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박영선 "朴정부가 압박해 금리 인하"...이주열 부인에도 논란
[초점] 박영선 "朴정부가 압박해 금리 인하"...이주열 부인에도 논란
  • 홍윤정 기자
  • 승인 2018.10.22 10:35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5년 5월 24일 안종범 수첩에 '한은 총재' 적고 6월 11일 기준금리 연 1.50%로 인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22일 박근혜 정부의 압박 때문에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이번 국정감사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가 이 문제에 대해 해명하고 나섰으나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2015524일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 수첩에 '성장률 저하, 재정 역할, 금리 인하, 한국은행 총재'라고 적고 18일 뒤인 611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인하했다"고 밝혔다.

이듬 해인 427일에는 안종범 수첩에 '구조조정 원칙과 방향, 양적 완화', 429일에는 '한은 총재', 430일에는 '한은'이라고 적혔다. 당시는 여당인 새누리당이 총선 공약으로 '한국판 양적 완화'를 내걸었을 때다. 이후 40여일 뒤인 201669일 한은은 금리를 1.50%에서 1.25%로 내렸다.

이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박근혜 정부 당시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의 수첩에 한은 금리 관련 내용이 언급된 뒤 한은이 금리를 인하했다는 의혹에 대해 "안 수석과 금리인하에 대해 협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참석해 "박근혜 정부 당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었는데도 기재부, 청와대가 한팀이 돼 한은에 금리인하를 압박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2015년 서별관 회의에 참석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2015년 2월과 3월 서별관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수석비서관회의서 금리 인하에 대한 압박성 발언 한 것으로 기록"

박 의원은 2014년 한은이 금리인하를 시작할 때는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수첩에서 비슷한 취지의 메모가 나왔다고 밝혔다.2014814일 김 전 수석 수첩에는 '금리 인하 0.25%↓→한은은 독립성에만 집착'이라는 내용이 적혔다.박 의원은 이를 두고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압박성 발언을 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당일인 2014814일 기준금리를 2.50%에서 2.25%0.25%포인트 인하했고 20156월까지 10개월 사이 4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50%까지 떨어뜨렸다.

당시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척하면 척' 발언이 나온 때이기도 하다. 김 전 수석 메모가 적힌 한 달 뒤인 2014921일 최경환 전 부총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이후 이주열 한은 총재와 '와인 회동'을 했다면서 "와인을 먹으면 다 하는 것 아니냐. 금리의 ''자 얘기도 안 했지만 '척하면 척'"이라고 말하며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추가 인하를 기대하는 듯한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낳았다.

이 밖에도 2014710일과 715일 안종범 수첩에 'LTV-DTI, 가계부채' 등이 언급되고 나서 다음 달인 20148월 정부는 담보인정비율(LTV)70%, 총부채상환비율(DTI)60%로 풀어주는 등 부동산 시장의 인위적인 부양을 시도한 정황도 포착됐다.

박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인기를 의식해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한은을 대상으로 끊임없이 금리 인하 압박을 가했다며 "한은은 이러한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금리를 인하해준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근혜 정권, 최경환 전 부총리의 당시 인위적인 금리 인하로 한국경제는 구조조정도 실기하고 좀비기업을 양산하게 됐으며 이는 정책범죄"라며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KBS 보도 "박근혜 정부 시절, 보수 언론에 기사청탁해 금리인하에 소극적인 한국은행 비판"

앞서 전날 KBS 보도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와 정부가 한국은행에 금리 인하를 압박한 정황이 담겨있는 안종범 전 경제수석의 문자메시지 내용을 입수, 분석한 결과 보수 언론에 기사를 청탁해 금리인하에 소극적인 한국은행을 비판한 것으로 밝혀졌다.

20153, 한국은행은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1%대로 인하했다. 같은 달부터, 한국은행은 여섯차례에 걸쳐 금리를 계속 내려 청와대와 정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나온다.

그런데 금리 인하 직전 안종범 당시 경제수석과 정찬우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이 이 문제를 사전 논의한 사실이 안 수석 휴대전화에 남아있었다. 20152월 정 부위원장은 안 수석에게 "강효상 선배와 논의했다"면서 "기획기사로 세게 도와주기로 했고, 관련 자료를 이모 씨에게 이미 넘겼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당시 조선일보 편집국장이었고, 이모 씨는 같은 신문의 경제부 차장급 기자였다.

조선일보는 이 기자 이름으로 201532일과 3일에 걸쳐 금리 인하에 소극적인 한국은행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연속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가 나가자마자 정 부위원장은 "조선이 약속대로 세게 도와줬으니 한은이 금리를 50bp, 0.5%p 내리도록 말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안 수석에게 다시 보냈다. 실제로 한은은 같은 달 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0.25%p 내렸고, 석 달 뒤 0.25%p를 더 낮췄다.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은행이 여러 경제주체의 의견을 수렴한 것이 아니라 특정세력, 정권실세의 외압에 영향을 받았다면 한은의 독립성이 훼손된 중대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에 강효상 의원은 정부 측으로부터 기사 청탁이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으며,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기사가 작성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2015년 5월 24일자 안종범 전 수석 수첩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실 제공]

박범계 의원, "이주열 총재의 소신 따로, 정책 따로태도가 한은 중립성-신뢰 잃게 했다" 주장

한편 여야 의원들은 그동안 이주열 총재를 향해서 소신 따로, 정책 따로태도가 한국은행의 중립성과 신뢰를 잃게 해왔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 20159월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의원은 국정감사 자리에서, 한국은행이 중립성을 지키지 못하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소신에 반하여 현 정부·여당의 잘못된 경제정책에 협조해 왔음을 신랄하게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네 차례에 걸친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경제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며, 한국은행 총재 역시 그 원인을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금리인하의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 이유가 구조적 원인에 있다고 이미 언급한 바 있다.

박 의원은, 그럼에도 이주열 총재 스스로 가계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에 반하여, 비정상적인 금리정책을 펼친 이유를 따져 물었다. 그는 지난 20147월에 있었던 최경환 신임 경제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첫 만남을 상기시켰다.

박범계 의원은 그 날은 조반(아침밥) 대신 ()을 드신 것이다라고 해석하고, 당시 최경환 부총리와의 조찬모임을 가진 이후 정부와 한국은행이 척하면 척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고 말했다.

그 조찬회동 이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가계부채 억제라는 정책적 소신이 꺾이고 우리나라 통화신용정책을 책임지는 중앙은행 총재로서 금리인하 정책의 순기능(경기부양)과 역기능(가계대출 급증)간 정책판단의 균형감각을 잃어버린 것이라고 날카롭게 비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