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갈등 심화에 카드사는 '울상'...대기업의 '갑질'?
수수료 갈등 심화에 카드사는 '울상'...대기업의 '갑질'?
  • 김준희 기자
  • 승인 2019.03.20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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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현대-기아자동차 등 대형 가맹점 갑질로 낮은 수수료율 요구시 처벌 '경고'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금융당국 주도하에 대형가맹점 카드수수료 인상을 추진하던 카드사에 적신호가 켜졌다. 현대·기아차에 이어 다른 자동차회사들도 인상을 반대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특히 이번 사태를 통해 현대·기아차가 규모가 작은 카드사들 부터 각개 격파에 나서자 카드사들 전열이 순식간에 무너졌다는 점에서 카드업계의 분열 조짐마저 나타나는 형국이다.

금융당국이 20일 현대차의 카드가맹점 계약해지까지 초래했던 대형가맹점과 카드사 간 신용카드 수수료율 갈등과 관련해 직접 개입은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우월적 지위를 무기로 내세운 대형가맹점들을 향해 징역·벌금형 등의 법적처벌도 가능하다며 구두경고를 재차 날리기는 했지만 위법행위 적발시 처벌이라는 원론적 입장에만 그쳤다.

금융당국은 대형가맹점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 카드사에 낮은 수수료율을 강요하면 처벌된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정작 자동차업계는 '갑질'이 아닌 일부 카드사에서 촉발된 자연스러운 협상을 거쳤다는 반응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백브리핑에서 대형가맹점 수수료 인상에 대해 "수익자 부담 원칙을 구현하고 수수료율 역진성을 시정하기 위한 것"이라며 취지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어 "추후 카드수수료 적용실태 점검을 거쳐 위법사항이 확인될 경우 엄중 조치할 것"이라며 "대형가맹점이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낮은 수수료율을 요구하면 징역 1년이나 벌금 1000만원에 처한다"고 경고했다.

금융위가 갑자기 이같은 백브리핑을 잡은 배경은 '대형가맹점 갑질'에 대한 원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근 현대·기아차가 '계약해지'를 내세우며 인상을 반대하자 끝까지 버티던 카드사 마저도 모두 백기투항했다. 수수료 인상실패는 다른 업계로 번지기 시작했다.

다른 자동차회사도 현기차처럼 수수료를 낮춰달라며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자동차업계보다 비교적 협상력이 약한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마저도 카드사의 수수료 인상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에 카드업계는 '대형가맹점의 갑질'을 꼬집으며 이 상태로 수수료 인상을 추진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금융노동자 공동투쟁본부(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기아차가 가맹점 해지를 무기로 삼고 다른 재벌가맹점의 몽니도 나날이 심해지고 있다"면서 "우월적 지위를 갖고 있는 재벌대기업에 대한 수수료 인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자동차업계는 그러나 이번 협상이 '일방적인 갑질'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카드사에 수수료율 인하를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일부 카드사에서 촉발된 자연스러운 협상과정이었다는 점에서다.

연매출 30억원 이하 중소·영세가맹점은 상대적 약자인 만큼 정부가 우대수수료율을 책정해 시장에 개입해야 하지만 30억원을 초과하는 가맹점부터는 시장에서 카드사와의 협상으로 수수료율이 결정되도록 해야 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생각이다.

카드사 노조 등이 주장하고 있는 수수료 하한제에 대해서도 도입 가능성을 일축했다. 윤 국장은 "일반가맹점부터는 정부가 수수료율 하한이나 상한을 결정하기보다는 시장에서 결정되는 게 맞다"며 "정부 차원에서 가격 하한을 정한다든가 하는 부분은 신중하게 생각할 문제"라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형가맹점은 카드사 마케팅혜택을 집중적으로 누리지만 우월한 협상력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수료율을 부담한다"면서 "연매출 500억원 초과 일부 대형가맹점은 조달비용 하락폭보다 마케팅비용률 인상폭이 커서 수수료 인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수료 인상과정에 금융당국이 직접 개입할 수는 없어 협상시 카드사가 지켜야 할 여신전문금융업법 관련 규정을 지속적으로 안내하는 등 여건조성에 노력하고 있다"면서 "협상 완료 후 카드수수료 적용실태를 점검해 위법사항이 발견되면 법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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