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녹십자 허일섭 회장의 빗나간 '윤리경영'...직원 비리 속출
[특집] 녹십자 허일섭 회장의 빗나간 '윤리경영'...직원 비리 속출
  • 김준희 기자
  • 승인 2019.01.1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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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녹십자본사
출처-녹십자본사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허일섭 회장이 '윤리경영'을 핵심가치로 내세우고 있지만 GC녹십자는 일감몰아주기 논란에 직원의 비위까지 잇따라 터지면서 오히려 '반(反)윤리경영'을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GC녹십자는 최근 오너 일가의 일감몰아주기 의혹, 직원의 의약품 불법판매 적발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같은 스캔들이 계속 터지자 국민연금·외국인이 등을 돌리면서 녹십자 주가는 반토막났다.

국내 제약업계 2위인 GC녹십자는 그동안 '창의도전, '봉사배려', '정도투명', '인간존중'등을 핵심가치로 삼고 사회적 책임과 윤리경영을 강조해왔다. 창업주 고 허재경 전 회장의 5남인 허일섭 회장은 지난 2009년 허영섭 전 회장이 타계하면서 경영권을 이어받아, 현재까지 그룹을 이끌고 있다. 허영섭 전 회장이 1980년 대표이사에 취임해 타계할 때까지 회사는 한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으며 사회환원 차원에서 백신 개발에 적극 나서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해왔다.

그러나 허 회장이 그룹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GC녹십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이 그룹의 윤리경영 행보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내부거래 의혹이 발목을 잡고 있다.

그룹 지주회사인 GC녹십자홀딩스 계열사인 GC녹십자엠에스의 높은 내부거래 비중이 꾸준히 지적되고 있으나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GC녹십자엠에스는 체외진단용의약품, 의료기기의약품, 의약부외품 제조판매를 하고 있으며 2003년 12월 설립됐다. GC녹십자가 지분 42.10%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이며 허 회장(17.19%) 등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설립 초기에는 적자를 기록하다가 2007년 흑자로 전환된 이후 매년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GC녹십자엠에스가 대부분의 매출을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는 사실이다. 한때 내부거래 비중이 100%를 기록하기도 했다. 내부거래 비중을 보면 △2010년 100% △2012년 20% △2013년 22% △2014년 18% △2015년 19% △2016년 23% △2017년 21%로 나타났다.

또 바이오 엔지니어링 종합건설기업인 GC녹십자이엠도 매출의 절반 이상을 그룹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0년 57% △2011년 52% △2012년 67% △2013년 59% △2014년 72% △2015년 80% △2016년 64% △2017년 60% 등이다. GC녹십자이엠의 지분 10%를 GC녹십자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너 일가가 수혜를 입고 있는 셈이다.

영업사원의 의약품 불법 판매 문제도 골치거리

GC녹십자는 자사 의약품의 개인판매를 시도했던 영업사원 K씨에 대한 징계절차를 밟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은 GC녹십자 영업사원 K씨가 일반인이 포함돼 있는 메신처 채팅방 등 SNS를 통해 다수의 일반약을 판매하고 있는 정황을 포착하고 사측에 징계를 요구했다.

K씨는 SNS 단톡방에 의약품의 사입가와 약국판매가를 비교하며 매우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판매 활동을 했다. 설날 건강선물을 위해 주문해 달라는 취지로 K씨는 GC녹십자의 약품들을 약국의 절반가격에 판매한다고 명시하기도 했다. 의약품은 약사가 개설한 약국에서만 판매할 수 있으므로 영업사원의 이같은 행동은 약사법 위반된다.

약준모는 직접 제약사 측에 이같은 사실을 제보하고 약사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해당 영업사원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또 중징계가 내려지지 않을 경우 형사고발할 것이라는 내용도 함께 전달했다.

이에 GC녹십자는 자체 조사에 착수해서 해당 영업사원에 대한 징계에 나섰다. GC녹십자측은 약준모 커뮤니티에 사과문을 게재하며 “확인 결과 직원이 설을 맞아 가족들 선물을 준비하는 몇 명의 동료들을 위해 작성된 글이 외부로 유출되면서 발생한 일로 파악됐다”며 “제품의 실제 판매는 이뤄지지 않았으나 현재 이 직원은 인사징계위원회에 회부 중이며 사규에 따라 엄정하게 처벌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GC녹십자의 사과에도 의구심이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경력 1년여의 영업사원이 사측 또는 상사의 지시도 없이 대량의 약품을 일반인에게 몰래 판매할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결국 제약업체들이 이같은 관행을 계속 유지해왔던 것이 아니냐는 논란도 일고 있다. 또 GC녹십자의 인사 및 판매관리 시스템이 부실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녹십자, 영업익 급감전망에 국민연금·외국인 등돌려

녹십자의 실적부진에 주요 주주들이 잇따라 주식을 팔아 치우고 있다. 국민연금공단(국민연금)의 녹십자 지분율은 지난해 1월 12.13%(141만7906주)에서 올해 1월 8.96%(104만7160주)로 3.17%포인트 하락했다. 미국 투자자문사 매튜스인터내셔널캐피탈매니지먼트(매튜스)는 6.88%(80만4369주)에서 3.82%(44만5875주)로 3.06%포인트 낮췄다.

지난해 녹십자의 외형은 성장했지만 이익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녹십자는 지난해 매출 1조1412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57억원으로 2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기업이미지(CI) 변경으로 광고선전비가 늘어난데다 연구개발(R&D)비도 10% 이상 증가하며 실적에 영향을 준 것이다.

실적 부진으로 녹십자 주가는 최근 1년 새 계속 떨어졌다. 지난해 초 주당 20만원대에 거래되던 녹십자 주가는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직후 10월에 11만원 대로 반토막나면서 국민연금과 매튜스는 꾸준히 지분을 매각했다. 녹십자 주가는 최근 다소 회복해서 13만원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최고가에 비해서는 아직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한편 의약품 불법 판매 논란에 대해 박재현 홍보부장은 "신입사원이 규정을 잘 모르고 동료들에게 몇개 구해주려고 했던 것이지 대량 판매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규정을 위반했으므로 중징계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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