 △기타 분야로 나누어 본 결과 사외이사 373명 중 91.2%인 340명이 금융업 관련 분야 종사자(전공자)이고 기타 분야는 33명이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