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북한에 끌려 다녀야 하느냐”
“언제까지 북한에 끌려 다녀야 하느냐”
  • 오풍연
  • 승인 2019.05.05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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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미사일' 발사, 어정쩡한 한국 정부...답답한 현실 속 우리만 '짝사랑'

[오풍연의 이슈파이팅] 우리 정부가 딱하다. 4일 북한의 발사체(미사일) 발사에 대해 딱히 대응방법이 없다. 강한 유감을 표명한 게 전부다. 북한에게 9ㆍ19 합의는 무용지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합의를 깬 것은 북한이다. 남쪽의 입장을 생각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남한은 안중에 없다는 뜻이다. 우리만 짝사랑한다고 할까. 남북관계의 현실이다.

내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북한이 발사체를 발사한 뒤 청와대도 긴박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이게 다였다. 더 이상 손을 쓸 수가 없다. 북한은 남쪽의 그런 사정을 이용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북한이 더 나쁘다고 한 것이다. 북한도 엄연히 국가다. 우리는 그것을 인정하고 있다. 국가 대 국가로써 못된 짓을 한 셈이다.

"북한의 이번 행위는 남북간 9.19 군사합의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으로 매우 우려하고 있다."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중단하라." 북한이 발사체를 쏜 뒤 6시간 반 만에 청와대가 대변인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힌 입장이다. 사실 ‘매우 우려’ ‘중단’이라는 용어를 쓰는 데도 고민을 했을 것으로 본다. 그만큼 남쪽의 스탠스는 제한적이다.

눈에 띄는 점도 발견된다. '군사 합의를 파기했다'고 하지 않고, '합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했다. 지난 2017년 11월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도발' '규탄'이란 표현을 쓴 것과 대조적이다.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남쪽의 의도가 읽힌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군사합의서의 특정 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진 않고 있다”면서 “다만 '적대행위 중단'이라는 합의 취지에 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일단 정확한 분석이 우선이란 입장을 취하고 있다. 북한이 쏜 발사체를 면밀히 파악하는 게 먼저라는 얘기다. 발사체가 방사포인지, 탄도미사일인지, 혹은 여러 종류가 섞여 있는지 등을 최종 확인하기 위해선 최소 2~3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한미 군사당국이 현재 이를 정밀 분석하고 있는데, 우선 이 결과를 보겠다는 뜻이다. 청와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 즉 NSC를 열지 않고 관계부처 장관회의로 대신했다. 이것 또한 북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남북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박지원 의원도 북한을 나무랐다. 그는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대해 "북한이 하지 말아야 할 짓을 또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의 자제를 촉구하며 오판을 경고한다"면서 "우리도 과잉 반응보다는 대화를 통해 남북, 북미정상회담으로 연결토록 문재인 대통령의 적극적인 활동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남북 관계는 이처럼 어렵다. 우리가 북한을 달래며 대화의 장으로 불러내는 게 전부라고 할 수 있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성이 안 찬다. “언제까지 북한에 끌려 다녀야 하느냐”고. 남북 대화의 움직임도 안 보인다. 그래서 더 답답하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12권의 에세이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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