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도대체 무엇이길래? (中)
비트코인 도대체 무엇이길래? (中)
  • 송인석
  • 승인 2017.12.1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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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를 둘러싼 위험성은? 광기에 가득찬 거품(버블)의 역사 되풀이하지 않을까?

[송인석의 금융이야기] 비트코인(가상화폐) 열풍이 거의 폭발적이다. 비트코인의 인기가 폭발적인 것은 로또처럼 ‘일확천금’을 꿈꿀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비트코인은 시간별 가격 변동이 커 잘만 하면 누구나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무작정 시장에 진입하고 있어 비트코인(가상화폐) 시장이 투전판화 되고 있다. 10일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서 1비트코인(BTC) 가격은 전날보다 20% 이상 폭락하며 한때 1,400만원대를 기록했다. 지난 8일 사상 최고가인 2,499만원에 올라선 뒤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설’이 돌면서 이틀 만에 40%이상 폭락한 1,000만원 이상 하락한 것이다. 이런 폭락에도 올 초에 120만원에서 출발한 것을 감안하면 12배 이상 오른 수준이다. 무제한의 롤러코스터와 같이 급등락하는 시장은 도박장과 같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미국과 일본의 가상화폐시장이 몇 년에 걸쳐 성장한 것과 달리 한국시장은 최근 1년간 급성장했다. 한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도 안되지만 세계 비트코인 거래의 10% 정도가 한국 원화로 결제된다. 가상화폐시장의 과열은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주식과 달리 진입장벽이 낮고 실시간 체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한탕을 노리고 뛰어드는 ‘불나방’ 투자자들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다. 일확천금을 노리고 회사원, 주부와 학생까지 가상화폐 폐인, 가상화폐 좀비화 하고 있다. 24시간 운영되는 가상화폐 시장에서 신기루를 좇으며 인생을 탕진하고 있는 것이다. 가상화폐 투자를 미끼로 한 사기도 극성을 부리고 있다. 가상화폐를 생성하는 채굴기에 투자하면 큰 수익금을 주겠다고 하는 연예인이 연루된 ‘2,000억원대의 채굴사기 사건’이 발생했고, 비트코인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라며 구매를 유인하는 ‘구매 다단계’ 사기까지 벌어지고 있다.

정부 강도 높은 규제 예고, 해외에서는 선물거래 출시

이런 부작용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는 가상화폐대책 TF를 발족하여 강도 높은 규제를 예고했고, 11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비트코인 관련, "비트코인 거래를 금융거래로 보지 않는다"면서 "금융거래로 인정할 때 여러 문제로 파생될 수 있어서 제도권 거래로 인정할 수 없고, 당연히 선물 거래도 안 된다는 게 금융당국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비트코인 거래를 인정하면 우리 경제에 보탬이 되는 게 있나"라고 반문하면서 "수수료 받는 거래소와 차익을 벌어들이는 투자자 외에 우리 경제에는 현재로써는 아무런 효용이 없고 부작용만 눈에 뻔히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비트코인 선물이 10일 오후 6시부터(한국시간 11일 오전8시)부터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정식으로 거래를 시작했고 일주일 후인 18일부터는 라이벌 거래소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도 비트코인 선물을 출시한다. 선물 거래가 시작되면 비트코인 가격 상승과 하락에 모두 베팅이 가능하다. 또한 개인 투자자들에 이어 대형 기관들도 투자가 가능해지며 장중 가격 제한폭을 비롯한 리스크 관리 기준도 적용된다. 그러나 해외 선물이 출시되더라도 한동안 비트코인 가격이 고무줄처럼 변동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투자시 신중한 태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비트코인 열풍이 꾸준한 인기를 구가할지? 튤립버블, 닷컴버블 같은 다른 자산들의 거품붕괴로 볼 때 급락이 불가피한 광기의 역사를 되풀이할 지?는 비트코인에 대한 각국 정부의 거래규제 와 제도마련 사항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 비트코인을 둘러싼 커다란 위험성은?

비트코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롤러코스트를 탄 것 같이 급등락하는 가격변동성, 각국 정부의 규제 움직임 외에도 2,100만개로 총량이 제한된 비트코인(가상화폐) 특유의 ‘소유권 구조’가 향후 가격 불안을 일으킬 수 있는 최대의 위험 요소로 꼽힌다. 현재 비트코인 시장의 절대다수는 개미투자자들이다. 전체 계좌의 98%가 코인 1개 미만을 보유하고 있다. 반대로 얘기하면 극소수가 절대다수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10일 미국의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 세계 비트코인의 40%를 단 1,000명이 소유하고 있다. 비트코인을 많이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을 '고래(whale)'라고 부른다. 이들은 담합을 통해 비트코인의 가격을 올릴 수도 내릴 수도 있다.

√ 비트코인 전체의 40% 장악한 1천명 '고래'가 동시에 매물 던지면 시장은 ‘패닉’…시세조종 · 담합 가능

10일 현재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2,279억 달러(약 249조5,500억원)다. 산술적으로는 1,000명의 ‘고래’가 약 100조원어치를 주무른다. 고래는 비트코인 초창기 채굴에 뛰어들었거나 초기 투자에 나선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워낙 많은 물량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부만 내다 팔아도 가격이 곤두박질할 위험이 크다.

비즈니스위크는 “비트코인 가격이 연초 대비 12배 이상 오른 상황에서 고래들이 비트코인을 대거 내다 팔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들의 행보가 다른 비트코인 투자자들의 걱정거리가 됐다”고 전했다. 투자업계 전문가인 에런 브라운은 인터뷰에서 “고래들은 보유한 비트코인의 절반 정도를 내다 팔 의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큰손들 서로 직접 통화하며 연대”, 담합·시세조종 땐 가격 급락 우려

무엇보다 심각한 건 소수의 큰손인 고래들이 담합을 하거나 일부에게만 정보를 알려 시장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이다. 비트코인을 다량 보유한 투자자들은 서로 알고 지낸 지 오래된 사이이며, 초창기 비트코인이 비웃음의 대상일 때도 꿋꿋이 비트코인을 지켰다는 연대의식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큰손들은 비트코인을 휴지 조각으로 만들 수도, 왕창 띄울 수도 있다. 증권 거래의 경우, 담합 등을 방지하는 규정이 있으나 가상화폐는 신종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상품이다 보니 규제가 시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그런 장치가 전혀 없다. 초창기부터 시장에 참여해온 고래 중 한 명인 로저 버는 "우리는 서로를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 협조하고 있다"며 "시장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불법은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제도권 화폐 아니라 제어 불가능

비트코인이 제도권 화폐나 자산이 아니기 때문에 소수의 큰손을 제어할 방법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금융사기 전문 변호사 게리 로스는 “비트코인은 증권이 아닌 가상화폐이기 때문에 일부 세력이 담합해 시세조정으로 막대한 이익을 남기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고래들이 동시에 사서 가격을 급격하게 올린 뒤 바로 팔아 차익을 본 뒤 빠져나가는 것도 법적으로 가능하다는 얘기다.

큰손들끼리의 담합에 개미만 손해 볼 수도, 비트코인 광풍은 소수 1%의 이익

큰손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는 어떤 자산에 대해서도 가격 조종을 할 수 있다. 비트코인은 생성 초기인 데다 투기적 성격이 내재돼 있기 때문에 시세조종이 더 극단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소수의 큰손인 고래들의 계획과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일반 개미투자자는 깜깜이 투자를 할 수밖에 없다. 최다 소유 상위 1%가 88%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더 충격적인 분석도 있다. 비트코인 광풍이 결국 개미투자자들을 볼모로 삼아 작전세력집단이 될 수 있는 소수 1%의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인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2,100만개로 총량이 제한된 희소성의 가치에 몰입된 비트코인 투기 광풍으로 소수 1%에 해당하는 큰손들이 서류상 억만장자가 되고 있다. 고래 중 가장 큰손으로 알려진 쌍둥이 형제 캐머런과 타일러 윙클보스는 지난 2013년 당시 1,100만 달러(약120억원)어치 비트코인을 보유중이었고 현 시세로 따지면 18억달러(1조9,710억원)에 해당한다. 또한 비트코인을 만든 사토시 나카모토가 98만개를 최초 채굴하여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되고 있는 바 현재 채굴된 1,680만개 코인의 시가총액이 2,279억달러이니 사토시 나카모토는 133억달러(약14조원)의 자산을 보유하게 됐다는 점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 비트코인, 해킹-거래소의 안전성-불법거래 위험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가 가장 취약한 부분은 보안이다.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데다 거래가 익명으로 이뤄지고 있어 범죄에 노출되기 쉽다.

비트코인의 가장 큰 특징은 장부(블록체인)가 분산 보관되는 것이다. 따라서 해킹을 하기 위해서는 모든 컴퓨터를 동시에 공격해야 하기 때문에 보안 측면에서도 커다란 안정성을 지닌다. 그렇지만 개인들이 지닌 비트코인을 관리하는 ‘전자지갑’이 거래소에 접속하는 방식은 해킹 위험에 취약하다. 지난해 8월에는 세계 최대 가상통화 거래소 중 하나인 홍콩의 비트파이넥스가 해킹당해 6,500만달러어치 비트코인이 도난당했고, 한국에서는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이 해커들에게 뚫려 고객 3만명의 개인 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터졌다.

가상통화 매매를 중개하는 거래소들은 신생·군소업체가 많아 거래소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 2014년 당시 1등 비트코인 거래소였던 마운트곡스(Mt. Gox)를 통해 총 비트코인 거래량의 70%가 거래되고 있었다. 그런데 해킹당해서 고객의 비트코인이 모두 날아가 버렸다. 고객들은 지금까지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2014년 2월 마운트곡스는 자신들이 관리하고 있던 85만 비트코인이 분실되었다며 도쿄지방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마운트곡스가 해킹에 의해 비트코인을 잃어버렸는지, 회사 시스템의 잔액 데이터 조작을 통해 내부 운영자들이 부당 인출하는 등 고객들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인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른 모든 자산과 같이 가상화폐 시장이 존재하는 건 분명하다. 그러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하는 일부 플랫폼들과 거래소가 감수하는 위험의 정도가 다른 자산에 비해 더 크다. 만약 순식간에 큰손들이 가상화폐를 매도하면 수치를 예상할 수 없는 막대한 금액의 유동성을 한꺼번에 마련해야 하는 시장 중개업체들엔 압박이 될 수 있다. 그만큼 지급 보장 등에 있어서 불안정하다.

비트코인의 익명성을 악용한 마약, 무기 등의 불법 거래나 돈세탁, 탈세 등이 발생할 여지가 높으며 실제로 발생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현행법상 불법성을 띠는 거래만 규제하겠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으며, 자격을 갖춘 회사에 면허를 주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한국정부는 규제에 방점을 두고 있다. 가상화폐는 아직까지 금융상품이나 화폐, 재화 등 어떤 것으로도 정의되지 않은 만큼, 채굴이나 가상화폐 대리 투자를 내걸고 돈을 모은다면 만약 수익을 돌려주더라도 사기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결국 여러 가지 형태의 정부 규제가 시행되면서 거래금지 등 제한사항이 발생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가격이 급변동하기 쉽다는 점도 가상화폐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많은 이들이 비트코인을 줄곧 1636년 네덜란드 튤립 거품(버블)과 비교해 왔다. 추가 상승을 전망하는 이들도 있지만 동시에 한순간에 가격이 폭락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 광기에 가득찬 거품(버블)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을까?

비트코인 광풍(狂風)으로 금 투자자 중 상당수가 비트코인으로 옮겨간 영향 과 시장금리상승으로 금값이 소폭 하락했다. 채권에 투자하면 이자를 받고 주식을 매수하면 배당을 받지만, 금은 그렇지 않다. 대표적인 무(無)이자 자산이다 . 따라서 실질금리가 상승할 경우 무이자 자산인 금의 투자 매력이 떨어져 금값은 하락한다. 하지만 희소성을 가진 인류가 좋아하는 색깔 과 형태의 실물이 있으며 가격 안정적이고 역사적인 화폐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무이자 자산인 비트코인은 형체도 없고 급등락하는 불안정한 가격 과 1%의 소수 큰손들이 88%를 소유하고 있어 창시자의 의도와는 달리 화폐로서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 채 투기의 대상인 정체를 알수 없는 상품으로 전락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본래 취지는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의 무정부적이고 민주적인 화폐를 기획한 건데 실제 지난 8년간 거래수단, 결제수단으로서의 가치는 없이 투기수단으로서의 가치만 높아진 것이다.

투기 광풍속에 비트코인의 가격은 어디까지 오를까?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멕스의 아서 헤이스 공동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이 내년 말 5만달러(5400만원)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측자 중 가장 높게 예측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높이 오르면 오를수록 내리막도 가파를 것이라는 사실이다. 거품(버블)의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 거품(버블)의 역사

인류 최초의 거품은 튤립으로 알려져 있다. 17세기 초 네덜란드에서 튤립 한 송이의 가격은 3,000길더까지 치솟았다. 튤립 한 송이와 배 한 척의 가격이 엇비슷했다. 급등하던 튤립 가격은 불과 4개월 만에 99% 폭락한다. 그로부터 10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뒤인 1720년엔 영국에서 남해회사 주식버블이 발생했다. 주식을 국채로 등가교환 해주는 방식으로 국채를 이용해 무한이익을 올린 남해회사의 주가는 6개월 동안 10배 상승했다. 주당 가격은 1720년 1월 100파운드에서 6월 24일 최고치인 1050파운드로 치솟았다. 중력을 발견한 과학자 아이작 뉴턴 역시 남해회사에 투자해 2만 파운드를 잃고는 이런 말을 남겼다. "천체의 움직임은 계산할 수 있어도 인간의 광기는 측정할 수 없다." 뉴턴의 손실액을 현대의 화폐 단위로 환산하면 수십억 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1989년 일본 자산 거품이 절정에 달했을 때 도쿄의 부동산 가치는 미국 전체 부동산 가격보다 높아 "도쿄를 팔면 미국을 살 수 있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고, 20세기 말 닷컴버블 때 천정을 찍은 코스닥 지수(현재로 환산하면 2800)는 여전히 회복되기엔 너무 높은 곳에 있다. 2000년대 중후반 미국의 집값은 비우량 대출을 쪼개 담보로 잡아 또 돈을 빌려주는 무한 대출 시스템에 힘입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가 한순간에 추락했다.

√ 자산 거품(버블) 현상의 공통점

첫째, 장밋빛 전망 가득한 스토리가 투자자들에게 밝은 미래가 올 거라는 맹목적인 믿음을 심어주었다는 것. 튤립은 부유층으로 신분 상승하는 지름길이었고, 남해회사는 보물을 실어올 기세였으며, 일본은 미국을 곧 추월할 거라고 믿었으며, 닷컴 기업들은 당장 네트워크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처럼 떠들어댔다.

둘째, 자산 가치가 이미 급등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하지 않으면 나만 손해 보는 것 같은 광기 어린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것. 인간은 군집 동물이다. 소외되고 싶지 않다는 것은 진화를 통해 인간의 DNA에 박힌 속성이다. 거품은 이러한 인간의 본성을 이용한다. 주식이 오르고 집값이 오를 때는 사회가 전반적으로 흥분 상태가 된다. 미디어는 흥분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받아 쓴다. 그러면 흥분은 전염된다. 자산 가치가 오른다는 것은 반대로 돈값이 폭락한다는 뜻이니 돈을 들고만 있는 사람은 바보라고 부추긴다. 그러면 그 사람은 어느 순간 거품이 잔뜩 낀 주식의 막차를 타고 있다. 10대부터 70대 노인까지 투자에 동참했다는 뉴스가 보도 될 때 우리는 그것이 제대로 된 투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모른 척한다. 모두가 이성을 차릴 때는 이미 늦었다. 거품은 인간의 광기를 먹으면서 큰다.

셋째, 거품은 이전과 다른 새로운 아이템을 찾는다는 것. 튤립, 보물선, 도쿄 부동산, 인터넷 기업, 서브프라임 CDO까지 거품의 대상은 늘 새롭다. 개별 인간은 어리석을지 모르나 인간 집단은 꽤 영리해서 '뉴페이스'가 아니면 잘 속아주지 않는다. 그러니 대형 버블일수록 그럴듯한 뉴페이스를 찾는 것이 관건이다. 공교롭게도 비트코인은 참신한 뉴페이스로서 손색이 없어 보인다.

√ 비트코인 거품(버블)은 과연 언제 터질까

비트코인 가격이 조만간 폭락할 게 확실시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올해 초 발간된 미국 국가경제연구국(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의 자산 거품 보고서에 따르면 자산 거품이란 2년 동안 최소 40% 이상 급등한 뒤 이후 2년 동안 40% 이상 하락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 기간 동안 가격이 100% 이상 오르면 거품 붕괴 가능성은 50%가 된다. 150% 급등할 경우 그 붕괴 가능성은 80%로 오른다.비트코인의 경우는 지난 2년 동안 무려 2,500% 올랐다. 이는 국가경제연구국의 보고서에서 폭락이 거의 확실할 것으로 추산한 한계치를 10배 이상 웃도는 규모다.

이 보고서는 증시를 소재로 연구를 진행했다. 가상화폐를 대상으로 한 조사는 아니다. 그럼에도 이 보고서의 연구 결과는 비트코인에도 확실하게 적용된다고 본다. 보고서는 한 세기에 가까운 미국과 해외 주식시장의 데이터를 분석한 것이다. 기간이나 지역에 상관없이 전반적으로 유사한 결론이 나왔다.

거품은 장밋빛 전망과 함께 온다. "20세기 말 인터넷이 세상을 바꿨듯이 10년 내 블록체인 세상이 올 것이다. 이때 국가가 발행하는 기존 통화는 힘을 잃을 것이고, 비트코인은 가상(암호)화폐 세상의 기축통화로 자리 잡을 것이다." 장밋빛 전망에는 항상 아름다운 미래가 있다. 그 미래는 판타지로 각색된 스토리(이야기) 속에 존재한다.

과거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언하는 형식의 스토리는 중독성마저 갖추고 있다. 여기에 이미 비트코인의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는 현 상황은 많은 투자자들이 스토리를 믿게 만든다. 거품이 시작되는 것이다.

어쩌면 미래는 정말 비트코인이 기축통화로 자리 잡은 세상일 수도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이 기축통화가 되는 것과 비트코인의 가치가 급등하는 것이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는 지는 냉철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미국 달러가 세계의 기축통화가 된다고 해서 그 가치가 갑자기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기축통화라면 그 가치가 안정적이어야 할 것이다. 커피 한 잔을 사는데 어제 필요한 돈과 오늘 필요한 돈이 다르다면 아무도 그 화폐를 오랫동안 들고 있으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비트코인 가격이 높이 오르면 오를수록 내리막도 가파를 것이라는 사실이다. 거품의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투자에서 위험한 말이 있다. 이번은 다르다고 믿는 것이다.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이를 잊어서는 안 된다.

내리막이 가파르면 뒤늦게 뛰어든 투자자들의 피눈물이 시장에 흥건해질 것이다. 시장은 자산 가치가 이미 급등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하지 않으면 나만 손해 보는 것 같은 광기 어린 분위기에 편승하여 막차를 탄 투자자들의 물불 안 가리는 믿음을 희생양 삼아 성장해왔다. 소수 1%의 큰손이 지배하고 있는 비트코인 시장의 투기 광풍은 더욱 그럴 가능성이 크다.

필자소개

송인석 (issong958@naver.com)

서울이코노미뉴스 고문/논설위원

(전) 오케이저축은행 전무이사

(전) 하나저축은행 전무이사

(전)SC제일은행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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