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아시아나항공 어디로?(上) 박삼구 회장 퇴진...'파산 위험' 적신호
[기획] 아시아나항공 어디로?(上) 박삼구 회장 퇴진...'파산 위험' 적신호
  • 이종범 기자
  • 승인 2019.04.15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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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등 채권단, 자구계획 툇짜...회사채 못갚으면 심각한 유동성 위기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 

[서울이코노미뉴스 이종범 기자] 유동성 위기에 빠진 아시아나항공의 돈 부족이 극심하다. 

오는 25일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600억 원을 다시 신용등급이 붙은 상태에서 회사채를 발행해 갚지 못하면 1조원이 넘는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조기지급 해야 하는 사유가 발생해 심각한 유동성위기에 빠져들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이 이 고비를 넘기지 못하면 빚더미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사실상 파산상태에 이를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제시한 아시아나항공 자구계획을 반려했다. 자구안은 박삼구 전 회장 일가가 금호고속 지분 전량을 담보로 제공하면서 5000억원 추가 지원을 요청하는 내용이다. 3년 안에 경영 정상화를 달성하지 못하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겠다는 조건도 달았다.

하지만 채권단은 "200억원을 내놓고 5000억원을 요구하는 꼴"이라며 자구계획안을 반려했다. 신용평가사 또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에는 미흡한 자구안이라고 평가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5일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 'BBB-' 회사채 600억원 만기도래에 따라 그 안에 신용등급이 붙은 새로운 회사채를 발행해 상환하지 못하면 '무등급 트리거' 발동에 따른 자산유동화증권(ABS) 1988억 원의 조기지급사유발생으로 겉잡을 수 없은 심각한 자금부족사태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날 채권단으로부터 자구안이 반려된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자산유동화증권(ABS) 조기지급 사유 중 25일 만기 도래하는 미상환 회사채의 '무등급 트리거' 발동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만약 현실화하면 파급력이 매우 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채권단이 전날(11) 퇴짜를 놓은 아시아나항공 자구계획안과 관련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새로운 해법을 내놓아야 하는 1차 시한이 오는 25일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과 체결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양해각서(MOU) 만기를 다음달 6일로 한달 연장해 놓은 상태다.

그동안 시장의 관심은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에 쏠렸다. 110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에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인 'BB+이하'로 하락할 경우 조기상환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나이스신평과 한국신용평가는 아시아나항공(BBB-)을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올렸다. 당시 아시아나항공은 감사의견 '한정' 의견을 받았다.

문제는 아시아나가 신용등급을 유지하지 못해 신용등급이 붙은 회사채를 발행하지 못하면 회사채 유효신용등급이 소멸하게되는데 있다. 즉 회사채 상환여부와 관계없이 최소한 BBB- 등급이 부여된 추가 채권이 발행돼야 '무등급 트리거'를 막을 수 있다. 나이스신평은 현재 시점에서 ΔABS의 신용등급 하락Δ회사채 유효등급 소멸을 가장 중대한 사항으로 보고 있다.

물론 아시아나는 사모사채를 발행해 유효등급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다음 주부터 회사채 발행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부적으로 지난해 미공시 회사채 1000억원규모를 유효한 신용등급지표로 반영할 수 있는 지를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회사채 발행이 순조롭게 진행될지에 대해 우려가 적지 않다. 이미 지난달 계획했던 650억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은 취소된 상황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사모로 발행한다고 하더라도 최근 일련의 상황을 보면 투자자 모집에 애로사항이 있을 것"이라며 "현재는 채권자의 의사결정이 관건이라 상황이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자구안의 실질적인 방안 가운데 유상증자가 해법으로 떠오른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규모 증자 역시 여력이 없다. 결국 금호아시아그룹 사업 비중의 60%를 차지하는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한 새 카드를 꺼내지 않으면 안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점점 커진다. 25일 회사채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판단이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보통 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올랐다가 다시 '안정적' 전망을 부여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최근 일련의 상황이 악화해 등급 하향 가능성이 좀 더 커졌다"고 말했다. 한신평은 최근 감사의견 '비적정 '의견을 한 번만 받아도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대폭 커진다는 보고서를 냈다.

나이스신평은 ABS 의존도를 낮추는 등 중·장기적인 재무구조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나이스신평은 '무등급 트리거' 발동 가능성이 생긴 것을 고려해 평가 의뢰가 있을 경우 가급적 회사채 만기일인 25일 전에 하향검토 등급 감시 대상 유지 또는 제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랜 기간 잠식됐던 ABS 문제도 결국 터졌다""채권단이 다소 과도해 보일 정도로 강경한 입장이라 신용 문제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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