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팔 때는 친절, 팔고 나면 나몰라라'. 금융위원회가 9일 발표한 금융소비자 보호 국민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금융소비자들의 금융회사에 대한 인식은 이같이 나타났다. 설문조사는 금융위가 한국갤럽에 의뢰한 설문조사에는 성인 2,914명이 참여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금융상품을 팔 때 '직원들의 태도가 친절하다'는 응답은 79.1%, '고객 상황에 적합한 상품을 제시한다'는 답변은 51.0%로 비교적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상품판매 후 고객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응답이 73.9%, ‘사고나 피해 발생 시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다'는 답은 73.2%나 됐다.
금융회사 광고가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장했다는 응답은 60.7%, 금융서비스나 상품을 이용하면서 불만족·불합리한 처우를 받은 적이 있다는 경험은 30.4%에 달했다. 금융소비자들은 금융상품을 제대로 선택하고자 '알기 쉬운 약관·상품설명서'(66.4%)의 필요성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약관·광고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금융소비자가 가장 적합한 상품을 고를 수 있는 금융환경을 조성한다는 취지다.
판매절차 등 서비스 전반에 걸쳐 소비자 친화적인 내부통제도 구축하기로 했다.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을 위해서도 노력할 예정이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은 소비자 보호가 미흡할 경우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제재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청약철회권을 확대하고, 판매제한명령권과 분쟁조정 관련 조정이탈금지제도를 도입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금융위 김기한 금융소비자정책과장은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종합방안을 만들고 금융교육 기본계획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학계와 소비자 단체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금융소비자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 TF는 올 1분기 안에 소비자 보호 종합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