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사'의 K뱅크…황창규 회장이 '친위부대'에 경영 맡긴 '대참사'
'빈사'의 K뱅크…황창규 회장이 '친위부대'에 경영 맡긴 '대참사'
  • 이동준 기자
  • 승인 2018.09.2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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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 급증 속에 건전성 등 각종 경영지표 '빨간불'
정실인사에 따른 비전문 경영인 '주먹구구식'경영 탓
걸핏하면 대출중단…카카오뱅크와는 갈수록 큰 격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출두하고 있는 황창규회장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출두하고 있는 황창규회장

편의성이 최대강점인 선발 인터넷 전문은행인 K뱅크가 빈사의 지경에서 허덕이고 있다.  K뱅크는 금융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최단 시일에 거대 부실을 안은 데다 돈장사를 할 밑천도 바닥이 난 상태여서 문을 닫든가 아니면 주인을 바꿔야할 벼랑끝에 몰려있다. 

물론 전혀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국회에서 은산분리규제완화법이 통과돼 새로운 재벌의 산업자분 수혈이 가능해 부실을 털면서 경영정상화를 모색할 수 있다. 삼성이 박근혜 정권에서 KT를 지배하기 위해 로비로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을 KT회장으로 심었다는 설이 있었고 보면 황 회장이 삼성을 K뱅크의 대주주로 유치해 ‘삼성은행’을 만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K뱅크의 부실 책임은 전적으로 황 회장에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가 금융에 문외한인 측근인사들에게 금융경영을 맡긴데서 첫 출범 인터넷 전문은행이 좌초위기에 몰려 있다는 것이다. 황 회장 자신도 금융에대한 전문성을 결여하고 있는데도 대주주의 권한으로 은행의 ‘은’자도 모르는 비서실출신 친위부대에 K뱅크 경영을 맡긴 정실인사가 급속한 부실화의 주요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계에서는 K뱅크 출범당시 비금융전문인들로 구성된 경영진을 보고 K뱅크가 과연 은행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을는지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결국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K뱅크가 1년 남짓 만에 과다한 부실에 깔려 영업을 제대로 못한 지경에 이른 것은 애당초 경영진이 비전문인으로 짜여질 때  이미 예고 됐다고 볼 수 있다.

즉, 최고경영진의 전문성 결여가 빚은 ‘참사’다. IT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한 K뱅크 경영자는 적어도 은행업무에 정통해야하고 나아가 IT기술을 기반으로 한 은행업무시스템을 잘 알아야 한다. 하지만 K뱅크의 황 회장 ‘낙하산 부대들의 이력을 보면 하나같이 주력사업과 무관하다. 미래 첨단은행이 제대로 굴러갈지에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비전문성 리스크에도 ’박근혜 꼬리표‘아래 ’통신적폐 1호‘로 지목되고 있는 황 회장 친위부대들이 경영을 독식하고 있으니 돈 장사에 서툴고 리스관리에도 용의주도하지 못한 것은 너무 당연하다. 그 결과 K뱅크는 후발주자인 카카오뱅크와 영업규모나 실적, 재무건전성, 금융서비스 등에서 엄청난 격차를 보이고 있다.

K뱅크 경영진의 면면을 보면 심성훈 행장을 비롯해 안효조 사업총괄본부장, 옥성환 경영기획본부장 모두 KT회장 비서실 출신이다. 금융과 관련된 이력을 가진 인사는 전무하다. 그나마 안 본부장의 경우는 KT그룹에 몸담으며 IT분야의 노하우를 지녀 금융IT에 대한 이해도는 좀 있다는 평가다.
 
K뱅크 경영진은 은행경영 전문성에서 카카오 뱅크의 경영진과는 하늘과 땅차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한국투자신탁운용 최고투자책임자를 거친 이용우 대표와 금융·IT 이력을 두루 갖춘 윤호영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아 초고속 성장세다. 그 결과 K뱅크는 금융서비스나 금융소비자만족도 등에서 이미 카카오뱅크의 비교 대상에서 멀어졌다고 은행권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황 회장의 섣부른 금융투자와 '정실인사'는 K뱅크의 과다부실과 파행경영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빚었다. 적자는 누증되고 있는 가운데 자본의 적정성이나 건전성을 포함한 각종 경영지표가 모두 빨간색 일색이다. 황 회장은 K뱅크 투자실패로도 더욱 거센 퇴진압박에 몰리고 있다.

현재 K뱅크는 정상적인 은행기능을 못하고 있는 상태다. 우선 적자누증으로 자본건전성이 위험수위에 올라있다. 올해 상반기 K뱅크의 국제결제은행(BIS)에서 일반은행에게 권고하는 자기자본비율(BIS)은 10.71%로 카카오뱅크의 16.85%는 물론 15~16% 수준을 유지하는 국내은행보다 훨씬 못 미쳤다. 은행의 건전성과 안정성에서 정상적인 은행경영이 어려운 상태다.
 
연체율도 높아 부실채권이 날로 쌓이고 있다. 올해 1분기 0.17%였던 케이뱅크의 연체율은 불과 3개월 새 0.44%로 치솟았다. 카카오뱅크(0.06%)는 물론 5대 시중은행 평균치인 0.25%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채권확보는 생각지 않고 우선 시장을 넓히고 실적을 내고보자는 식의 무모한 경영의 결과라는 지적이다.

돈을 벌기위한 밑천도 바닥을 드러냈다. 증자를 추진하지만 주주들이 증자에 참여하지 않는다. 지난달 케이뱅크는 1500억 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시도했지만 일부 주주들의 불참으로 당초 계획의 20% 수준인 300억 원을 조달하는데 그쳤다.

이로 인해 K뱅크는 대출중단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12일에도 케이뱅크는 대출상품 ‘직장인K 신용대출’와 ‘직장인K 마이너스 통장’ 판매를 중단했다. 6월 이후 무려 11번째다. 다음달 1일에나 대출상품을 판매한다는 입장이다.

K뱅크측은 금명간 은산분리규제완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증자에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증자가 녹록한 상황은 아니다.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와의 격차가 이미 벌어진 만큼 소규모 주주사들이 증자에 참여할 지 여부가 불확실하다. 대주주 KT가 단독으로 대규모 출자를 결정할 수 있고 자금여력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재벌기업 참여에 의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불가피해 ‘삼성은행’이 등장할는지도 모른다.

자기자본을 넉넉히 확보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금융 문외한인 황 회장 친위부대들이 모아진 자금을 많은 수익을 내기위해 효율적으로 사용할는지도 알 수 없다. 지금까지의 경영행태로 보아 증자자금을 분탕질할 수 있는 위험도 없지 않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권의 경우 기본적으로 소비자의 돈을 다루는 곳인 만큼 리스크관리에 대한 중요성은 두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전문성이 중요하다”며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된다고 해도 케이뱅크가 카카오뱅크에게 뺏겼던 주도권을 다시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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