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의 이슈파이팅] 한국 경제가 어렵다.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은 –0.3%. 나는 ‘오풍연 칼럼’을 통해 무능한 정부 탓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경제에 신경 쓴다는 얘기가 들리긴 한다. 그러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말로만 신경 쓰면 뭐하나. 실천을 해야 한다. 경제를 살리려면 마음을 독하게 먹어야 하는데 그런 낌새가 안 보인다.
외국계 투자은행 가운데 노무라증권은 최근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1.8%로 대폭 낮춰 잡았다. 2% 아래로 전망한 것은 노무라증권이 처음이다. 그런 일이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된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2.1%로 전망한 바 있다. 2% 대 초반을 기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각 기관들이 전망치를 잇따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얼마 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낮춰 잡았다. 1분기 -0.3%를 기록한 만큼, 2분기(1.2%)·3분기(0.8%)·4분기(0.9%)에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야만 이를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연 가능할까. 전문가들은 1분기 역(逆)성장에 따른 반등 효과를 계산에 넣더라도 2분기 1.2% 성장이 쉽지 않은 수치라고 지적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4월(1∼20일) 수출이 -8.7%다. 이런 상황이면 2분기 1.2% 성장은 어렵다고 보는 게 맞는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올해 성장률도 정부나 한은의 예상보다 낮은 2% 초반대, 최악의 경우 2%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는 이유다. 한국 경제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융협의회에서 "기업투자 심리가 되살아나야 성장 흐름의 회복을 앞당길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주 실장은 "통신업은 마무리됐고, 남은 건 제조업인데, 투자하겠다는 기업이 없다"며 올해 성장률을 2.2∼2.3%로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 역시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3%로 하향 조정했다. 대신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애초 예상했던 2.3%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10년 만에 최악의 경제 성적표를 받아든 정부는 홍남기 부총리 주재로 긴급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했지만 뚜렷한 해법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여전히 반도체만 쳐다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면서 “1·4분기보다는 2·4분기,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더 나아질 것”이라는 낙관론을 내놓았다. 경제는 심리라고 한다. 당장 정부가 쓸 카드가 없겠지만 실물경제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반도체도 우울한 소식만 들려온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최근 보고서에서 “메모리반도체의 공급과잉이 올해 말까지 계속되면서 삼성의 반도체 시장 1위 자리가 흔들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미국 인텔에 매출액 1위 자리를 빼앗긴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 1위까지 내줄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 경제의 위기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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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발간
가 고민정 인사처럼만 한다면 박수를 받을 터. 하나 덧붙이자면 조국․조현옥 수석은 바꿔라. 그들은 이미 용도폐기된 것과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