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여, 단결하라!
우파여, 단결하라!
  • 이도선
  • 승인 2018.08.1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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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선 칼럼] 요즈음 우파의 앞날을 걱정하는 소리가 드높다. 총선,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내리 졌을 뿐만 아니라 갈수록 더 무참하게 깨졌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런데도 여전히 자중지란에 매몰돼 있는 자유한국당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현재 우파는 입법, 행정, 사법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거머쥔 좌파가 기어이 한반도를 사회주의 국가로 통일시킬까 봐 전전긍긍하는 처량한 신세다.

재작년 총선 때만 해도 사태는 그리 심각해 보이지 않았다. 비록 원내1당은 더불어민주당으로 넘어갔지만 고작 1석 차이였고,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의 몹쓸 공천 파동만 없었어도 결과는 달랐으리란 분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우파의 자책 정도로 뒤바뀔 상황은 진작 아니었다. 좌파가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을 한껏 키워 헌정 사상 초유의 현역 대통령 파면과 조기 대선을 억지로 밀어붙이고 “보수를 횃불로 태우자” “보수를 궤멸시키자”며 살기등등할 때 실상을 알아챘어야 하나 그러지 못한 게 우파로선 천추의 한이다.

좌파는 우파의 갈팡질팡을 틈타 나라를 거저 집어삼켰다. 작년 대선 때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탄핵 태풍에도 40% 득표에 겨우 턱걸이했다. 우파가 똘똘 뭉쳤다면 충분히 승부를 겨룰 만했으나 기회를 스스로 박찼다는 얘기다. 지난달 지방선거가 좌파의 싹쓸이로 끝나면서 우파는 아성인 서울 강남과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마저 잃고 ‘TK(대구·경북)섬’으로 쪼그라들었다. 문재인 정부의 잇단 인사 참사와 정책 실패에 쌍욕과 여배우 추문, 미투, 드루킹 같은 호재들까지 겹쳤지만 한국당에는 백약이 무효였다.

정권이야 우파든 좌파든 얼마든지 잡을 수 있지만 대한민국의 좌파는 민주 투사의 탈을 쓴 종북 세력이 주도한다는 게 문제다.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는 일찌기 30년 전 ‘우익은 죽었는가’란 글에서 민주화 투쟁으로 위장한 사회주의 혁명운동의 위험을 경고했다. ‘적의 적은 동지’란 논리로 박정희 독재보다 훨씬 더 악랄한 김일성 독재에 빌붙은 정상배들이 민주 투사로 둔갑한 데에는 우파의 잘못도 적지 않다. 나라를 걱정하는 일념으로 6·10 항쟁에 참여했으나 결과적으로 주체사상 추종자들을 지지한 꼴이 된 ‘넥타이부대’가 그 짝이다. 종북 세력은 탄핵 정국의 촛불 집회에서 절정의 위장술을 발휘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한탄은 좌파의 전유물이었고, 2007년 대선 패배 직후에는 ‘폐족(廢族)’까지 자처하더니 도대체 무슨 술수를 부렸기에 이리도 화려하게 부활했단 말인가. 우파의 오만과 나태가 단단히 한몫했지만 일등공신은 뭐니 뭐니 해도 질리도록 집요한 좌파의 진지 구축 공작이다. 교육계가 좋은 예다. 전교조는 숫자는 한 줌밖에 안 되지만 어린 학생들을 ‘열혈 전사’로 키워 내는 데에는 가히 일당백이다. 좌편향 교과서 말고는 발도 못 붙이게 해 놓고 ‘학문의 자유’ 운운하는 철면피로 온전한 교과서를 교육 현장에서 쫓아낸 것도 좌파의 혁혁한 전과다.

문화예술계 역시 그들 잔치판이 된 지 오래됐고 언론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일부 매체를 빼곤 대부분 친북 노선의 언론노련 휘하인지라 까딱하면 북한 신문이나 TV와 헷갈릴 지경이다. 정계. 관계, 법조계, 학계, 노동계는 말할 것도 없고 국가안보의 최일선인 군과 국가정보원조차 좌파가 휘어잡았다. 하긴 권부의 상징인 청와대를 주사파가 장악한 터에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한가. 한마디로 우파는 좌파의 진지들에 완전 포위된 채 고립무원이다.

변방의 최빈국 대한민국을 세계 중심국가로 우뚝 세운 우파가 존망의 위기까지 내몰린 이유는 수없이 많지만 젊은 세대 육성에 소홀한 책임이 가장 크다. 종북 세력에 세뇌된 학생들이 마구 사회로 뛰어드는데도 위기의식이 전혀 없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절규하던 ‘헬조선’이 막상 청년실업이 더 나빠진 문재인 정부에서는 전혀 들리지 않는 이유를 헤아려야 한다. 우파의 핵심 가치인 자유를 방종과 혼동한 죄도 못지않다. 권력과 재력의 ‘갑질’에 법의 잣대를 가차 없이 들이대고 약자를 따뜻이 격려하는 게 진정한 우파다.

우파는 더 늦기 전에 분연히 일어서야 한다. 좌파의 망국적 공작을 분쇄할 치밀한 전략을 세우고 전면전에 나서야 한다. 민주 투사로 위장한 종북 세력의 그악스러운 실체를 낱낱이 까발리고 그들을 애국 시민은 물론이고 순수한 좌파와도 떼어 놓는 일부터 서둘러야 한다. 그러나 지금처럼 지리멸렬한 모습으론 어림도 없다. 대동단결이 시대의 명제다. 우파의 분열과 궤멸을 통렬히 반성하기는커녕 붕당정치의 한 구석이나마 차지할 요량으로 적반하장으로 대드는 무리는 과감히 쳐내야 한다. 백척간두에 선 나라를 살리느냐, 못 살리느냐는 이제 우파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대한민국의 우파여, 단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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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이도선 ( yds29100@gmail.com )

언론인,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 편집위원, 운영위원
(전) 백석대학교 초빙교수
(전) 연합뉴스 동북아센터 상무이사

(전) 연합뉴스 논설실장
(전) 연합뉴스 경제부장, 워싱턴특파원(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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