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중대질병(CI)보험 가입 꺼릴까…비싼 요금에 보험금 지급 까다로운 탓
왜, 중대질병(CI)보험 가입 꺼릴까…비싼 요금에 보험금 지급 까다로운 탓
  • 최영희 기자
  • 승인 2018.10.2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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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상 반기 CI보험 신계약건수 2년전 동기비 '반토막'…손보사, 건강보험출시도 사양길 재촉

생명보험사의 대표 보장성보험인 중대질병(CI)보험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종신보험보다 보험료가 비싸고 보험금지급이 까다로운 탓이다. 손해보험사들이 건강상품을 잇따라 내놓아 생보사들의 CI보험이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은 것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협회 집계결과 올 상반기 22개 생보사(종신보험 미판매 및 온라인전업사 제외)의 CI보험 신계약건수는 18만2690건으로 이 가운데 9만572건(49.6%)이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생명보험 빅3가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빅3의 판매건수는 2년 전인 지난 2016년의 상반기 20만1488건에 비해서는 절반이상이 줄어들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형보험사의 계약건수가 반 토막이 났으며 보험계약 관리 및 유지가 더 허술한 나머지 생보사들의 감소폭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즉 생보사전체적으로도  CI보험 신계약 건수는 지난 2016년에 비해서는 절반이상이나 대폭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생보 빅3의 감소건수를 보면 교보생명의 경우 올 상반기 CI보험 신계약건수는 3만9976건으로 2년 전(8만9789건)과 비교해 4만9813건(55.5%)이나 줄 가장 높은 감소폭을 나타냈다. 이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각각 3만250건(54.9%), 2만5783건(54.5%) 감소했다.

 

대표적인 보장성 보험이라고 할 수 있는 CI보험은 지난 2002년 처음 판매된 이래 연간 100만 건 이상 판매돼 생보사들의 성장동력역할을 해 왔으나 이제는 사양길로 접어들어 상품가치가 현저히 떨어졌다. 지난 2010년만 해도 CI보험 판매사는 생보사 19곳, 손보사 11곳에 달했지만 현재는 생보사 12곳으로 줄어 갈수록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

금융소비자들이 CI보험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 것은 무엇보다 보험료가 비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종신보험의 일종으로 보험계약자가 중대한 질병으로 진단받거나 수술한 경우 사망보험금의 일부(50~80%)를 미리 지급하는 상품이다. 사망보험금을 미리 당겨 받다 보니 종신보험보다 보험료가 최소 30% 이상 높다.

게다가 생보사들의 보험금지급이 까다로워 분쟁이 잦은 것도 CI보험이 감소하는 원인이 됐다.
생보사들은 지급사유가 확실하지 않는 경우 보험금을 미리 지급치 않았다. 예컨대 이 보험에 들어 암에 걸렸을 경우 약관에서 정하고 있는 종양의 전이범위가 아니면 CI보험이 지급되지 않는다. 보험사가 약관상 인정하는 중대한 질병이나 수술 담보가 아니라면 보험금을 미리 주지 않는다.

암에 걸렸을 경우 보험가입자들은  CI보험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약관상의 지급대상에 해당되지 않아 보험금을 받지 못하게 될 경우 민원을 제기한다. 보험사들이 ‘사망과 질병을 동시에 보장’하는 보험이라며 비싸게 팔아놓고 정작 보험금 지급 땐 각종 이유를 들어 지급을 거절하기 일쑤다. 자연 보험사와 보험계약자간에 보험금 지급을 둘러싼 분쟁이 잦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보험사들이 경쟁상품인 건강보험을 다양하게 내놓으면서 생보사의 CI의 사양화는 가속화됐다. CI보험과 달리 경쟁상품이 손보사들의 건강보험은 약관에서 정하는 질병이나 상해가 발생하면 진단·수술·치료비를 지급하면서 한동안 생보사 판매비중이 높았던 CI보험이 경쟁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손보사 건강보험은 CI보험과는 달리 사망보험금을 당겨쓰는 구조가 아니다보니 암·뇌·심장질환 등 일명 ‘한국인의 3대 질병’을 더 저렴하게 보장받을 수 있다. 다양한 보험 상품을 비교해 판매하는 독립보험대리점(GA)을 중심으로 건강보험 상품이 인기를 끌게 된 이유다.

그러자 최근 생보사들은 CI보험판매에 적극 나서지 않고 손보사들의 건강보험상품을 뒤 쫒는 분위기다. 삼성생명이 지난 6월 ‘종합건강보험 일당백’, 한화생명이 이달 ‘THE착한의료비보장보험’을 내놓은 것도 이러한 추세가 반영된 결과다. 평생에서 100세까지로 보장기간을 줄인 대신 각종 질병에 대한 진단·입원·수술비 담보를 넣고도 월 보험료는 CI보험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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