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들, "SK-애경 수사 현재 중단...가해 기업들은 법적 책임과 윤리적 책임도 안 져"
[서울이코노미뉴스 이보라 기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살균제를 개발·유통한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과 애경산업을 검찰에 다시 고발했다.
가습기살균제참사네트워크는 27일 오전 11시 SK디스커버리와 애경산업의 전·현직 대표이사 14명을 수사해달라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최창원·김철 SK디스커버리 대표와 안용찬 애경산업 전 대표가 고발 대상에 포함됐다.
SK케미칼은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인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을 개발했으며 애경산업은 이를 이용해 '가습기메이트'를 만들어 팔았다.
이들은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이 인체에 유독한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 및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을 가습기살균제 원료로 개발하고 제품을 제조·판매했다며 업무상과실·중과실 치사상 등 혐의로 고발했다.
전현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옥시 등은 형사처벌을 받고 피해자들에게 배상 책임을 지고 있지만, SK와 애경에 대한 수사는 현재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중단돼 피해자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며 "가해 기업들은 법적 책임과 윤리적 책임은 물론 인간적인 사과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환경부에 관련 자료를 검찰에 제출할 것을 촉구했고 환경부는 지난 주 자료를 제출했다고 답했다"며 "검찰은 더 이상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일을 중단해선 안된다. 즉각 수사를 재개하고 가해 기업을 수사해 기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경 '가습기메이트'를 사용한 후 두 살 난 딸을 잃은 이재용씨는 눈물로 검찰의 조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씨는 "벌써 10년의 세월이 지나 딱지가 앉고 굳은살이 배겨 더 이상 눈물이 나오지 않을 줄 알았지만 아이 이름을 말할 때마다 쏟아지는 눈물을 막을 수 없다"며 "기업에 사회적인 책임을 촉구하며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이런 슬픔과 고통을 입히지 않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말했다.
또 '가습기메이트'를 쓴 뒤 폐섬유화를 앓고 있는 만 13세 자녀의 어머니 손수연씨도 "첫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려 한 가습기살균제가 오히려 건강을 빼앗고 고통을 안겼다"며 "가해 기업은 배상은커녕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빠른 수사로 진실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지난 2016년 SK케미칼과 애경산업 등 기업들의 임원들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이제 검찰 차례다. 더 이상 증거 불충분을 말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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