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좌초'? 1500억 유상증자 실패...출범 후 최대 위기
케이뱅크 '좌초'? 1500억 유상증자 실패...출범 후 최대 위기
  • 최영희 기자
  • 승인 2018.07.1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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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주자 카카오뱅크에 역전...은산분리 규제 완화로 물꼬 터야 하지만 시민단체 등 반대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15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패하면서 출범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국내 최초의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빠르게 계좌수를 확보 한 바 있는 케이뱅크는 후발주자 카카오뱅크에 의해 역전 당한 뒤, 실적 악화로 크게 뒤쳐지게 됐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12일 당초 1500억원으로 결의했던 유상증자에 대부분의 주주들이 불참해 300억원만 우선 납입됐다. 참여 주주는 KT, 우리은행, NH투자증권 셋뿐이었다.

지난 5월 말 결의한 유상증자 금액 중 보통주 지분율에 영향을 주지 않는 전환주 300억원만 3대 주주가 우선 납입하기로 했다. 현재 케이뱅크는 주요 주주사들과 함께 규모와 시기, 방안 등을 빠르게 확정하는 등 후속증자를 신속히 추진하겠다는 방안을 세워둔 상태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의 자금난은 단기간에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이번 증자도 지난해 말 완료하려고 했지만 주주간 이견으로 계속 연기돼 왔고, 결국 1/5 수준만 이뤄냈기 때문이다.계속돼 온 자금난으로 케이뱅크는 일부 대출상품 판매까지 중단하다가 재개하기를 반복하는 등 위태로운 모습도 포착됐다.앞서 지난해 4월 출시됐던 '직장인K신용대출'은 3개월 만에 판매가 중단됐다. 올해에도 △일반 가계 신용대출 △슬림K신용대출 △미니K간편대출 등 상품이 중단되기도 했다.

일단 이번 반의 반쪽 증자에 당장 케이뱅크는 연내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었던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 △수수료 0%대 앱 기반 간편결제 △기업 수신 상품 등 신상품 출시도 기약 없이 미뤄지게 됐다. 그 결과 외형 성장도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케이뱅크는 올해 1분기 영업수익(매출액) 137억원에 18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 매출수익을 올릴 수 있는 신상품 출시에도 차질이 생기면서 자금 악순환을 겪게 되고, 더 이상의 성장이 불가능 한 상황이 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현재 케이뱅크의 주주는 20곳이다. 우리은행(13.2%) KT(10%) NH투자증권(10.0%) 한화생명보험(9.41%) GS리테일(9.26%) 등이다.압도적인 대주주가 없는 상황에서 수 십곳에 달하는 주주 간에 자본조달에 관한 의견 조율이 어려운 상황이다. KT와 같이 케이뱅크 운영에 뜻이 있는 기업이 대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되지 않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현행 은행법상 KT와 같은 상업기업은 은행지분의 10%(의결권 있는 지분은 4%) 이상 소유할 수 없다. 이른바 은산분리 규정이다.

은산분리 제한을 받지 않는 한국투자금융지주(58%)를 대주주로 둔 카카오뱅크는 5000억원 유상증자에 연달아 성공했다. 출범당시 각각 각각 2500억, 3000억으로 비슷했던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자본은 현재 3500억, 1조3000억원으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금융권은 케이뱅크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1조원 이상 자본금이 필요하다고 본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산업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은산분리 완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물살을 타고 있지만 시민단체 등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정부와 여당은 은산분리 완화를 위해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제정안 을 9월 정기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의 반대로 다시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전문가는 신중하게 접근하되 시들어가는 인터넷전문은행을 소생하기 위해 어느 정도 은산분리를 완화할 필요성은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케이뱅크가 유상증자에 어려움을 겪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자금확보 난항으로 '악순환'을 겪고 있다. 상품 판매 재개에도 문제가 생긴 것은 물론, 예정 상품 출시 시기도 흐릿해 진 탓이다. 아울러 외형 성장에도 문제가 생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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