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리도 못하면서 승강기 안전관리 할 수 있나"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의 사원공개 채용시험이 부실하게 진행돼 응시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필기시험 합격자가 번복되는가 하면 시중에 시판 중인 문제집에 수록된 문제가 그대로 출제됐다. 시험관리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승강기 안전을 관리할 수 있느냐는 비아냥도 나온다.
10일 한국승강기안전공단과 수험생들에 따르면 지난 3일 실시한 ‘2018년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채용형 인턴 공개 채용’에서 필기시험 합격자가 번복되고 이 과정에서 합격자가 줄어드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다. 총 460명을 뽑는 이 시험은 NCS 직업기초 능력평가·인성검사·직무수행능력평가로 이뤄졌다.
공단은 점수 산정에 잘못이 있었다며 지난 7일 필기시험 합격자로 통보한 12명에게 다음날인 8일 오전 불합격자로 번복했다. 대신 불합격자 9명을 합격자로 통보했다. 점수 재산정 과정에서 일부 동점자들을 탈락 처리, 필기시험 합격자가 3명 준 것이다.
공단 측은 “한국사능력 자격증 소지자 등에게 만점(200점)의 3%에 해당하는 6점을 가점으로 줘야 하는데 공채 대행사가 실수로 3점만 준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며 “명단을 재확인하는 과정에서 이를 발견하고 뒤바뀐 합격자를 재통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하루 사이에 합격자에서 불합격자로 전락한 당사자들은 “합격통보를 받고 좋아했는데 다음 날 오전 불합격했다는 공단의 전화를 받고 당황스럽고 황당했다”고 말했다.
또 시중 문제집에 수록된 문제가 그대로 출제된 사실도 드러났다.
3교시에 치러진 ‘NCS 직업기초 능력평가시험’ 일부 문제는 W출판사에서 판매한 문제집에 수록된 문제와 동일하거나 똑같은 객관식 문제를 보기 수만 5개에서 4개로 줄이는 식으로 출제됐다.
필기시험 탈락생들은 “특정 문제집을 풀었던 수험생이 절대적으로 유리했을 것”이라며 “시험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공단 관계자는 “NCS문제은행에서 제공한 문제들 중에서 출제위원들이 몇 문제를 골라 필기시험에 출제하는 과정에서 동일한 문제가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제외한 대부분 문제들은 출제위원들이 3박 4일간 외부와 단절된 상태로 자체 출제했다”고 말했다.
승강기안전공단은 오는 14일부터 23일까지 필기시험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경험면접과 토론면접을 거쳐 오는 28일 합격자를 최종발표하기로 돼 있으나 필기시험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 채용과정의 공신력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