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엘리엇의 '분노' 달랠 '묘책' 찾기 고심
현대차, 엘리엇의 '분노' 달랠 '묘책' 찾기 고심
  • 이동준 기자
  • 승인 2018.11.1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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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헤지편드 엘리엇의 초과자본 환원압박은 5천6백억 규모 손실 만회 전략
현대차,맹공 이해 가지만 기업생명은 경쟁력…주주들과 투명하게 소통 입장
▲현대기아차 서울 양재동 사옥
▲현대기아차 서울 양재동 사옥

 미국의 헤지펀드 엘리엇이 최근 현대차그룹에 대해 초과자본이 지나치게 많다며 넘치는 현금을 주주들에게 환원하라고 압박하고 나선데 대해 현대차그룹의 대응이 주목된다. 현대차는 당분간 구체적인 대응방안은 없으며 엘리엇을 비롯한 주주들과 투명한 소통으로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15일 “엘리엇의 현대차에 대한 공격이 지속돼 왔는데 최근에는 영업실적부진으로 현대차그룹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큰 손실을 본 엘리엇이 손실을 만회하자는 전략에서 이번에 초과자본 환원을 들고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일단 "모든 주주들과 단계적으로 투명하게 소통해 나가겠다"는 기존 입장아래  “일단은 엘리엇의 요구내용을 면밀히 검토해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차나 업계 안팎에서는 엘리엇의 맹공은 결국은 현대차그룹의 주가를 올리라는 예기라면서 초과자본 환원 압박이 민감하게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반응이다.

엘리엇은 지난 13일 현대차그룹 이사진에게 보낸 서신에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자사주 매입을 통해 최소 14조원 규모의 초과자본금을 환원하라고 요구했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은 심각한 초과자본 상태로 현대차는 8조원에서 10조원, 현대모비스는 4조원에서 6조원에 달하는 초과자본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실제 현금흐름이 불투명한데다 주주환원 수준이 업계 기준에 지속적으로 미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엘리엇의 이같은 주장은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콘웨이 맥켄지에 요청해 분석한 보고서에 근거하고 있다.

엘리엇의 분노에 찬 맹공은 보유 현대차그룹의 주가 하락으로 큰 손실을 입은 것을 만회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지난 2014년 이후 현대차그룹이 한전부지 매입이후 현대차를 비롯한 계열사 주가가 4년 째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엘리엇은 대규모 손실을 안았다.

실제로 안자니 트레비디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최근 "엘리엇이 처음 대주주라는 사실을 밝힌 후 (현대·기아차와 현대모비스 등) 3개사의 주식은 15~30% 떨어졌고, 지분변화가 없다고 가정할 때 5억 달러(약 561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업계나 회계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에 대한 엘리엇의 공격은 한 두번이 아니고 이번도 헷지펀드의 속성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면서 신중한 대응을 주문한다. 물론 현대차 그룹은 그동안 해마다 사업으로 큰 이익을 내면서 잉여금을 차곡차곡 쌓아 그 규모가 14조원에 이르지만 이를 무조건 주주환원에 사용할 수도, 해서도 안된다고 지적한다.

회계전문가들은 “자본총계상 잉여금은 사업으로 인해 이익이 났다는 것이지,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배당한 현금이 있다는 것과는 다르다. 발생한 이익을 갖고 설비투자나 기업인수합병을 했거나 차입금을 갚는데 사용했다면 주주들에게 돌아갈 현금이 없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엘리엇이 거론한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차그룹 3사의 순차입금(차입그-현금)은 수십조에 달하고 이중 기아촤와 현대모비스는 순현금구조를 갖고 있지만 현대차의 순차입금이 40조를 넘으면서 부채부담이 매우 큰 상황이다.

따라서 업계안팎에서는 엘리엇의 현대차 그룹에 대한 초과자본의 주주환원은 무리한 주장이라고 지적한다. 업계는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상승효과는 기대되지만 부채상환능력 약화를 부른다는 점에서 엘리엇의 자사주매입 요구 또한 섣불리 수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일각에서는 이런 면에서 엘리엇의 초과자본환원요구는 ‘분노의 시위’같다고 비판했다.

회계전문가들은 기업은 본업에서 경쟁력을 잃지 않는 것이 생명인데  현대차는 엘리엇의 무리한 요구에 흔들리기보보다는 신기술을 비롯한 새로운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잉여금을 꾸준히 R&D에 투자하는 자세를 견지하는 것을 우선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엘리엇은 지난 5월 현대차그룹의 현대모비스 모듈 및 애프터서비스(A/S) 부문 분할 및 현대 글로비스와 합병을 골자로 한 기업 지배구조 개편안을 반대해 무산시킨 바 있다. 또 지난 9월에는 현대모비스를 애프터서비스(A/S)와 모듈부품 사업부로 쪼개되, 이를 각각 현대차,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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