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항공사, 사고 기종 여객기 운항 잠정 중단
[서울이코노마 손진주 기자] 미국 항공기 제조회사 보잉이 에티오피아 항공 여객기 추락사고로 위기를 맞고 있다. 사고 기종인 '보잉737 맥스8'에 대한 각국 항공사들의 운항 정지 조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보잉 주가는 급락하고 있다. 앞으로 사고 원인 조사에서 항공기 결함이 발견되면 거액의 배상 책임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에티오피아 항공 '보잉737 맥스8' 여객기는 지난 10일 케냐의 나이로비로 가기 위해 아디스아바바 공항을 이륙한지 6분 만에 추락했다. 사고로 탑승객 157명 모두가 사망했다. 작년 10월 29일 추락해 탑승자 189명 전원이 숨진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 여객기도 같은 기종이다.
12일 외신에 따르면 보잉의 신형 항공기 '보잉737 맥스8' 의 연이은 추락사고에 따라 이 기종의 최대 구매자인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에는 안전 관련 문의가 빗발쳤다. 여행을 앞두고 불안감에 빠진 나머지 항공기종을 바꿔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유나이티드항공 등 20개 항공사의 승무원 5만명 이상이 속한 항공승무원연합(CWA)도 미국 연방항공청(FAA)에 정식으로 이 기종 모델의 조사를 요구했다.
상당수 국가 정부와 항공사들도 해당 기종의 운항을 중단했다. 중국과 인도네시아는 당국이 나서 자국 항공사들에 '보잉737 맥스8'의 운항을 잠정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사고 당사자인 에티오피아항공도 다른 노선에 투입된 이 기종의 모든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브라질 항공사 골(Gol)도 이 기종의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으며 중남미 케이맨 제도 소속 케이맨 항공도 해당 기종 2대의 운항을 중단했다.
하지만 보잉과 미국 항공 당국은 사고 원인을 거론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11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보잉737 맥스8' 기종이 여전히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는 기종'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보잉도 이날 성명을 내고 "아직 조사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새로운 지침을 제시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이날 보잉의 주가는 5.3% 급락했다.
보잉의 보험회사도 곤경에 처했다. 이번 사고 여객기 자체에 대한 보험금은 5000만 달러(564억4천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에티오피아항공 추락사고 피해 가족들에게는 에티오피아항공의 보험사가 1차적으로 보험금을 지급한 뒤 추후 항공기 결함이 증명되면 보잉의 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을 받을 계획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만약 항공기에서 결함이 발견되면 유족들은 항공사뿐 아니라 제조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맥스는 보잉 737 시리즈의 4세대 최신 기종으로 2017년 상업운항을 시작했다. 항속거리가 길고 연료 효율이 기존 737-800기종보다 20% 가량 향상됐다. 유나이티드항공 등 전 세계 항공사들이 350대를 도입했으며, 주문 계약대수는 4661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이스타항공이 가장 먼저 2대를 도입했다. 연내 4대를 추가해 총 6대를 운행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오는 5월부터 순차적으로 30대를 들여올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6월부터 연말까지 4대를 도입하고, 2020년까지 8대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2018년 11월 보잉과 50대 구매 계약을 체결했으며, 2022년부터 인도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