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회장 왜 그랬을까? 퇴출 위기 계열사에 부당 지원
김준기 회장 왜 그랬을까? 퇴출 위기 계열사에 부당 지원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8.09.2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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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동부그룹(현 DB그룹) 계열사 간 부당지원 적발…과징금 4억9300만원 부과
            김준기 전 동부그룹 회장

옛 동부그룹(DB그룹) 소속 계열사들이 퇴출 위기에 빠진 다른 계열사에 장기간 자금을 부당 지원했던 사실이 적발돼 5억원에 육박하는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팜한농동화청과동부팜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9,3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업체별 과징금은 팜한농 22,500만원, 동화청과 1800만원, 동부팜 16,000만원 등이다. 팜한농은 과거 동부그룹의 농업사업부문 대표사였고, 2011년과 2012년 동화청과와 동부팜을 각각 인수했다.

문제는 동부팜의 매출이 동부그룹에 인수된 직후부터 크게 감소하면서 시작됐다. 이는 최대 거래업체인 한 유통업체와의 거래가 끊어졌기 때문이다.

자금난이 심화된 동부팜은 팜한농과 동화청과에 자금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팜한농과 동화청과는 2012년 1월부터 2016년 2월까지 총 567억2000만원을 자금대여 및 회사채 인수 방식을 통해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 동부그룹 인수 후 동부팜 받은 금리는 정상(9.92~11.87%)보다 현저히 낮아

팜한농은 2012년 1월부터 5회에 걸쳐 별도 담보 없이 신용만으로 동부팜에게 77억원을 대여했는데, 금리는 5.43~5.66% 수준에 불과했다. 또한 2014년 5월부터 22회에 걸쳐 동부팜이 발행한 310억2000만원 규모의 사모회사채를 5.07~5.76%의 저금리로 인수했다. 동화청과 역시 2012년 12월부터 12회에 걸쳐 신용만으로 동부팜에게 180억원을 5.5~6.9%의 저금리로 빌려줬다.

동부팜이 제공받은 금리는 정상금리(9.92~11.87%)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공정위는 동부팜이 약 16억7000만원의 금리차액을 취해 과도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았다고 판단했다.

동부팜은 이같은 부당지원을 통해 시장 퇴출을 면했다. 자금지원을 토대로 경영실적을 개선했고, 특히 대형마트 토마토·파프리카 공급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등 관련 시장에서의 지위를 더욱 강화했다. 부당한 방법을 통해 공정 거래를 저해한 셈이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팜한농과 동화청과, 동부팜에게 각각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다. 팜한농에 2억2500만원, 동화청과에 1억800만원, 동부팜에 1억6000만원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기업집단 소속 회사들이 부실 계열사에 대해 대규모 자금을 지원해 관련 시장에서의 퇴출을 저해한 행위"라며 "대기업 집단이 부실계열사 지원을 통해 그룹을 동분 부실화 시킬 우려가 있는 사례를 적발해 제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동부그룹은 이후 구조조정에 돌입해 팜한농은 20165LG화학에, 동부팜은 20162월 우일팜에, 동화청과는 20165월 서울랜드에 각각 매각돼 흩어졌다. 동부그룹도 작년 11월 그룹 명칭을 DB그룹으로 변경했다.

▲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있는 동부금융센터./동부그룹 제공

여비서 상습 성추행 혐의 김준기 전 동부 회장48년 만에 경영서 손 떼는 수모 당해 

한편 여비서를 상습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된 김준기(73) 동부그룹 회장이 지난해 7월 그룹 회장직과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에 따라 동부그룹은 비()오너 회장 체제를 처음으로 맞이하게 됐다. 건강상 문제로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김 회장은 당분간 건강 회복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그룹은 김 회장이 갑작스럽게 물러나는 데 따른 내부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임 회장으로 이근영(80) 동부화재 고문을 선임했다. 관료 출신인 이 신임 회장은 2008년 동부메탈 및 동부생명 사외이사를 맡으면서 동부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동부그룹은 이 신임 회장을 중심으로 23개 계열사 전문 경영인의 자율 책임경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김준기 회장은 딸과 아들 한 명씩을 뒀는데 딸인 김주원(44)씨는 현재 결혼해서 미국에서 살고 있다. 아들 김남호(42)씨는 동부제철, 동부팜한농을 거쳐 현재는 동부금융연구소 상무로 재직 중이다. 김 상무는 동부 (99039 4.10%)(지분율 18.59%), 동부화재(9.01%)의 최대주주이다. 동부는 동부하이텍 지분 12.43%를 보유 중이고 동부화재는 동부생명 지분 99.6%, 동부증권 (4,18515 -0.36%)지분 19.92%를 갖고 있어 사실상 김 상무가 그룹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김준기 회장의 지분 승계는 이미 끝난 상황이라 지배구조에는 당장 변화가 없을 것 같다언젠가는 김남호 상무가 경영권을 물려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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