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나무에서 배우는 ‘세월의 힘’
올리브나무에서 배우는 ‘세월의 힘’
  • 권의종
  • 승인 2019.04.2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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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과 형극의 역사에서 영광 연출한 유대인 삶과 흡사...‘가난이 스승, 세월이 보약’

[권의종의 유대인소비학] 올리브나무는 성경에서 자주 언급되는 감람나무다. 15년이 지나야 첫 열매를 맺는다. 30년 이상 자라야 수확다운 수확이 가능하다. 척박한 사막성 기후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정된 수분 층까지 깊게 뿌리내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려서다. 이때는 성장 속도를 줄이고 나이테를 겹겹이 쌓아야 한다. 바위땅에서 살아남고 천년 넘게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은 깊게 뻗은 뿌리 덕분이다.

지혜의 왕 솔로몬은 비탈진 언덕에 올리브나무를 집중적으로 심게 했다. 지세를 활용한 농법이었다. 갈릴리에 있는 한 올리브나무는 수령이 2,550년에 이른다. 알렉산더 대왕이 페르시아 정복에 나섰던 기원전 331년경 심겨져 자라온 것으로 전해진다. 예루살렘 겟세마네 동산의 올리브나무들도 식수된 지 1,000년이 넘는다.

올리브 나무의 장수 비결은 특이한 면역체계에 기인하는 바 크다. 메뚜기 떼가 몰려와 나무를 갉아 먹을 때 독특한 화학 성분을 합성하여 특유의 냄새를 풍긴다. 이게 바람에 날려 주변의 나무들에 전달된다. 위험을 감지한 나무들은 메뚜기 공격을 방어하는 화학물질을 즉각 생성한다. 먼저 공격받은 나무는 죽음을 피할 수 없으나, 다른 나무들은 생명을 보전할 수 있게 된다. 

그 덕에 올리브 열매는 지상에서 가장 우수한 기름을 만들어낸다. 맨 먼저 짜낸 기름은 성전에 바쳐졌다. 거룩한 기름으로 소중히 여겨졌다. 성전 촛대도 이 기름으로 밝혔다. 왕이나 대제사장에 기름 부을 때도 사용되었다. 이밖에도 올리브유는 식용, 의약품, 미용 등 다용도의 생필품으로 소비되고 있다.

나무의 웅장한 외모와 풍성한 결실은 아름다움과 수려함, 힘과 번영, 하나님으로부터의 축복과 평화를 상징한다. 고난과 형극의 역사를 견디며 영광을 연출해낸 유대인들의 삶과 흡사하다. 세월이 보약이고 가난이 스승이 되었다. 경제 활동도 그 점에서는 예외는 아닐 듯싶다. 힘들어도 오래 참고 기다리다보면 기회는 언젠가 찾아오게 마련이다. 동서고금의 역사가 이를 수없이 실증해온 바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은 기다림의 달인이다. “10년을 보유하지 않을 거면 1분도 주식거래를 하지 말라”고 했다. 마라톤처럼 긴 호흡으로 페이스를 유지하라는 소중한 교훈이다.

그는 오랜 준비 과정을 거쳐 중년 이후에 부를 축적했다. 재산의 99%를 50세 이후에 벌어들였다. 39세에 2천억 원, 50세 때 5천억 원이던 재산이 2018년 기준 90조 원 규모로 불어났다. 성공의 비밀이 ‘나이’였던 셈이다. 그 또한 유대인인지라 올리브나무에서 ‘세월의 힘’을 간파한 건 아닌지. 뜬금없이 궁금해진다.

필자 소개

권의종
(iamej5196@naver.com)
- 경제컬럼니스트
-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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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끼엔 2019-04-21 15:33:14
"성공의 비밀이 ‘나이’였던 셈이다".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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