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이웅렬 23년회장직 전격 사퇴 '금수저 내려놓고 창업의 길 가겠다'
코오롱 이웅렬 23년회장직 전격 사퇴 '금수저 내려놓고 창업의 길 가겠다'
  • 내미림 기자
  • 승인 2018.11.2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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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 창업의 길 약속...그룹은 사장단 협의로 운영
코오롱 이웅렬 회장
코오롱 이웅렬 회장

 

[서울이코노미뉴스 내미림 기자] 이웅렬 코오롱 회장이 28일 경영 일선에서 전격적으로 물러나면서 사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회장에게 특별한 건강 이상이나 스캔들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궁금증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 회장은 퇴임사에서 새로운 창업의 길을 갈 것이라며 직원들에게 변화와 혁신을 당부했다.


코오롱그룹은 이 회장이 2019년 1월1일부터 그룹 회장직을 비롯 지주회사 코오롱과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계열사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고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지난 1996년부터 23년 동안 그룹 경영을 이끌어왔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동 코오롱원앤온리 타워에서 열린 ‘성공퍼즐세션’ 연단에 올라 “내년부터 그 동안 몸담았던 회사를 떠난다”며 “앞으로 그룹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퇴임을 공식화했다.
 

이 회장 인트라넷에 창업의지 밝혀

이 회장은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임직원에게 보내는 서신’을 통해서 '창업의지'를 내비쳤다.

이 회장은 서신에서 “이제 저는 청년 이웅열로 돌아가 새롭게 창업의 길을 갈 것”이라며 “그동안 쌓은 경험과 지식을 코오롱 밖에서 펼쳐보려 한다”밝혔다.

퇴임 배경에 대해서는 “1996년 1월, 40세에 회장직을 맡았을 때 20년만 코오롱의 운전대를 잡겠다고 다짐했었는데 3년의 시간이 더 지났다” 며 “시불가실(時不可失), 지금 아니면 새로운 도전의 용기를 내지 못할 것 같아 떠난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덕분에 다른 사람들보다 특별하게 살아왔지만 그만큼 책임감의 무게도 컸다”며 “그 동안 금수저를 물고 있느라 이가 다 금이 간듯한데 이제 그 특권도, 책임감도 내려놓는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이 회장은 “코오롱의 변화를 위해 앞장서 달려왔지만, 그 한계를 느낀다”고 고백하면서 “내 스스로 비켜야 진정으로 변화가 일어나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혀 그룹 변화와 혁신의 모멘텀을 지피기 위해 스스로의 변화를 택했음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변화와 혁신의 속도를 더 높여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산업 생태계 변화의 물결에 올라타지 못하면 도태된다”며 “새로운 시대, 그룹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그 도약을 이끌어 낼 변화가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철학은 心通...직원들과 난상토론 즐겨

이 회장은 재계에서 격의 없는 소통경영으로 유명하다.
경영자로서 껄끄러울 수 있는 노조와의 만남에 직접 나서는가 하면 대리급 직원들과의 난상 토론도 즐겼다.

이 회장은 이동찬 코오롭그룹 명예회장의 1남5녀 가운데 외아들로 1956년 태어났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코오롱에 입사해 1985년 뉴욕지사 이사 등을 거치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1996년 이동찬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후 회장에 올라 그룹을 이끌었다.

이 회장의 경영 철학은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심통(心通)'이다.
지난 4월 서울 마곡산업단지 신사옥에 입주할 당시 "새로운 60년 화두는 소통"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새 사옥에 연구와 영업, 지원 인력이 모인 만큼 협업의 장으로 만들자는 의미다.

젊은 직원들과 식당에서 회사 비전을 놓고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사보에 ‘회장님, 밥 사주세요’라는 코너를 만들어 대리급 직원들과 난상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코오롱인터스트리 구미 공장을 여러 차례 찾아 직접 노조와 만나기도 했다. 그룹 회장이 노조를 직접 만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구미 공장 노조는 2004년 파업으로 회사와 극심한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이 회장은 '행복 공장 프로젝트'라는 상생 활동을 제안해 노조의 손을 잡았다.
그는 당시에 대해 "다시는 같은 아픔을 겪지 말자는 데 교감을 이룬 뒤 수시로 소통하는 게 노사 화합으로 이어졌다" 회고했다.

후임회장 없이 사장단 협의로 그룹 경영

코오롱그룹은 내년부터 주요 계열사 사장단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 성격의 '원앤온리(One & Only)위원회'를 두고 그룹의 주요 경영 현안을 조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후임 회장 없이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각 계열사 전문경영인들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2019년도 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코오롱의 유석진 대표이사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시켜 지주회사를 이끌도록 했다. 유 사장은 신설되는 '원앤온리위원회'의 위원장도 겸임한다.

아울러 이 회장의 아들 이규호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는 전무로 승진해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임명됐다. 이 전무는 그룹의 패션 사업 부문을 총괄 운영한다.

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이 이 전무에게 바로 그룹 경영권을 물려주는 대신 그룹의 핵심 사업 부문을 총괄 운영하도록 해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도록 한 것"이라면서 "그룹을 이끌 때까지 경영 경험과 능력을 충실하게 쌓아가는 과정을 중시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임원인사에서 여성 임원 4명이 한꺼번에 승진하는 등 여성에 대한 파격적 발탁이 이뤄졌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에서 '래;코드', '시리즈' 등 캐주얼 브랜드 본부장을 맡아온 한경애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으며, ㈜코오롱 경영관리실 이수진 부장이 상무보로 발탁돼 그룹 역사상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재무 분야 임원에 올랐다. 코오롱생명과학 바이오신약연구소장 김수정 상무보와 코오롱인더스트리 화장품사업TF장 강소영 상무보는 각각 상무로 승진했다.
 

이어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덕분에 다른 사람들보다 특별하게 살아왔지만 그만큼 책임감의 무게도 느꼈다"면서 "그동안 금수저를 물고 있느라 이가 다 금이 간 듯한데 이제 그 특권도, 책임감도 다 내려놓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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