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광모, 정도경영 벌써 '삐걱'…'화수분' 서브원 내부거래 급증세
LG 구광모, 정도경영 벌써 '삐걱'…'화수분' 서브원 내부거래 급증세
  • 최민성 기자
  • 승인 2018.08.06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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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수의계약 위주 내부거래비중 80%선 …공정당국 규제정책에 역행
구 회장, '정도경영'과는 배치돼 '배불리기'를 위한 '사익편취'사이서 고민
▲구광모 회장과 LG그룹 사옥
▲구광모 회장과 LG그룹 사옥

 

소모성자재 구매대행업체인 LG서브원의 내부거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 회사 매출의 80%정도가 LG그룹 계열사들의 일감몰아주기에서 발생한다.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규제가 대폭 강화되는 가운데서도 LG그룹이 일감몰아주기를 더욱 심화시켜 정부정책과 거꾸로 가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젊은 나이에 회장자리에 오른 구광모 회장이 상속자금 마련이나 지배력강화수단으로 서브원을 통한 배불리기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사실 구 회장은 서브원의 일감몰아주기 심화로  ‘정도경영’과 ‘사익편취’사이에서 고민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둘 중 하나를 포기하든가 조화를 이루는 절묘한 해법을 모색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몰아주기에 의한 사익편취, 소위 부당이득에 대한 규제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 회장의 고민은 깊어진다.

구 회장은 부친인 고 구본무 회장의 경영철학인 ‘정도경영’을 표방하고 나섰다. 회사기회유용이나 세금 없는 부의 편법승계를 위한 일감몰아주기야 말로 정도경영 측면에서는 최우선적으로 배제하고 시정해야할 과제임은 물론이다. 정도를 일탈한 일감몰아주기에 의한 사익편취나 회사기회유용은 구 회장의 리더십의 위기를 초래할 뿐더러 정도경영에 배치된다는 구 회장으로서는 서브원의 내부거래확대는 지나칠 수 없는 문제로 부상했다.

그렇다고 구 회장이 지금 당장 서브원의 일감몰아주기 확대를 개선하겠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서브원이 그에게는 '화수분'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가 회장에 오르는 데는 서브원이 디딤돌이 된 것도 사실이다. 현재도 구 회장은 천문학적 규모의 상속세 재원을 마련해야 하지만 지배력 강화를 위해서도 더욱 많은 자금을 확보해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 공정당국의 감시의 눈이 한층 번뜩이고 있는데도 구 회장과 서브원의 일감몰아주기 개선에 입을 꼭 다물고 있다. 구 회장이 정도경영과 사익편취사이에서 깊은 고민을 말해주는 것 같다.

중소기업영역 논란 서브원 포기하지 않고 '꿀단지' 지켜

LG서브원(대표 이규홍)은 주요고객이 기업인 구매업무(B2B)와 건설관리, 부동산관리·임대 및 골프장·리조트 운영 등을 주 사업으로 하고 있다. 그룹 지주회사인 ㈜LG가 서브원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를 보면  올해 3월31일 기준 구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와 특수관계자가 보유 중인 ㈜LG의 지분율은 46.68%다. 총수일가가 ㈜LG를 통해 서브원을 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서브원은 사실 지난 2014년 대기업의 MRO(소모성자재구매대행)사업이 중소기업영역침해논란이 한창이었을 때 LG그룹의 품을 떠날 수 있었다. 당시 삼성을 비롯한 대부분의 재벌기업들이 중소기업과의 상생차원에서 이 사업을 접거나 축소했으나 LG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였다.

 LG그룹 오너일가들이 중소기업들의 매각 촉구에도 MRO사업을 유지한 것은 서브원을 통해 손쉽게 돈을 벌어 자신들의 배를 불릴 수 있는 ‘꿀단지’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서브원은 그룹이 필요한 소모성자재를 경쟁을 거치지 않고 수의계약으로 사는 일만 하면 돼 오너일가는 그야말로 힘들이지 않고 손 쉽게 큰 돈을 벌수 있는 구조였다.

MRO사업에서 중소사업자들과 경쟁관계에 있는 서브원은 아직도 끝없는 일감몰아주기로 오너일가의 '배 불리기'를 지속하면서 중소기업들과의 상생을 외면하고 있다. LG서브원은 그동안 중소기업들에 대한 사업 참여 기회를 주기위해 일감몰아주기를 개선하기는커녕 오히려 늘려왔다.

서브원의 내부거래비율은 해마다 높아졌다. 고 구 본무 회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핵심 ‘가신’으로 알려진 이규홍 사장 취임 후 내부거래는 더욱 가속화 됐다. 이 사장이 오너일가의 배를 불리는데 온 힘을 쏟은 ‘충성’의 결과인지 모른다.
 
서브원의 2017년 총 매출은 5조7100억원으로, 그룹 계열사들과의 거래를 통해 올린 매출은 4조5722억원이었다. 이는 전체 매출의 80%에 해당하는 수치로 재벌그룹들의 MRO사업 논란이 한창이었던 지난 2014년의 69%에 비해 11%포인트나 높아졌다. 금액으로는 무려 2조1407억원이 급증했다. 중소기업들은 그만큼 사업참여 기회가 봉쇄된 셈이다.

지난 2016년과 2015년에도 전체 매출의 각각 71%와 72%를 내부거래로 올렸다. 2016년에는 4조7780억원 가운데 3조4146억원을, 2015년은 전체 매출 3조9547억 원 중 2조8580억원을 내부거래로 달성했다. 

문제는 내부거래로 발생한 4조5722억원이 모두 수의계약을 통해 이뤄져 일감몰아주기의 질이 악성이라는 점이다. 수의계약은 투명성이 결여되고 주주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판의 소지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브원은 오너일가의 배불리기를 위해 선호한 것을 추측된다.

LG그룹과 서브원의 높은 내부거래 비율과 수의계약 이면에는 구광모 회장 등 총수 일가의 의중이 깊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로서는 경쟁입찰을 통한 계약 방식이 주주들에게 이로울 수 있다. 하지만 4조5722억에 달하는 매출 전부가 100% 수의계약으로 진행한 것은 그룹 수뇌부의 결정이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총수 일가가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민단체의 지적이다.

서브원내부거래 확대로 높은 성장가도를 달려오면서  매년 큰 폭의 흑자를 기록했다.  ㈜LG는 수백억 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받았고 LG의 대주주인 구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는 LG를 통해 거액의 배당금을 챙겼다. 여기에서 오너일가와 특수관계자들이 서브원에 대한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사익을 편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신중의 가신이라는 이 사장 취임이후 내부거래가 대폭 늘어나면서 오너일가의 사익편취는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당국의 규제의 '칼날'에 구 회장의 대응이 주목

구 회장은 이제 정부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정책에 부응해 내부거래를 대폭 축소하든가, 중소기업고유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MRO사업을 접거나 축소하는 결단을 내려야 할 입장이다. 현재 서브원은  구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의 직접 지배 지분 없이 구씨 일가가 직접 지배하는 ㈜LG를 통해 서브원을 간접 지배해 현행 공정거래법상 규제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별위원회(특위)는  총수일가 사익편취 및 일감몰아주기 규제 범위를 확대, 오너일가가 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계열회사도 규제대상에 포함할 것을 공정거래위원회에 권고했다. 

이와 같이 법이 개정되면 일감 몰아주기 제재를 받는 회사(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20%가 넘는 회사)가 해당 법인의 명의로 50% 넘게 지분을 보유한 간접적으로 지배하는 그룹 집단 내 다른 계열회사도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서브원에도 해당되는 사항이다.  

특히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6월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경영에 참여하는 대주주 일가는 주력 핵심 계열사의 주식만 보유하고 나머지는 가능한 한 빨리 매각해 달라”고 주문했다.  당시 김 위원장이 언급한 비주력 계열사는 시스템통합(SI), 물류, 부동산관리, 광고회사 등으로 MRO(소모성자재)사업과 부동산 관련 사업 등을 말한다. 서브원이 당연히 포함된다. 

김 위원장은 “이런 요구를 법으로 강제할 수는 없지만 지분 보유를 계속하면 언젠가 공정위의 조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재계에 경고를 보냈다. 당국이 조사의 칼을 들이댈 경우 LG서브원은 시범케이스로 강도 높은 조사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LG서브원 측은 공정당국의 사익편취 규제강화에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서브원의 내부거래 확대가 구 회장이 채 펼쳐 보이지 못한 정도경영에 먹칠을 하고 리더십을 흔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인 것만은 틀림없다. 구 회장이 서브원의 내부거래에 어떤 결단을 내릴는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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