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등 계열사 지분을 매각도록 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이 발의됐다.이번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삼성생명은 약 26조원, 삼성화재는 약 3조원대 계열사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
지금은 보유 주식을 취득 당시 낮은 가격으로 평가해 법상 보유 한도를 넘지 않지만, 법 개정 시 총자산의 3%를 넘는 한도 초과분을 팔아야 해서다. 다만 개정안은 주식 매각 기한을 5년으로 하고,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으면 기한을 2년 더 연장할 수 있게 했다. 금융 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서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이 같은 내용의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8일 밝혔다. 발의에는 같은 당 강병원·민병두·이학영·조응천·김성수·조승래·금태섭·이훈 의원과 심상정 정의당 의원 등 9명이 동참했다.
개정안은 보험회사의 계열사 주식 보유 한도를 계산할 때 그 기준을 주식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공정가액)로 변경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사가 전체 자산의 3%를 초과해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다만 다른 금융 업종과 달리 보험사는 자산 가격을 시장가격이 아닌 취득원가로 계산한다.
또 개정안은 보험사가 자산 한도를 초과해 보유한 주식 의결권을 제한하고, 주식 매각 이익을 보험사 손실 보전용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는 방안도 담았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판매한 유배당 보험 계약자 권익 보호를 위해서다. 유배당 보험 계약자는 사실상 보험사의 주식 매수 자금을 제공했지만, 현행 규정이 자산 매각 차익을 보험사 손실 보전에 우선해서 충당토록 해 ‘헐값 배당’을 받는 문제가 있었다.
박용진 의원은 “이번 법안은 이른바 ‘삼성생명법’의 종결판”이라며 “금융위와도 협의를 거친 것으로 금융위도 보험업법 개정의 필요성에 큰 틀에서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