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전 한은총재 모교 이리공고에 7억 원 기부
박승 전 한은총재 모교 이리공고에 7억 원 기부
  • 김준희 기자
  • 승인 2019.03.2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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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고 사회 환원 다짐 실천
2011년에도 출신 초등학교에 5억 원 들여 도서관 기증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83)가 사재 7억 원을 모교인 전북 익산 이리공고에  기부했다. 재산을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고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다짐을 실천한 것이다. 

2011년 모교인 전북 김제 백석초등학교에 5억 원을 기부한 데 이은 거액의 사재 기부. 남은 재산을 모아 출신 고교에 기부했다는 것이다. 

이리공고는 22일 10회 졸업생인 박 전 총재가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한다”면서 이리공고의 기림장학재단 통장에 7억 원을 입금했다고 밝혔다. 김완수 기림장학재단 이사는 “박 전 총재가 열악한 실업계 고등학교의 교육환경 개선과 후진 양성을 위해 통 큰 기부를 했다”면서 “박승장학회를 만들어  긴요하게 쓰겠다”고 말했다.

이리공고는 학내에 박 전 총재가 기념식수한 꽃밭 주위에 ‘박승 동산’을 조성해 기리기로 했다.

박 전 총재는 이에 대해 “오래 전부터 회고록 등을 통해 내 재산은 자녀에게 주지 않고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이제 나이가 많이 들어 정리하는 차원에서 실행에 옮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리공고뿐 아니라 대부분 공고들이 취업 뿐 아니라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후진 양성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전 총재가 2011년 백석초교에 기부한 5억 원은 공부방과 영상학습실이 있는 2층짜리 도서관을 건립에 사용됐다.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결심을 처음 실천한 것으로, 박 총재는 “고향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사라지는 현실을 보고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박 전 총재의 자녀는 5남매. 그러나 진작부터 재산은 자녀에게 주지 않고 전부 사회에 내놓고 가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한국은행 총재 재임 시절부터 월급의 20%를 가난한 사람이나 소외된 사람을 위해 써 왔다고 한다.

5남매를 결혼시키면서 4명을 청첩장 없이 보내기도 했다. 박 전 총재의 설명은 이렇다. “첫째와 둘째 아이의 결혼을 주변에 알리지 않고 치렀더니 친구들이 ‘축의금 낼 기회를 좀 달라’고 해서 셋째 때는 200장을 찍었다. 그런데 역시 내 생각과 맞지 않았다. 다시 넷째, 다섯째 결혼은 순수 가족 행사로 치렀다”는 것이다. 

1936년 김제에서 태어난 박 전 총재는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실업계인 이리공고에 진학했다. 전형적인 ‘시골수재’형이었던 그는 고교를 졸업하면서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했고, 1961년 한국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딴 뒤에는 중앙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금융통화위원을 지냈다.
 
1988년 노태우 정부 첫 청와대 경제수석을 맡았고 이어 건설부 장관에 임명됐다. “당시 노 대통령과는 일면식도 없었지만 다양한 언론 기고와 강연 활동 등으로 몇몇 경제단체에서 천거했던 게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장관 퇴임 후 중앙대 교수로 돌아가 2001년 정년퇴직을 했다. 이후 김대중·노무현 정부(2002~2006년)를 거치며 한은 총재를 맡았다. 그는 “숱한 공직을 거쳤지만 한국은행 총재 4년간이 생애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끼고 성취를 이룬 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후에는 중앙대 명예교수로 지내고 있다. 

박 전 총재는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멘토’로 불리기도 한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선 문재인 후보 캠프 싱크탱크인 ‘국민성장’의 자문위원장을 맡아 ‘J노믹스’의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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