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진라면-농심 신라면, '왕자' 자리 놓고 한판승부
오뚜기 진라면-농심 신라면, '왕자' 자리 놓고 한판승부
  • 이종범 기자
  • 승인 2019.03.25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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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착한 가격' 정책으로 신라면과 대등한 위상...연간 영업이익 전년보다 3.9% 늘어

[서울이코노미뉴스 이종범기자] 오뚜기의 바짝 추격으로 지난 30년간 부동의 1위를 유지했던  농심라면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국내 라면 빅2의 시장점유율은 금액에서는 농심이 앞서지만 양에 있어서는 오뚜기가 농심의 턱밑까지 따라 잡았다.

농심과는 달리 오뚜기가 10년이 넘도록 가격을 올리지 않는 친서민적 ‘착한기업’의 이미지를 굳히면서 오뚜기 진라면이 시장 정상대열에 합류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민을 생각하는 가격정책을 쓸 경우 소비자들은 언젠가는 해당사의 제품을 많이 사준다는 것을 오뚜기의 사례에서 볼 수 있다.

2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진라면의 시장 점유율(판매량 기준)은 15.5%로 신라면(16.6%, 블랙 포함)가 거의 대응한 위치로 올라선 상태다. 농심의 신라면 값이 진라면보다 약 100원(편의점 기준) 비싸 판매액 기준으로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 격차는 더 벌어진다.

오뚜기 진라면(왼쪽과) 농심 신라면 건면
오뚜기 진라면(왼쪽과) 농심 신라면 건면

유탕면과 스낵을 제외한 봉지라면만 단순 비교할 경우 오뚜기가 농심을 앞섰다. 지난 1월 진라면이 판매량 기준 약 17%의 점유율을 보인데 비해 신라면(16.9%, 블랙 제외)을 근소한 차이로 앞질렀다.  진라면이 신라면을 앞선 것은 지난 1988년 출시된 후 30년 만에 처음이다.

진라면이 만년2위를 면한 성장비결은 값을 장기간 올리지 않은 소비자를 생각하는 착한 가격정책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오뚜기는 지속적인 진라면의 맛 개선 노력과 저가 전략으로 농심과의 라면 점유율 격차를 좁혀왔다. 오뚜기는 매년 진라면의 국물과 면발, 건더기 등을 개선하기 위해 연구를 지속해 지금의 진라면 맛을 완성했다.

값을 장기간 올리지 않는 것이 소비자들의 발길을 진라면으로 이끌었다. 오뚜기는 지난 2008년 진라면 가격을 100원 인상한 후 10년 넘도록 한 번도 올리지 않았다. 이에 따라 현재 편의점 기준 진라면의 가격은 720원으로 신라면(830원)보다 약 11%정도 저렴하다.

이에 따라 오뚜기는 라면에서 큰 수익을 올리지 못했다. 광고비와 판매촉진비를 많이 썼지만 가격은 제자리걸음이어서 지난해 2~3분기의 영업이익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에는 라면 판매 호조로 영업이익이 좋아졌다. 연간으로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9% 늘었다.

업계 1위 농심은 최근 값이 1000으로 비싼편인 ‘신라면 건면’을 출시하고 이후 700원짜리 저가 ‘해피라면’을 선보였다. 다양한 신상품을 내놓으면서 진라면과의 경쟁을 의식해 고가라면을 내놓은 후 곧 이어 저가제품을 출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편 국내 봉지라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라면 업체들은 외국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고 있다. 농심은 1990년대 국내 라면시장을 평정한 이후부터 외국 진출에 나섰고 2005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에 생산공장을 세웠다.

이를 바탕으로 농심은 지난해 신라면 국내 매출이 4100억원, 외국 매출이 3100억원을 기록해 신라면을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라면 브랜드로 정착시키는 데 성공했다.

중국에서도 상하이와 선양에서 라면을 생산하고 있다. 201449000만달러(5500억원)였던 농심의 글로벌 매출은 지난해 76000만달러(8500억원)에 달했고, 올해는 88500만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부분이 라면에서 나온 매출이다.

삼양식품은 수출로 반전의 계기를 맞았다. 우리나라 최초 라면인 `삼양라면`을 만드는 삼양식품은 농심에 1위를 내준 후 계속 하락세였다.

하지만 2011년 내놓은 `불닭볶음면`이 외국 시장에서 히트하면서 2015294억원이었던 삼양식품의 라면 수출은 2017년에는 2000억원까지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수출 규모도 약 2000억원을 유지해 급속한 성장세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팔도는 `도시락`을 중심으로 라면 외국 매출이 2000억원 내외, 오뚜기는 라면사업 외국 매출이 500억원 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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