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한국의 골드만삭스' 꿈꾸는 한투증권 '중징계' 위기...김남구 '고빗길'?
[초점] '한국의 골드만삭스' 꿈꾸는 한투증권 '중징계' 위기...김남구 '고빗길'?
  • 이보라 기자
  • 승인 2019.01.0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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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새해 발행어음 불법 개인대출 혐의 제재...유상호 부회장 등 경영진 처벌시 '최대 위기'
                               김남구(55)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서울이코노미뉴스 이보라 기자] 한국투자증권은 증권 전문 금융그룹이다. 지난 해 11월 국내 최초의 초대형 IB로 지정됐다.이어 오너인 김남구(55)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이 한투증권을 한국판 '골드만삭스'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한투증권이 지난 봄 대표적인 금융권의 모럴해저드인 '차명 주식투자‘가 들통이 난 데 이어 새해를 앞두고 위기가 감지된다. 발행어음으로 조성한 자금이 특수목적법인(SPC)을 거쳐 재벌 쪽으로 흘러간 일종의 '편법 대출'이 금융당국에 적발된 탓이다.

한투증권이 '발행어음 개인대출 금지규정'을 어겼다는 금감원의 경고로 임직원들에 대한 중징계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내 고객들 사이에서는 한투증권의 대외 신용관리는 물론 이 회사를 오는 2020년까지 아시아 최고의 투자은행으로 키우겠다며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온 오너경영인 김남구 부회장을 향한 경영책임론이 일고 있다.

금감원, 한투증권 징계안 새해 1월 10일 제재위 속개해 징계 수위 재논의 예정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0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었다.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징계안에 대해 밤늦게까지 논의했으나 진술 등이 마무리되지 않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금감원은 새해 1월 10일 속개해 징계 수위를 재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지난 5월 8일부터 6월 1일까지 한투증권에 대해 종합검사를 시행하고 투자은행(IB) 관련 업무 전반을 검토했다. 이같은 종합검사에서 초대형 IB 발행어음 신용공여와 TRS 거래 등과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 사항을 발견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의 부적절한 위반은 다음과 같은 과정서 구체적으로 불거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8월 말 TRS 방식으로 특수목적회사(SPC)에 발행어음 자금 대출을 활용했다. 한투증권은 SPC인 키스아이비제십육차에 SK실트론 지분 19.4% 매입자금(1673억원)을 대출했다.

재벌 회장 측과 맺은 TRS 계약을 근거로 자금을 대출해준 것이다. 그에게 SK실트론 주가 변동에서 발생한 이익이나 손실 등 모든 현금 흐름을 이전하는 대신 수수료를 받겠다는 파생거래 방식이다.

금융당국은 한국투자증권이 SK실트론 매입자금에 대출한 것은 결국 재벌회장 개인에게 대출한 것과 같다고 보고 있다. 이럴 경우 발행어음으로 개인에게 대출을 할 수 없다는 규정을 명백히 위반한 셈이다.

한투증권은 그동안 잇따른 금융 사고에 연루돼 논란이 됐다. 서울 청담PB센터 센터장과 담당대리가 업무상 횡령의 공동정범으로 고객으로부터 고소당해 현재 서울지방검찰청에서 수사중이다. 고객이 위탁, 임치한 상장사 경영권 주식을 빼돌렸다는 혐의다.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사옥 전경

그동안 잇따른 금융사고 연루된 한투증권, 발행어음 건으로 유일하게 당국 적발

앞서 2015년에는 창원지점 직원이 고객 계좌에서 자금을 무단 인출해 선물옵션 등의 파생상품에 투자했다 30억원 규모의 손실을 입힌 사실이 적발됐다. 2016년에는 여수충무지점 직원이 투자자 50여명에게 받은 45억원 가량의 자금을 빼돌렸고, 같은 해 강서지점 직원이 연 25%의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50억원을 모은 뒤 잠적한 바 있다.

최근에는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가 한투증권이 판매한 비상장주식 투자 특정금전신탁상품이 불완전 판매라며 이에 따른 손해를 민원인에게 배상하라고 결론냈다.

이번 사태의 문제의 심각성은 지금껏 발행어음 건으로 적발된 건 한투증권이 유일하다는 데 있다. 한투증권의 개인대출 금지 규정 위반은 개인 제재까지도 가능해 파장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이번 금융위 제재심의위원회 안건에서 한투증권 임원 5명에 대한 징계안도 포함됐다. 유상호 부회장, 김성환 부사장 등 경영진이 금융당국의 중징계가 예고됐다. 부회장 승진이 예고된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최장수 증권사 CEO 경력 막판에 잇따르는 '불법, 편법' 영업 파문으로 불명예 퇴진 위기에 처했다.

12년 최고경영자(CEO) 재임기간 유 사장이 구축해온 '도덕 경영', '착한 영업' 기업 이미지가 붕괴되는 데다, '경영 바통'을 이어받은 정일문 신임 사장도 시장신뢰 복구라는 과제를 안고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일각에서 유상호 부회장, 김성환 부사장 등 경영진에까지 불똥이 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내 초대형 IB 1호 증권사인 한투증권의 자존심이 무너지는 대목이다.

“현 난국 수습 못하면 김남구 부회장 꿈꾸는 '한국판 골드만삭스‘ 구상 차질 빚을 수도"

한 증권 전문가는 “한투증권이 법리적으로 유상호 부회장, 김성환 경영기획총괄 부사장 등 경영진의 중징계가 예상된다”면서 “최악의 경우 한투증권은 부동산 신탁업 인가에도 악영향을 받을 수 있고, 영업정지도 가능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전문가는 “잇단 내부통제시스템 허점으로 물의를 빚어온 한투증권은 이번 파문이 당국의 제재를 떠나 금융회사로서의 내부통제 시스템 미비는 물론 고객신뢰 회복이라는 크나큰 과제를 안게 됐다”며 “현 난국을 수습하지 못하면 김남구 부회장이 꿈꾸는 한투증권의 한국판 '골드만삭스‘ 구상에 흠이 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남구 부회장은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동원증권 대리로 입사, 금융업에 첫 발을 내디뎠다. 2004년 동원증권 대표이사를 지낸 후 2005년 한국투자증권 부회장, 2011년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으로 올랐다.

올들어 마침내 은행까지 포진한 통합금융 그림을 완성한 그가 잇따른 금융사고로 경영능력을 의심받는 위기에 직면, 앞으로 이를 어떻게 극복할 지가 주목된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한국의 골드만삭스‘를 외치며 글로벌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김남구 한투금융그룹 부회장이 이제라도 내부통제 시스템이 무너지고 금융신뢰도가 낮아진 한투증권에 대한 국내 고객들의 흩어진 신뢰회복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투증권 관계자는 “이미 금감원 제재심의위에서 충분히 우리의 입장을 설명했으며, 당국의 판단에 충실히 따를 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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