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년 이상 지속해 온 금리 인상 행진을 사실상 중단할 전망이다.
연준은 30일(현지 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연 2.25~2.5%인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연준은 회의 후 발표한 성명서에서 ‘점진적이고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란 문구를 삭제하고, '(금리 인상에) 인내심을 보이겠다'는 문구를 넣었다. 이는 당분간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의 이러한 입장 변화는 중국, 유럽 등의 성장세 둔화가 미국의 성장 둔화로 이어질 것으로 걱정되는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미 언론들은 연준이 그동안의 '매파(통화 긴축)' 기조를 내려놓고 뚜렷한 '비둘기파 색깔(통화 완화 선호)'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했다.
연준은 2015년 말 '제로 금리' 정책 종료를 선언한 후 지금까지 9차례 기준 금리를 인상했고, 지난해에는 금리를 네 번 인상했다.
그런데 30일 연준 발표 분위기는 과거와 달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달 초에 시사했던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론을 공식화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세계경제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어 기준 금리를 인상할 근거도 약해졌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예상했던 것보다 연준이 비둘기적 성향을 더 많이 드러냈다”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가 가시화하는 시기에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에 퍼지자 안도감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결론 내린 듯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