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한태근 사장의 '이상한 갑질'…회사규정대로 했는데 경위서 제출?
에어부산 한태근 사장의 '이상한 갑질'…회사규정대로 했는데 경위서 제출?
  • 내미림 기자
  • 승인 2019.01.07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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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좌석 업그레이드 안해준 승무원에 경위서 요구...한 대표 “서비스 부족 따른 조치”해명
출처=에어부산
출처=에어부산

[서울이코노미뉴스 내미림 기자]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인 에어부산의 한태근 대표이사가 추가요금을 받지 않았는데도 자신의 지인과 그 일행의 좌석을 더 넓은 곳으로 안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당 승무원으로부터 경위서를 받아 사내갑질비판에 휘말렸다.

7일 에어부산과 회사원들의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 등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중국 싼야를 출발해 부산으로 가던 에어부산 BX374편 항공기에서 승무원이 비행기 두 번째 줄 좌석에 무단 착석한 손님 A씨를 발견하고 원래 자리로 돌아갈 것을 요구했다 .

이 항공편 첫째 줄부터 셋째 줄까지는 추가비용(2만원)을 낸 승객에게만 제공되는데 A씨는 해당 항공편 여섯 번째 줄을 예약한 손님으로 뒷좌석과 등급에는 차이가 없지만 먼저 내릴 수 있고 수화물도 빠르게 찾을 수 있는 혜택이 있다.

승무원 요구에 A씨는 “자리가 비어있는데 왜 안 되느냐”며 불만을 제기했고, A씨 일행으로 해당 비행기 첫째 줄에 앉아 있던 B씨도 “내가 한태근 사장 친구다. 좌석을 옮긴다는 사실을 지점장에게도 말했는데 왜 바꿔주지 않느냐”며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승무원과 해당 비행기 사무장(기내 매니저)은 “추가 요금을 지불하고 앉는 손님들이 불쾌해할 수 있다”며 형평성과 매뉴얼 규정을 근거로 이들의 요청을 거절했고, 비행기가 도착한 뒤 B씨는 한태근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이후 한 사장은 해당 승무원들을 관리하는 팀장을 불러 당시 상황 조치가 적절했는지를 묻고 담당 승무원과 사무장에게 경위서를 제출하게 했다.

에어부산 익명 게시판에는 “매뉴얼에 따라 조치했는데 회사가 직원을 보호하지 않았다”며 성토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고, 이번 일로 해당 비행편 승무원이 올해 승진에서 누락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대해 한 사장 측은 “B씨는 공식적인 모임에서 만나 명함을 한 차례 교환한 사이일 뿐 특별한 친분이 없다”고 해명했고, 경위서 제출 요구에 대해서는 “B씨의 일행 A씨가 관절통 때문에 무릎을 펼 수 없었다고 주장하며 옆자리가 비어 있는 2열로 이동을 원했는데, 보호가 필요한 승객을 대하면서 서비스 마인드가 부족한 것은 아니었는지 경위를 묻기 위해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또 승진 누락 의혹에 대해서는 “해당 팀에 대한 올해 평가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을 뿐 이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에어부산 승무원은 “말도 안 되는 것 같고요. 매뉴얼에 있는 대로 있는데 자기 지인이라는 이유로 리포트를 제출하라는 거 자체가 말이 안 되죠.”라고 폭로했다. 익명 게시판에도 이번 일과 관련해 회사 측의 잘못된 조치에 항의하는 글이 가득하다.

당시 업계 안팎에선 '에어부산의 최고 장점으로 꼽혔던 정시성과 서비스부문 평가에서 신뢰도를 되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는데, 정작 한 사장이 이번에 대형사건을 터뜨린 셈이다. 한 사장의 이같은 갑질은 회사이미지에 먹칠을 해 증시를 통한 자금조달에도 차질을 빚게할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에어부산은 최근 기업공개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신규 항공기를 추가 구입, 업계 독보적 1위로 자리 굳히기에 나설 구상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에어부산이 이번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187억4520만 원에 불과해 앞으로 증시를 통해 추가자금을 확보할 상황이나 이것이 여의치 않다는데 있다.

일반적으로 신형 항공기 한 대의 가격은 1000억 원.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 가운데 30% 정도를 직접 지불한다고 했을 때, 이 금액으로는 항공기 한 대를 구매하기도 쉽지 않다. 따라서 향후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추가 자금을 확보할 구상이었는데, 정작 경영책임자인 한 사장이 브랜드 이미지에 흠집을 냈다.

한 사장은 아시아나항공 시절, 서비스부문장을 지낸 바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서비스 전문가'로 통했던 한 사장이 스스로 직원들에 갑질을 하고 이로인해 들끓고 있는 사내외 여론을 잠재우고, 회사의 이미지를 회복에 나설 수 있을지 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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