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도 밟으면 꿈틀? 하나금융 이사회, 당국 압박에 '반발'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 하나금융 이사회, 당국 압박에 '반발'
  • 최영희 기자
  • 승인 2017.12.17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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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남 이사회 의장 "하나금융은 국가서 운영하는 곳 아니다"..김정태 회장 3연임 도전키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와 회장선임 절차를 놓고 압박의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하나금융그룹 이사회가 김정태 회장을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서 완전히 제외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이 과정에서 하나금융그룹 이사회가 최근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압박에 불만을 터뜨려 귀추가 주목된다. 김정태 회장은 3연임에 도전할 예정이다.

윤종남 하나금융 이사회 의장은 17일 "하나금융지주는 국가에서 운영하는 곳이 아니다"라며 "지나치면 자칫 관치 금융이 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금융 (지배구조)가 다른 금융회사보다 모범적”이라며 “차기 회장 인선 관련해 관심이 집중되는데 (금융당국이) 지나치게 하다 보면 관치 금융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윤 의장은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검사장 출신의 법률 전문가다.

윤 의장 “한국 금융회사 경쟁력이 아프리카 국가 수준으로 혹평받는 건 지나친 규제와 관치 때문”

윤 의장은 “우리나라 금융회사 경쟁력이 아프리카 국가 수준으로 혹평받는 건 지나친 규제와 관치 때문”이라며 “위법 행위를 하면 혹독한 책임을 져야 하지만 (금융당국이) 감놔라 배놔라하면 금융회사가 발전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법에도 없는 각종 모범규준, 규칙 등을 만들어서 금융회사를 옭아매고 있다"며 "이제는 선진화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말했다.

윤 의장은 "현재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 구성이나 운영이 다른 어느 금융기관보다 더 균형 잡힌 인선"이라며 "지금도 운영을 공정하게 하고 있는데 회장 인선을 앞두고 있어서 집중적으로 주시를 당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승유 전 회장 때는 (이사회에) 경기고나 고려대 출신이 많았다"며 "현재는 지역적으로도 골고루 분포되고 김정태 회장과 지연·학연·혈연으로 연결된 사람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논란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다음주 이사회를 열고 김정태 회장을 회추위에서 아예 제외하는 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의장은 "현재도 김 회장은 이해관계 당사자라서 회추위에서 처음부터 빠져있었다"면서도 "문제로 삼으니 회추위 위원을 아예 변경하는 것을 논의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현행 규정상 차기 회장 후보에 오른 인물은 회추위에서 제외되지만 앞으로는 처음부터 회장을 회추위에 포함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뜻이다.

회추위 위원 중 박문규 사외이사는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박 사외이사는 하나금융이 박 사외이사가 대표로 있는 에이제이 물티슈를 수억원어치 구매했다는 악의적 소문에 대해 불쾌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장은 "박 사외이사 관련 내용은 사실이 아니지만 관련 내용이 불거지면서 사표를 제출했다"며 "22일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박 사외이사 후임 관련한 논의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의장, 하나금융 사외이사 '독립성' 강조..하나금융, 내년 초 차기 회장 선정 작업 착수 예정

윤 의장은 하나금융 사외이사 독립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윤 의장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회장도 사외이사를 추천하지만 사외이사도 추천하고 있으며 후보군도 많다"며 "최근 집중 받으면서 (사외이사 독립성에 대해) 오해를 받고 있는 것이지 지역 안배도 잘 돼 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내년초에 차기 회장 선정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윤 의장은 "후보군을 확정하고 그동안 정한 심사기준에 맞춰서 여러 평가를 하고 최종 후보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하나금융에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경영유의사항 조치를 내렸다. 금감원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회장을 후보군 선정 과정에서 배제하라고 주문했고 일부 사외이사가 회추위에서 배제하는 것은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나금융 회추위는 윤 의장을 비롯해 박문규, 송기진, 김인배, 윤성복, 양원근 등 사외이사 6명과 김정태 회장으로 구성돼 있다. 사외이사 중에서는 박원구, 차은영 사외이사가 빠져 있다.

이에 대해 윤 의장은 "회추위 명단에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있지만 회추위를 시작하면서 이해관계자인 김 회장을 제외해왔다"며 "금융당국의 우려도 있어서 아예 회추위에서 회장을 제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권, "김 회장이 회추위에 들어가지 않기로 한 것은 사실상 3연임 도전의사 밝힌 것" 해석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회추위에 아예 들어가지 않기로 한 것은 사실상 3연임 도전 의사를 밝힌 것으로 금융권에서는 해석한다. 금융당국의 요구도 연임 의사가 있는 후보자가 회추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조만간 회추위를 열고 회추위에서 사내이사를 제외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이사회는 현재 차기 회장 후보 롱리스트(후보 명단)를 축적 중이다. 이달 말에서 내년 초에 회추위를 본격적으로 열고 롱리스트를 확정할 계획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부터 수차례에 걸쳐 금융지주사 최고경영자(CEO)의 '셀프 연임'을 문제를 삼았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도 최근 "내·외부 회장 후보군을 구성하는데 경영진이 과도하게 영향을 끼치고 있었고 CEO 승계 프로그램도 형식적일 뿐이었다"고 비판했다.

금감원은 내년 1월 중 주요 금융지주들의 경영권 승계 절차, 회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운영 등에 대한 검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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