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하청사 노동자 직접고용으로 '급선회' 한 배경?
LG유플러스, 하청사 노동자 직접고용으로 '급선회' 한 배경?
  • 강민우 기자
  • 승인 2018.07.05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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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의 불법파견 결론 알고 제재 피하자는 '꼼수'…불법파견 덜한 홈서비스는 제외
홈서비스노조,직접고용 촉구…LG유플러스 "네트워크 품질경쟁력 확보"위해 직접고용
▲LG유플러스 수탁사 노동자들이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LG유플러스 수탁사 노동자들이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동안 수탁사 비정규직 직원들의 절규에도 직접고용은 없다는 강경자세를 보여 온 LG유플러스가 전격 직접고용을 결정했을까.

LG유플러스는  이미 고용노동부가 ‘불법파견 소지가 크다’는 판단을 내린 사실을 알고 파견법위반에 따른 시정명령과 형사처벌을 면하는 동시에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전향적인 결정을 했다는 사실을 홍보하는 차원에서 직접고용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통신업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 1일 재직자 기준 28개 수탁사에 근무하는 직원 1천800여명을 9월1일부터 직접고용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LG유플러스는 “5G 시대 서비스 경쟁력의 근간인 네트워크 품질경쟁력 확보를 위해 네트워크 수탁사 구성원을 직접고용한다”며 “수탁사 직원을 직접채용해 고객 접점에 있는 네트워크 현장의 인적 경쟁력과 실행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과연 그럴까, 속내를 들여다보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전향적인 결단이라기보다는 불법파견에 따른 제재를 피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인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 측은  어차피 불법파견 판단이 예상되는 만큼 노조요구를 전격 수용해 ‘불법’을 가리면서 직접고용의 생색을 내자는 '꼼수'를 쓴 것 같다는 것이 노동계의 시각이다.

노동부는 최근 LG유플러스에 대해 '불법파견'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부는 올해 4월9일부터 2주간 수탁사 29곳 중 6곳, 홈서비스센터 72곳 중 12곳을 대상으로 불법파견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탁사에는 불법파견 요소가 있다고 보고 지난달 7일부터 근로감독에 들어갔다. 지방노동청 6곳 모두가 유·무선 네트워크망을 유지보수하는 ‘수탁 부문’에 불법파견 소지가 많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부는 이달 중 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노동부 관계자는 “근로감독관이 그동안 몇 차례 LG에 들어간 적이 있어 LG유플러스가 근로감독결과가 불법파견으로 결론 난 것으로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이에 대비해 직접고용을 결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LG유플러스는 직접고용은 결코 안된다는 그동안의 강경자세를 누그러뜨리고 전격적으로 직접고용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의 직접고용이 불법파견 제재 ‘면피’용이라는 것은 불법파견소지가 적은 홈서비스 부문 노동자 2300명은 직접고용 대상에서 빠진 데서도 확인된다. 노동부는 실태조사 뒤 홈서비스센터의 경우 불법파견 소지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판단하고 희망연대노조가 진정하면 근로감독을 하겠다는 의견을 밝힌 적이 있다.

LG유플러스가 네트워크경쟁력확보차원에서 직접고용을 결정했다면 당연히 홈서비스 비정규직도 정규직으로 전환했어야 했다. 그러나 이들은 직접고용대상에서 제외왰다. 이이 대해 홈서비스 부문 노동자들의 노조인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 관계자는 수탁사의 직접고용은 “처벌과 시정지시를 피하기 위해 노동부가 불법이라고 판단한 부분에 대해서만 직접고용하는 꼼수를 쓴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불법파견에 따른 노동부의 제재를 해당 기업은 감당하기가 어렵다. 는 근로감독 결과 파견법을 위반한 정황이 확인되면 해당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라고  시정명령을 내린다. 이를 위반하면 노동자 1인당 1000만~3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사용자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런 처벌규정은 LG유플러스에 큰 부담이 되고도 남는다.

노조는 이어 “중간착취 구조를 설계하고 실행해 온 당사자라면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고 노동자에게 사과하고 사회적 책임을 져야 마땅하지만 LG유플러스 발표에는 고백도 사과도 책임도 없다”며 “고객을 직접 만나며 일하는 홈서비스센터 노동자들을 실적압박과 위험에 내몰지 말고 지금 당장 직접고용 정규직화 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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