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집 '한파'....통계로 나타난 자영업의 몰락
치킨집 '한파'....통계로 나타난 자영업의 몰락
  • 김보름 기자
  • 승인 2019.01.1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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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된 자영업자들의 몰락이 지난해 통계로도 확인됐다. 자영업자들이 많은 도소매, 숙박·음식업종 취업자 수는 일년 내내 한 달도 안빠지고 줄고 있다. 문제는 자영업자들이 말하는 본격적인 위기는 올해부터라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공급 과잉과 불황 속에 최저임금이 올해 또 한 번 올랐다는 것이다. 정부는 애써 부인하고 있지만, 자영업자들이 느끼는 최저임금의 충격은 올해부터가 시작이다.

은퇴자들의 대표적인 창업 아이템인 치킨집 불황은 각종 통계로도 드러난다. 통계청의 ‘도ㆍ소매업, 서비스업 조사 잠정결과’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2만4654개로 전년보다 2.8% 줄었다. 2013년(2만2529개) 이후 꾸준히 늘어나다가 처음으로 증가세가 꺾였다. 종사자 수도 6만536명으로 5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대비 3.7% 감소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외식업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약 10만6003개(2016년 기준)이며, 그 중 치킨이 2만4453개로 약 23%를 차지할 정도로 자영업 비중이 높다. 치킨집 불황이 자영업 전반의 위기와 맞물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서울 은평구에서 홀이 있는 치킨집을 운영하던 이모 씨(37)는 작년 말 결국 가게를 접었다. 30평 남짓한 공간에 저가형 프랜차이즈로 문을 연 지 1년여 만이었다. 운영 비용은 임대료ㆍ관리비 등을 합쳐 약 370만원, 인건비가 약 360만원으로 한 달 730만원에 달했다. 각종 부자재와 인건비 상승, 임대료 부담과 매출 감소를 견디다 못해 백기를 던졌다는 게 그의 말이다.

이 씨는 “프랜차이즈는 대략 매출의 30%를 점주가 가져가는데 하루 80~90마리는 팔면서 한 달 내내 일해야 겨우 이윤이 남는 수준”이라면서도 “고정비가 답답해도 장사만 잘됐으면 (가게를) 접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치킨집의 가맹점당 매출액은 주요 비교 대상 업종 가운데서도 최하위권이다. 2017년 기준, 연평균 1억4950만원으로 편의점 연 매출액(4억8730만원)의 3분의 1에도 못미친다. 치킨 업종의 3년 이내 폐업률은 38%에 달한다.

주 52시간 근무제로 저녁 술자리 모임이 많이 사라지며 단체 손님들의 발길이 끊긴 탓이 크다. 한 치킨전문점의 매니저인 김모 씨(29)는 “하루에 평균 3~4팀 정도는 와야 하는데 이젠 한 팀도 어렵다”며 “당장 지난달부터도 연말 회식 예약이 없었다”고 고개를 저었다.

자영업자들의 몰락이 통계로 나타나면서, 이름만 '일자리 정부'가 된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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