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돈 벌기’, 유대인 ‘돈 불리기’
한국인 ‘돈 벌기’, 유대인 ‘돈 불리기’
  • 권의종
  • 승인 2019.04.28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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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부(富)의 원천... 어려서부터 경제교육, 재물을 축복으로 여기는 신앙관, 목돈 들고 시작하는 사회생활

[권의종의 유대인소비학] 유대인은 13살이 되면 성인식을 치른다. 의미가 각별한 행사다. 부모나 하객들로부터 3가지 선물을 받는다. 성경책, 손목시계, 축의금이다. 성경책은 성인으로서 신 앞에서 책임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라는 뜻을 담고 있다. 시계는 약속을 잘 지키고 시간을 아껴 쓰라는 의미로 주어진다. 경제적으로 책임질 나이에 이르렀다 해서 축의금도 함께 전달된다.

부모와 하객의 신분에 따라 축의금 규모가 달라진다. 통상 수백 명의 손님들이 2∼3백 달러 정도를 지참한다. 일가친지는 더 많은 돈을 준비한다. 가까운 친척은 아이의 장래를 위해 큰돈을 건넨다. 집안 어른들은 유산을 물려준다는 생각에서 목돈을 내놓는다. 도합 수만 달러 내지는 수십만 달러에 이른다. 모두가 성인이 되는 주인공의 몫이다.

모여진 돈은 주식, 채권, 정기예금 등에 분산 투자된다. 어린 나이에 이미 포트폴리오를 배우게 된다. 다른 젊은이는 ‘돈 벌이‘를 시작할 때, 유대 청년은 ’돈 불리기’에 나선다. 마치 100m 달리기에서 다른 선수는 출발선에서, 유대인은 50m 앞에서 경주를 하는 격이다. 승패는 이미 결정된 거나 진배없다. 결과는 안 봐도 뻔하다.

유대교는 부에 대한 인식이 적극적이다. 대부분의 종교가 청빈을 덕목으로 강조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부(富)는 열심히 일한 자에게 주어지는 하나님의 축복으로 여긴다. 게다가 유대인 부모는 자녀가 어릴 적부터 경제관념을 철저히 심어준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게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교육한다. 투자, 저축, 기부 방법을 일찍부터 부모로부터 자연스럽게 익힌다. 소비와 관련해서도 인내, 절제, 책임감, 의사결정 방식을 부모가 앞장서 가르친다.

그런 점에서 한국 청년들은 안쓰럽다. 일부 부유층을 제외하고는 대다수가 맨몸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일부는 학자금대출 등으로 빌려 쓴 빚까지 짊어진 채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다. 그렇다고 어디 일자리라도 풍성한가. 정부가 예산을 풀어가며 무진장 애쓰고 있으나, 천정부지로 치솟은 청년실업률은 떨어질 기색조차 없다.

이게 시대상황 탓인지, 나라형편 탓인지, 경기침체 탓인지 마음이 산란하다.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욜로족(현재를 즐기는 사람들)’, ‘탕진잼(돈을 쓰는 재미)’마저도 이 땅의 대다수 청년들에게는 언감생심이다. 힘든 미래 세대를 위한 해법은 아무래도 세상을 먼저 살아온 기성세대가 찾아야 할 것 같다. 유대인 부모만큼 잘은 못해주더라도.

필자 소개

권의종
(iamej5196@naver.com)
- 경제칼럼니스트
-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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