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의종의 경제프리즘] 50,60대 실업대란-중년창업이 진짜 창업이다
[권의종의 경제프리즘] 50,60대 실업대란-중년창업이 진짜 창업이다
  • 권의종
  • 승인 2018.07.2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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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도 ‘현장에 답 있다’...현장과 실무 경험 있는 중년이 유리, 정부가 장려하고 지원 늘려야

[권의종의 경제프리즘] 청년창업은 한국경제의 ‘아이돌’이다. 마냥 화려하고 좋아 보인다. 국민적 관심과 기대가 크고 정부 지원도 풍성하다. 아이디어 및 기술개발 사업화, 보증과 대출을 통한 금융지원, 정부 보조와 출연 등이 망라되어 있다. 창업지원 기간도 창업 후 7년까지, 창업자 연령도 39세 이하로 넉넉하다. 교육, 멘토링 지원, 창업 공간 제공, 보육서비스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관련 기관과 단체 등을 통해 앞 다퉈 이뤄진다.

세금 우대도 상당하다. 15세 이상 29세 이하의 청년이 28개 업종을 창업할 경우 3년간 소득세나 법인세의 75%가 감면된다. 그 다음 2년 동안도 50%의 세액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청년들의 도전정신과 젊은 패기를 활용한 스타트업을 양산, 국가경제의 신 성장동력 확충과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려는 정부 의지가 강력하다.

청년창업에 관련된 성공 스토리는 이미 낯설지 않다. 구태여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 페이스북의 저커버그, 우버의 캘러닉, 에어비엔비의 체스키 등을 인용할 필요조차 없다. 국내에도 다음이나 네이버 등 성공한 청년창업의 주인공들이 즐비하다. 대학생 또래의 새내기가 신사업에 뛰어들어 혁신적인 서비스나 상품으로 엄청난 부를 거머쥔 스토리들도 자주 매스컴에 오른다.

당연히 권장할 만한 청년창업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어디까지나 남의 일인 경우에나 해당되는 얘기다. 대학생 나이의 내 자식이나 형제가 창업을 원하는 경우에는 사정이 확 달라진다. 어떻게 말려야 할지 그때부터 태산 같은 걱정이 시작된다. 실패에 뒤따르는 부작용과 후유증에 대한 우려로 밤잠을 설쳐야 한다. 사업 경험은커녕 세상 물정에 어두운 상태로 창업에 나섰다가 패가망신한 젊은이를 수 없이 목격해온 탓이다.

젊은 패기를 통한 스타트업 구축... 경제의 성장동력 확충,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의지 강해

자기 자식은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 바라면서 남에게는 창업을 권하는 자가당착이다. 이들에게 창업은 더 이상 ‘지지하고 도와야 하는’ 지원(支援)의 대상이 아니다. ‘원하는 바를 막아야 하는’ 지원(止願)의 목표물이 되고 만다. 정부로서도 이 점을 고려해 신용보증기금과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보증이나 대출을 받을 때 법인 대표자의 연대보증을 폐지하는 보완책을 마련했지만, 그 정도로 해소될 고민이 아니다.

창업은 청춘 세대의 이미지와도 잘 어울린다. 혁신적 아이디어, 젊음의 에너지, 명석한 두뇌를 소유한 20, 30대 젊은이의 캐릭터와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현실은 이런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정반대다. 미국 인구조사국 하비에르 미란다, MIT 슬론 경영대학원의 피에르 아주레이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미국 통계청 자료를 이용, 미국의 창업가 270만 명의 사례를 분석했다. 결과는 충격적이다.

가장 성공적인 창업자의 평균 연령은 45세였으며, 일류 기업으로 키워내는 능력은 20대 창업자가 가장 떨어진다는 결론이다. 청년창업이 더 역동적이고 최신 기술에 익숙하며 가족 등 개인 리스크가 적다는 기존의 상식을 전면 부정한다. 청년창업도 좋지만, 중년창업이 시급하고 근본적인 이슈가 될 수 있겠다는 추론에 이르게 한다.

국세통계연보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창업자 중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연령대가 40대로 나타났다. 그들 중 상당수는 해당 분야에 근무하다 독립하여 창업에 나서는 경우일 것이다. 경영능력과 나이와의 상관관계야 따져볼 수도 없고 따져서는 안 되겠지만, 분명한 것은 현장경험이 뒷받침되는 중년창업이 갖는 유리함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청년보다 중년창업이 성공률 더 높아... 회사서 체득한 지식과 경험이 창업에 소중한 밑거름

경험이 풍부할수록 성공에 대한 자신감은 강해진다. 많은 경험과 깊은 전문지식의 활용도 용이하다. 사업 실행에 필요한 자원이 풍부하고 사업 아이디어를 활용할 네트워크 또한 다양하다. 성공한 청년창업가 중에도 중년에 이르러 전성기를 구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스티브 잡스의 황금시대도 그가 40세 이후 애플에 복귀하고 나서부터다. 블록버스터 혁신제품 아이폰을 선보여 IT 시장 혁신을 성취했을 때 그의 나이 52세였다.

현장에서 지식과 경험을 쌓은 후에 창업을 실행하는 게 바람직한 수순일 수 있다. 회사에서 다양한 업무를 체험하며 업무 능력을 쌓아가는 것 자체가 창업을 위한 준비과정이 된다. 기술, 제품개발 경험, 마케팅 능력, 인맥 등이 창업의 밑거름이 되기 마련이다. 예상 리스크를 줄이고 이를 극복하는 능력도 회사 생활을 통해 길러진다. 결국 회사만한 창업 지원기관이 없는 셈이다.

경영은 교과서의 이론이 아니라 현장에서의 실천이다. 머리로 궁리해서 될 일이 아니다. 직접 체험하고 체질화하는 단계에 이르러야 제대로 해낼 수 있다. 패기나 열정만 갖고 해내기 힘든 게 사업이고, 책상머리나 어깨너머로 배울 수 없는 게 경영이다. 그런 점에서 직장에 다니면서 경험을 쌓은 연후에 창업에 나서는 ‘선(先) 취업, 후(後) 창업’이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월급 받고 일하면서 창업을 꿈꾼다면 회사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성급한 단견이다. 그런 사람일수록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기 때문에 오히려 회사에 보탬이 된다. 창업을 꿈꾸는 사람이든 회사의 경영자든 창업정신을 갖고 일하게 되면 서로에게 윈윈(win-win)이 된다. 창업도 현장에 답이 있고, 현장에 있어 본 중년이 유리하다. 중년창업을 장려하고 정부지원도 늘려야 하는 까닭이다. 알아야 면장도 하고 사장도 한다.

필자 소개
권의종
(iamej5196@naver.com)
- 논설실장 겸 부설 금융소비자연구원장
- 호원대학교 무역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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