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호 코레일 사장, 내부 적폐 해소에 속수무책
오영호 코레일 사장, 내부 적폐 해소에 속수무책
  • 강민우 기자
  • 승인 2018.10.24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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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취업한 명퇴자 명퇴금 환수 못하고 직원 요금 할인도 여전

생색나는 일만 아니라 기득권, 특혜 철폐 등 내부개혁에도 힘 쏟아야
▲오영식 코레일 사장의 취임식 모습.
▲오영식 코레일 사장의 취임식 모습.

개혁의 깃발을 높이 들고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입성한 오영식 사장이 내부 적폐에 속수무책이다.오영식 사장은 부임 초 낙하산논란이 일자 ‘결과로 말하겠다. 지켜봐 달라’고 했다.

그러나 ‘명예퇴직후 자회사 재취업’ ‘직원 및 가족에 대한 요금할인’ 등 구태는 여전하다. 얼마 전에는 직원들에게 국회의원들에 대한 후원금 강요한 사실이 방송에 보도되기도 했다.

남북철도연결사업, 해고자 복직 등 생색나는 일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만 직원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기득권, 특혜 등 조직 이기주의 개선에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여전한 명퇴후 자회사 재취업
얼마 전 공공기관의 정보를 공개하는 알리오에 올라온 종합감사자료를 인용해 ○○○명이 명예퇴직후 명퇴금을 받고 ○○명이 자회사에 재취업했다고 보도했다. 몇 명이 명퇴하고 재취업했는지, 명퇴금은 얼마나 환수했는지 등에 대해 정보공개를 요청했으나 코레일은 ‘기밀’이라는 이유로 정보공개를 하지 않았다.

명퇴금을 받고 자회사에 재취업하는 것은 코레일의 오랜 관행으로 국정감사 때마다 지적돼 왔으나 전혀 개선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후퇴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과거에는 명퇴자의 명퇴금을 환수했지만 지금은 그러지 못하기 때문이다. 2008~2013년에는 출자회사로 재취업한 18명의 명퇴금 9억 2천 900만원 가운데 89%인 8억 2천 600만원을 되돌려받았다. 국정감사에 보고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젠 명퇴금 환수는 언감생심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이헌승 의원이 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올해 2월까지 명예퇴직한 675명 중 31명이 SR에 재취업했으나 명퇴금 43억여원을 환수하지 못하고 있다. 수서발 고속철 운영사인 SR은 철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민영사 설립을 추진했다가 노조의 반대로 코레일 자회사로 형태로 출범했다.

SR에 재취업한 31명은 3급 이하 직원들로 많게는 1억6456만원에서 적게는 4460여만원의 명예퇴직금을 수령했다. 이들은 대부분 코레일 서울본부 서울고속철도기관차승무사업소 소속 KTX 기장 출신으로 명예퇴직한 뒤 SR로 옮겼다. 이 의원에 따르면 코레일에서 이들이 재취업한 사실을 일부 확인하고 ‘명예퇴직금 반환 요청’ 문서를 퇴직자에게 보냈지만 이들은 퇴직금을 반환할 의사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과 가족에 대한 요금 혜택
코레일 직원과 직원 가족들은 열차를 탈 때 요금을 절반만 내도 된다고 최근 SBS가 보도했다. 세금이 투입되는 공기업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복지혜택이라며 감사원에서 여러 차례 지적했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코레일의 복지후생 운영 내규에 따르면 직원의 배우자, 그리고 직계존속, 25세 미만 직계 비속에게 KTX를 비롯한 열차 요금을 절반으로 할인해 주고 있다. 지난 5년간 할인증은 연간 15만 장 정도 사용됐는데, 금액으로 따지면 219억 원이 넘는다고 한다.

코레일은 대학생 이하 자녀들에게도 새마을호 이하 열차나 광역철도 중 하나를 택해 무료로 탑승할 수 있는 통학승차권도 지급한다.
감사원도 수입을 감소시키고 업무와 관계없는 용도로 사용되는 가족 할인제도와 무임승차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2008년부터 세 차례나 지적했으나 코레일은 다른 공기업에 비해 복리후생비가 적어 해당 제도를 폐기하기 어렵다며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오영호 사장, 궂은 일에도 나서야
대학 때 전대협 의장을 지낸 운동권 출신으로 16,17,19대 의원을 지냈다. 16대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청년위원장을 지내고 19대 대선에서 문재인후보 캠프 조직본부 수석부본부장을 지낸 친문 실세 정치인이다. 이런 경력 때문에 철도행정과 전문성, 연관성은 없으나 코레일 개혁에 힘을 발휘할 것으로 희망섞인 기대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취임 초부터 대학교 동기 동창을 홍보실장으로 영입해 구설수에 올랐다. 홍보전문가라며 변호했지만 잇단 내부비리 보도에 별달리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명퇴후 자회사 재취업, 직원들에 대한 요금할인 등의 사안에 대해 직원들은 “다른 공기업에 비해 처우가 낮다”며 상대적 박탈감을 주장하지만 국민들의 눈높이에는 맞지 않다. 더욱이 코레일은 청년실업의 시대에 선호도가 높은 공공기관이다. 그런데 상대적 박탈감 운운하며 기득권과 특혜에 안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신의 존재감이 드러내는 외부 일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내부 적폐해소 등 궂은일에도 팔짱을 걷어붙여야 ‘낙하산 인사’라는 주홍글씨를 지울 수 있을 것라고 많은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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