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이명희-조현아 3모녀, '밀수 3총사'
대한항공 이명희-조현아 3모녀, '밀수 3총사'
  • 김준희 기자
  • 승인 2018.12.2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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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 "직원, 해외지점 동원", 참여연대 "조양호 회장 지시 없었으면 밀수 어려웠을 것" 철저 수사 촉구
왼쪽부터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왼쪽부터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대한항공 총수 일가가 직원 및 해외지점 등을 동원, 지난 9년 동안 해외 명품 등 1천여점을 밀수입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은 27일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밀수사건과 관련,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장녀 조현아 전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관련자 5명과 대한항공 법인을 관세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조사에 착수한지 8개월만이다.

이 전 이사장 등 세 모녀는 지난 2009년 4월부터 지난 5월까지 미국, 유럽, 일본, 홍콩 등에서 해외 명품, 생활용품 등 1061점(시가 1억5000만원 상당)을 260차례에 걸쳐 밀수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전 이사장은 해외 유명 과일과 그릇 등을 밀수입하면서 대한항공 해외지점을 이용했다. 그는 해외지점에 물품 구매를 지시했고 해당 물품을 대한항공편으로 국내에 반입한 뒤 회사 물품인 것처럼 속여 세관 신고 없이 손에 넣었다. 관세는 한 푼도 내지 않았다. 밀수 횟수는 모두 46차례(물품 시가 3700만원 상당)였다.

이 전 이사장의 범행은 대한항공 직원 A씨(38·여)가 거들었다. A씨는 이 전 이사장의 해외 명품을 회사 물품으로 위장해 밀수하고 해당 물품을 총수 일가의 운전기사를 통해 이 전 이사장에게 전달했다.

장녀 조 전 부사장도 대한항공 해외지점을 이용했다. 조 전 부사장은 해외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구입한 물품을 대한항공 해외지점으로 배송받은 뒤 이 물품을 대한항공편으로 국내에 들여와 회사 물품인 것으로 위장해 세관 신고를 피했다. 관세를 내지 않기 위해서였다. 조 전 부사장의 밀수에는 A, B씨(56·대한항공 직원)가 협력했다. 범행은 213차례(9900만원 상당) 지속됐다.

A,B씨와 대한항공 법인은 기소의견으로 함께 검찰에 송치됐다. 총수 일가의 범행에는 A·B씨 외에도 대한항공 해외지점 직원 등 다수가 동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 이사장과 조 전 부사장은 부피가 작은 물품은 밀수로 몰래 들여왔지만 소파, 탁자, 욕조 등 부피가 큰 물품은 세관 직원의 눈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대한항공이 해외에서 물품을 수입한 것처럼 속여 국내로 들였다. 두 모녀는 지난 2013년부터 4년여 동안 부피가 큰 가구 등 132점(시가 5억6000여만원 상당)을 30차례에 걸쳐 수입했고 관세 등 2억2000만원을 내지 않기 위해 수입자를 본인 명의 대신 대한항공으로 바꿔 세관에 신고했다. 관세 등 2억2000만원은 대한항공 회삿돈으로 냈다.

이 전 이사장은 27차례(물품 시가 5억3600만원 상당)에 걸쳐 허위 신고했고 조 전 부사장은 3차례(3100만원 상당) 수입자 명의를 바꿔 신고했다. 차녀인 조 전 전무는 프랑스 파리에서 선물받은 반지·팔찌 등 19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1차례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국내로 반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참여연대는 논평을 내고 조 전 부사장 등이 현재 대한항공 내에서 어떤 직무나 직위도 없는 것으로 미루어 3모녀의 범행은 조양호 회장 등 이사들의 지시나 허용 등이 없었다면 생각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조양호 회장 등 대한항공 이사들이 사치품 반입에 관여 및 배임한 혐의가 있었는지를 검찰이 수사해 진상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조양호 회장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대한항공 사내이사로 재직 중이라며 검찰은 수사를 통해 조현아 전 부사장 등의 밀수 및 탈세 혐의와 관련한 조양호 회장과 조원태 사장의 역할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밝혀내고, 관련성이 발견될 경우 관세법 위반의 공범 및 이사로서 충실 의무를 저버린 배임 행위에 따른 합당한 처벌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국민연금공단에 대해서는 국민 노후자금의 선량한 수탁자로서 조양호 회장 퇴진, 총수 일가로부터 독립적인 이사 선임 관련 주주제안 등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편을 취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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