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주택시장 전문가 10명 중 7명은 내년에 서울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경기·대전·세종 지역 집값은 상승 전망이 우세하게 나타나고 있어 지역별 차별화는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지역별 주택가격 변동 요인 및 향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시장 전문가 66.6%는 내년 서울 집값이 올해말에 비해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번 조사는 지역별 주택시장 전문가 172명을 대상으로 11월 15일~12월 5일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내년 대부분의 지역에서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 집값에 대해서는 53.3%가 소폭 하락, 13.3%가 하락을 전망해서 하락이 3분의 2에 달했다. 보합은 26.7%, 소폭 상승은 6.7%로 조사됐다. 부산(100%), 울산(100%), 충북(100%), 강원(97.6%) 지역 집값은 거의 모든 응답자들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경기, 대전, 세종은 상승 전망이 60%대로 우세했다. 경기 지역 집값은 상승(소폭 상승 포함)할 것이라는 전망이 60%로 나왔다. 세종(63.6%), 대전(63.7%) 지역에 대해서도 집값이 상승하거나 소폭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집값을 떨어트리는 요인으로는 대출규제 강화 등 정부 정책 때문이라는 답변이 21.8%로 가장 높았으며 지역경기 악화(14.8%), 미분양 물량 적체(14.6%) 순이었다. 서울, 인천, 부산, 대구 등에서는 정부정책이 가장 큰 리스크 요인으로 꼽혔고, 울산과 경남에서는 지역경기 악화가 지목됐다.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으로 집값은 상당 부분 안정된 것으로 평가됐다. 제한적 효과를 나타냈다는 답변이 52.2%로 가장 많았고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는 비중도 23.4%로 높았다. 특히 대출규제 강화 측면에서 상당한 효과(59.5%)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아파트 매매가격도 대체적으로 오름세가 꺾였다는 분석이다. 서울의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크게 둔화하고 세종은 하락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광주, 대전, 전남 등에서는 오름세가 지속됐다.
한편 올 11월까지 주택매매가격을 보면 서울은 6.2% 올라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광주, 전남, 대전, 세종, 대구 등에서 2~3%대의 상승률을 보였다. 집값이 하락한 곳은 울산과 경남으로 각 6.0%, 4.4% 떨어졌다. 부산, 충남, 충북, 경북, 강원 등에서도 1~2%대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비수도권은 하락 전망이 87.5%에 달했다. 5% 이상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19.6%에 달해 지방의 주택시장 침체 상황을 우려했다.
특히 대출 등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정책이 수도권과 지방의 부동산 시장 양극화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수도권의 경우 규제정책에 따른 매물 부족(24.2%)과 공급물량 부족(24.2%) 등으로 투자수요는 높은데 물량은 부족해 주택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반대로 비수도권의 주요 하락 원인으로도 정부 규제정책(17.0%)은 국내 경기침체(27.8%)와 입주물량 증가(25.3%)에 이어 세 번째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