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한 '금융혁신', 서민·금융사만 고달픈 부작용 우려
요란한 '금융혁신', 서민·금융사만 고달픈 부작용 우려
  • 이동준 기자
  • 승인 2018.07.1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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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규제 일변도 정책은 서민 대출문턱이고 금융사 경영간섭 초래 우려
조남희 금소원장,"예산투입 없는 금융안정성강화는 가계부채 붕괴위기 심화"
▲윤석헌 원장이 지난 9일 '금융감독혁신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윤석헌 원장이 지난 9일 '금융감독혁신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최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고 금융시스템을 혁신하기 위해 발표한  ‘금융감독혁신방안’은 지나치게 규제일변도여서 서민들의 은행문턱을 높이고 은행감독은 규제수준을 넘어 ‘경영간섭’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해 실효를 거두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금감원이 마련한 금융혁신방안을 보면 금융시스템 안정성 분야 혁신목표로 꼭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만 대출하여 가계부채 리스크도 관리하고 대출의 효율도 높이는 것으로 설정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실행조치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저축은행, 보험과 증권업계 등 제2금융권 전체로 확대, 대출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금융기관이 대출 모니터링하여 대출자가 자금을 대출목적과 다르게 사용했을 경우 조기 회수에 나서는 방안도 추진된다.

아울러 금감원은 금감원은 시장금리는 상승하고 부동산거품 하락으로 인한 가계부채위기가 높아지는 것에 대비 하반기 중에  위기관리 매뉴얼을 하반기 중 마련하고 과도한 부동산의 투자 및 융자로 인한 거품경제 형성을 차단하기 위한 모니터링 기준 마련에 들어갔다. 골자는 부동산 거품이 늘어나는 대출은 최대한 나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이 실행조치로 인해 서민들이 금융권에서 돈 빌리기가 더 어렵게 된다는 것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금융감독당국은 국민경제의 리스크해소를 위해 당연히 가계부채를 관리해야한다. 그러나 이번 방안은 국민들의 손해를 최소화하면서 잘못된 시스템을 고쳐금 안정성을 확보하는 정교함이 부족하다. 지금의 대책은 무조건적으로 규제 일변도다”라고 지적했다.

조 원장은 “정부의 예산과 정책 투입 없는 안정성 강화는 결국 금융 취약계층에게 금융지원의 기회를 빼앗는 것으로 귀결되고 이는 가계부채의 붕괴위기 심화와 금융 시스템의 불안정성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등 금융권에서는 '금융감독혁신방안'에 대해 소비자 보호라는 방향성에는 공감하지만 지나친 옥죄기로 금융사를 ‘잠재적인 범죄자’로 몰면서 금융사경영의 세부사항까지 규제하고 감독해 자율경영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노동이사제(근로자추천이사제)나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서는 감독을 넘어 과도한 경영 개입이라고 지적한다.

금감원은 이번 혁신방안에서 금리·수수료 체계를 포함한 영업행위부터 지배구조, 내부통제 등 전방위에서 검사·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방향성을 분명히 하고 있다. 윤 원장은 금융사 업무의 전반을 샅샅이 검사하는 종합검사를 3년 만에 부활시키겠다고 밝혔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번 혁신방안은 금융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면서 자율성을 축소하고 규제와 감독을 지나치게 강화했다는 점에서 경영감독이라기 보다는 경영간섭의 성격이 짙다“고 강조했다.

그는 종합검사제 부활만 하더라도 “이미 금융사들이 1년 내내 상시검사 체제에 있기 때문에 특별히 부담이 커지지는 않는지만 시장이 자율적으로 해야 하는 부분까지도 간섭하겠다는 것"이라며 금감원이 은행경영 ‘시방서’를 내리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시장에 맡겨야 하는 부분도 있는데 이번 혁신방안은 모든 것을 감시·감독하려는 인상"이라며 "큰 틀을 제시하고 여기에 벗어날 경우 엄한 처벌을 내리면 되는데 그렇지 않은 방식은 당국과 금융사 모두 비효율적이다"라고 주장했다.

노동이사제나 지배구조 이슈에 대해서도 금감원이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다고 금융권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윤 원장이 개혁방안을 발표하면서 노동이사제에 언급, 의사수렴 절차를 거치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노동이사제 도입을 압박하는 것이라며 이는 지난친 경영관여라고 비난했다. 노동이사제의 경우 이미 주총 안건으로 올라가 주주들의 반대로 도입이 무산된 마당에 감독당국이 노동이사제 도입을 압박하는 듯 모습은 과도한 경영간섭이 아닐 수 없다고 꼬집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금융 소비자 보호에는 동의하지만 모든 것을 금융사만의 잘못이라고 볼 수 없다"며 "금융사고를 방치한 것인지, 감독당국의 다른 책임은 없는 것인지 자기반성이나 내부개혁의 구체성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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