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위증'으로 ‘만신창이’ 된 황창규 KT 회장, ‘통신적폐’ 논란 자초
국감 '위증'으로 ‘만신창이’ 된 황창규 KT 회장, ‘통신적폐’ 논란 자초
  • 이동준 기자
  • 승인 2018.10.24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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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새노조 “연간매출 20조 넘는 KT 이끌 정신적 능력 있나” 비판...황 회장 자진사퇴 재촉구
                황창규 KT 회장이 국감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올해 국정감사에 두 차례 증인으로 출석한 황창규 KT 회장이 다행히도 세 번째 증인 출석은 면했으나 위증 논란으로 국회에 확인서까지 제출하는 등 우리나라 통신대기업 회장으로서 체면을 크게 손상하고 말았다. 올 정기국회에 두 차례나 국감에 불려다니면서 ‘만신창이’ 신세가 된 셈이다.

또 국회증언 과정에서 황창규 KT 회장의 엔서치마케팅 인수에 관해 잘못 답변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위증 논란과 함께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따른 ‘통신적폐’ 논란을 자초한 꼴이 됐다.

KT새노조(이하 노조)는 24일 논평을 내고 “엔서치마케팅은 황창규 회장이 취임한 후 인수한 회사”라고 쐐기를 박았다.  노조는 엔서치마케팅 인수는 황 회장 취임 후 첫 시행한 M&A라며 지난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 위증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엔서치마케팅 인수, 자본금 2억6000만원 짜리 회사를 KT가 600억 인수 배경 놓고 고가로 산 의혹

앞서 엔서치마케팅 인수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사건 이후 자본금 2억6000만원에 불과한 회사를 KT가 600억원에 인수한 배경을 두고 고가 인수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더욱이 최순실이 차은택을 통해 KT 광고를 싹쓸이 했다는 점에서 엔서치마케팅 인수에 대한 정치적 의혹도 일었다.

노조는 황 회장이 엔서치마케팅을 나스미디어와 헛갈렸다며 해명했다고 하지만 이는 어불성설이라며 엔서치마케팅은 황창규 회장이 취임한 후 첫 시행한 M&A건이고 그 규모만 무려 600억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특히 황 회장은 이석채 전 KT회장이 문어발식으로 확장한 계열사를 적극적으로 정리하며, 통신산업 집중을 경영기조로 내세웠기 때문에 당시 엔서치마케팅 인수를 놓고 시장에서는 의외라는 평이 많았다고 노조는 전했다.

아울러 노조는 “본임 임기 내 첫 대규모 M&A 건이며, 국정농단 연루로 논란을 겪은 이 회사 인수를 황 회장이 시기를 착각했거나 다른 회사 인수와 혼동했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전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황 회장이 국정감사장에서 질문을 회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했다고 보는 게 합당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황 회장이 엔서치마케팅을 혼동하거나 기억을 못했다고 한다면, 우리는 황 회장이 연간매출 20조원이 넘는 KT그룹을 이끌 정신적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그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황 회장이 지금 내놓아야할 것은 나스미디어와 헛갈렸다는 수준 낮은 변명이 아닌, 의도적인 거짓말에 대한 사과와 책임일 것”이라며 “지금 황 회장에게 필요한 것은 국감 질의를 모면하기 의한 얄팍한 거짓말이 아닌 진실을 고백하는 정직함”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8일 국회 기재위에 출석한 황창규 KT 회장이 머리를 긁적이고 있다.

KT 노조, “황 회장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연루 후 3년 째 CEO 리스크로 인한 경영 불투명 시달려”

KT새노조 관계자는 “재작년부터 황창규 회장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연루가 밝혀지면서 이슈가 끊이지 않았다”며 “올해는 이른바 ‘상품권 깡’ 불법정치자금 사건까지 터져 나와 3년 째 CEO 리스크로 인한 경영 불투명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럼에도 황 회장은 여전히 자리보전 만을 추진할 뿐, 회사의 기업이미지 실추에 대한 그 어떤 책임 있는 해명도 대책도 내놓고 있지 못하다”며 “반드시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통해 정치권 비리 관련자는 물론 KT내부 관련자를 모두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황 회장 스스로 물러날 줄 알아야 한다”고 황 회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한편 황 회장에 대한 재출석 요구가 나오게 된 이유는 그가 이번 정기국회 국감에서 했던 증언 때문이다. 지난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소속 김종훈 의원(민중당)은 황창규 KT 회장이 국감에서 위증을 했다며, 오는 29일 예정된 과방위 종합감사 재출석을 요구했다.

이 요구가 위원회의 결정으로 이어지면 황 회장은 올해 국감에서만 무려 세 번째 증인 출석을 하는 것이다. 황 회장은 앞서 지난 1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과방위 국정감사와 18일 열린 기획재정부 국감에도 증인으로 출석한 바 있다.

황 회장은 대표이사 회장 선임과 관련해 사전모의가 있었다는 질의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이사회에서 결정된 것으로, 이사회엔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앤서치마케팅을 인수한 것에 대해서는 “취임 전이라 모른다”고 답변했다.

황 회장, 대기업 회장으로서는 '굴욕'적으로 국회재출석 요구에 해명하는 내용의 확인서 과방위 제출

이에 김종훈 의원은 “확인 결과 KT는 CEO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주총에서 승인하도록 돼있다”고 지적하며, “앤서치마케팅 인수의혹에 대해서도 ‘본인 취임 전이라 모른다’고 증언했지만 실제 인수는 황 회장이 취임한 이후인 2016년 9월이었다. 경영자가 600억원대에 이르는 회사 인수를 몰랐다는 건 이해되지 않는다”며 과방위 종합감사에 황 회장의 재출석을 요구했다.

황 회장은 대기업 회장으로서는 '굴욕'적으로 이를 해명하는 내용이 담긴 본인 명의의 확인서를 국회 과방위에 제출했다. 황 회장은 확인서에서 “증언 당시 긴장한 상태였다”며 “대표이사 회장 후보를 추천하는 이사회에서 예행연습이 없었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일부 오해를 살 수 있는 취지로 증언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앤서치마케팅 인수와 관련해서는 “직전 질의에서 언급된 2013년과 해당 질문을 잘못 연계지어 대답했다”며 “엔서치마케팅을 나스미디어로 착각해서 사실과 다르게 증언했다”고 말했다.

국회 과방위는 김종훈 의원의 양해와 간사협의를 거쳐, 이전 과방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답변을 재출석 없이 황 회장의 확인서를 바탕으로 내용을 수정키로 했다. 이에 따라 황창규 회장은 세 번째 증인 출석을 가까스로 면하게 됐다.

김종훈 의원실 관계자는 “황창규 회장의 해명이 미흡하다”고 지적하면서도 “재출석 요구에 대해서는 위원회 차원에서 서면으로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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