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불협화음 김동연-장하성 한사람은 ‘읍참마속’ 해야
문재인 대통령, 불협화음 김동연-장하성 한사람은 ‘읍참마속’ 해야
  • 정종석
  • 승인 2018.08.20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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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은 타이밍이 중요...'옐로카드' 아니라 누군가 퇴장 명하는 ‘레드카드’ 꺼내야

[정종석 칼럼] 읍참마속(泣斬馬謖)은 아무리 친하고 아끼는 사람이라도 규칙을 어겼을 때는 공정하게 법에 따라 심판해야 함을 이르는 고사성어이다.

〈삼국지〉 "촉지" '마속전'에 제갈량이 위나라를 공략하는 과정에서 가정(街亭)의 전투에 마속을 사령관으로 임명하고 평지에 진을 치라고 했다. 그러나 마속은 자신의 생각대로 산에 진을 쳤다가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마속은 제갈량이 아끼는 장수에 친우 마량의 아우였지만 지시를 어기고 패전한 책임을 물어 참수했다. 그리고 장수들에게 군율의 엄중함을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고용상황이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결과에 직(職)을 걸라"고 한 것은 최근 경제정책에 대한 이견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정책실장 양쪽 모두에 경고성 메시지를 날린 것으로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청와대와 정부의 경제팀 모두가 완벽한 팀워크로 어려운 고용상황에 정부가 최선을 다한다는 믿음을 주고, 결과에 직(職)을 건다는 결의로 임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긴급 당정청 회의에서 경제정책을 둘러싼 이견을 노출하며 공개 설전을 벌인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을 함께 염두에 둔 발언이라 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투톱'이 공개적으로 충돌한 데 대해 자제를 촉구하기 위한 대외용 메시지로 풀이된다.

미국, 일본, 유럽 주요국가 경제성장-실업률 하락 등 경제호황..우리나라만 유독 거꾸로

이같은 문 대통령의 언급을 보면서 ‘음참마속’ 고사가 연상된다. 문 대통령이 다시 한 번 경제팀 간의 불협화음 진화에 나섰으나 지금 현실은 말로써 진화를 한다고 해서 타오른 불길이 잡힐 것 같지가 않다.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충돌하고 있는 정부와 청와대의 경제사령탑 두 수장 가운데 한사람을 선택해야만 하는 순간에 돌입했다고 생각한다.

문대통령은 "결과에 직을 걸라"는 경고를 날렸으나 어느 한쪽의 손을 제대로 들어주지는 않았다. 정부 경제정책의 두 축을 담당하는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어느 하나를 용도 폐기 할 수 없는 현실적 고민이 반영된 것이다. 대통령이 결과적으로 고용상황이 악화되는 데에 정책 운영의 미흡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한 것은 고용악화에 따른 지지층을 달래기 위한 대외메시지 차원이다. 현재의 정책기조인 소득주도성장을 계속 끌고 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러나 이대로 위기를 극복하기에는 때가 너무 늦었다.

미국, 일본, 유럽국가 등 주요 국가들은 경제성장과 함께 실업률 하락 등 세계적으로 경제호황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유독 우리나라만 거꾸로 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의 인식은 너무나 안이하다는 지적을 피할 길이 없다. 무엇보다 실패한 정책을 주도한 청와대 경제 참모와 그런 참모들에게만 의지하고 있는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는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지금 여권은 근본적인 원인 진단은 하지도 않고 오로지 세금으로 일자리 늘리는 정책만 고집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과정에서 부족한 준비로 논란을 자초하고 정부 내 엇박자를 냈던 사실을 반성해야 한다. 정부와 여당은 고용쇼크 책임을 통감하겠다고 하면서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고 기다려달라고만 한다.

기존 정책을 수정하거나 개선조차 하지 않고 확장 재정을 예고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재정 지출 확대는 경기를 살릴 영양제가 아니라 경제 악순환을 차단하는 캠플주사같은 일시적인 치료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문재인노믹스와 두테르테노믹스 상반된 행보..."韓 정책담당자들 ‘동굴의 우상’ 빠졌다"

우리는 지난해 5월 출범한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문재인노믹스’라고 표현한다. 지금 필리핀에도 두테르테노믹스’(Dutertenomics)가 자리잡고 있다. 문재인노믹스가 지금 최저임금제와 고용쇼크로 뒤뚱거리는 반면 필리핀은 견고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7년 필리핀 경제성장률은 6.7%였다. 아세안 국가 가운데 베트남(6.8%)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자료를 보면, 필리핀은 2018년에도 6.8%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아세안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세계은행과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필리핀 남부가 무슬림과의 전투, 마약과의 전쟁 등 정치적으로 불안하지만, 경제성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고 관측한다. 이러한 필리핀 성장의 견인차 ’두테르테노믹스’가 자리잡고 있다.

바로 두테르테 대통령 임기 동안 인프라 개발을 주요 동력으로 삼아 필리핀 부흥을 도모하는 경제정책이다. 필리핀사람들은 “두테르테가 대통령이 된 뒤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필리핀은 교통, 전기, 주택 같은 인프라가 부족한데, 그 부족한 인프라를 확장하면서 미국 뉴딜정책처럼 일자리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범죄와의 전쟁을 벌이면서 치안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과 필리핀 경제를 일률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다. 역사와 문화적 배경이 다르고 경제환경 또한 판이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당국자들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점이다. 19일 열린 긴급 당정청 회의에서도 이런 모습이 단적으로 드러났다. 모두발언에서 고용지표가 악화된 원인을 두고 최저임금을 언급한 사람은 없었다.

경제사령탑 간 '엇박자', 어정쩡한 동거로는 해결 못해...제갈량의 고뇌와 결단 헤아려야

이를 두고 정책 담당자들이 ‘동굴의 우상’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 수석비서관, 경제부처 장관 중 관료 출신은 각각 1명에 불과하다. 모두가 학계·정치인 출신이다. 동화책 속 비현실적인 정책을 쏟아낸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정부가 이념과 정부 만능에 치우쳐 오만한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지난 7월 고용지표가 금융위기 이후 최악을 기록하고 집값의 초양극화가 나타나는 등 경제 곳곳에 비상등이 들어오며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이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근본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을 강조해왔지만 현 정부는 문제의식만 있고 현실감각은 없는 셈이다

문대통령은 일자리 문제만큼은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주문하면서 이 과정에서 청와대와 정부가 단합된 힘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배수의 진’을 친다는 각오를 비친 셈이다. 그러나 이제는 정치지도가가 말이 아니라 비장한 각오로 승부를 보아야 한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와 관련해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사이에 감지되는 '엇박자'는 이미 어정쩡한 동거로는 해결할 수 있는 국면을 지나버렸다. 지금은 '옐로카드'가 아니라 어느 한쪽의 퇴장을 명하는 ‘레드카드’를 꺼내야 하는 시점이다.

문 대통령은 1700여년 전 3세기에 전투에서 패한 책임을 물어서 아끼는 장수 마속의 목을 베고 만 제갈량의 고뇌와 결단의 심정을 헤아려야 할 듯 싶다. 전쟁이나 경제정책이나 타이밍이 중요하다. 정치지도자의 덕목은 최선을 꿈꾸되 최악을 대비하는 것이다. 지금은 고독하지만 대통령이 누구라도 택일을 하며 결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다.

<필자 소개>

정 종 석 (elton2023@naver.com)

서울이코노미뉴스 대표기자/발행인

한국언론학회 회원(언론학박사)

(전)세종대/가천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

(전) 동아TV 대표이사 사장

(전) 서울신문 베이징특파원/경제과학부장/정치부장/편집부국장/광고마케팅국장

* 저서 : 언론국제화의 마피아들(공저/나남,1995년)

* 논문 : 디지털 다채널 시대 - 채널브랜드 이미지가 광고효과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박사학위, 세종대 대학원 신문방송학과,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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