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이번엔 ‘엔진결함’ 은폐 의혹으로 신뢰 위기
현대차, 이번엔 ‘엔진결함’ 은폐 의혹으로 신뢰 위기
  • 정우람 기자
  • 승인 2019.05.0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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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검찰 동시수사로 이미지 실추…리콜사태 잇따르면 비용 천문학적 규모
                                                                                              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우람 기자] 한국과 미국 검찰이 동시에 수사 중인 현대자동차의 세타2 엔진결함 은폐의혹이 회사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현대차는 막대한 벌금을 물게 된다. 리콜사태가 잇따르면서 천문학적 비용 등 타격도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자동차가 '세타2엔진' '에어백' 등 제작 결함을 은폐했다는 의혹은  김광호 전 현대차 부장의  폭로가 도화선이 됐다. 이에 대한 검찰 수사는 김 전 부장이 '내부고발'을 한지 약 2년 반 만이다. 현대·기아차는 국내와 미국에서 '품질 이슈'를 겪는 상황이어서 수사 결과는 현대차 경영 전반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 남부 연방검찰청(SDNY)과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그동안 현대차의 미국 내 세타2 엔진 리콜이 적정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고 최근 외신은 전하고 있다. 미국 검찰은 현대차가 2015년과 2017년에 실시한 리콜의 신고 시점과 대상 차종 범위가 적절했는지 등을 수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세타2 엔진이 탑재된 차량에서 소음과 진동, 주행 중 시동 꺼짐, 화재 등 각종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2015년 9월 미국에서 47만대를 리콜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시장에서 세타2 엔진결함문제는 이러한 리콜 조치로 끝나지 않고 논란이 지속돼 왔다.

현대차 엔진결함문제는 내부제보자의 폭로가 도화선이 됐다. 이를 폭로한 김광호 부장은 현대차가 세타2 결함을 은폐·축소했다는 사실을 관계당국에 신고했다. 현대차는 이를 반박하지 못하고 2017년 3월 미국시장에서 현대 쏘나타·싼타페, 기아 옵티마·쏘렌토·스포티지 등 119만대를  리콜했다. 미국 검찰의 수사는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내부자 폭로 전까지 세타2 엔진결함 문제는 미국시장에서 논란이 될 뿐 국내에 출시된 차에는 문제가 없는 것처럼 여겨져 왔다. 현대차는 세타2 엔진 결함으로 미국에선 2015년 차량을 리콜했으나 동일한 엔진이 장착된 국내 차량의 경우 문제가 없다며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현대차는 결함이 발견된 부분은 엔진 핵심 부품인 '콘로드 베어링'이며 2011∼2012년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공정 과정에서 이물질이 들어간 게 결함 원인이라고 설명했었다. 국내 공장에서 제작한 엔진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내부자 폭로로  국내 차량에서도 시동 꺼짐 현상 등이 나타나면서 결함 은폐 의혹이 제기됐다. 세타2 엔진 자체에 구조적 결함이 있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면서 국토교통부가 조사에 돌입하자 현대차는 비로소 국내에서도 세타2 엔진을 장착한 차량 17만대를 리콜조치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결함을 숨기지 않고 적절히 대처했더라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마저 나올 만큼 상황은 심각하다. 파장이 너무 크다보니 현대차 미래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얘기도 나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가 주목된다.

검찰 측은 국토교통부와 시민단체가 고발한 현대·기아차의 리콜규정 위반 사건과 관련해 혐의가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엔진 제작결함 등을 내부적으로 인지하고서도 당국의 조사가 있기까지 이를 은폐하며 리콜 등 적절한 조처를 미루는 과정에서 범법행위가 있었는지 여부가 이번 수사의 골자다.

국토교통부는 2017년 5월 현대·기아차 제작결함 5건과 관련해 12개 차종 23만8000대 강제리콜을 명령하면서 의도적 결함 은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현대·기아차가 차량 결함을 2016년 5월께 인지하고도 리콜 등 적정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김광호 부장의 내부 제보문건을 근거로 내세웠다.

강제리콜 대상에는 △제네시스(BH)·에쿠스(VI) 캐니스터 결함 △모하비(HM) 허브너트 풀림 △아반떼(MD)·i30(GD) 진공파이프 손상 △쏘렌토(XM)·카니발(VQ)·싼타페(CM)·투싼(LM)·스포티지(SL) 등 5종 R-엔진 연료 호스 손상 △LF쏘나타·LF쏘나타하이브리드·제네시스(DH) 등 3종 주차 브레이크 경고등 불량 등이 포함됐다. 

국토부는 2016년 10월에는 현대차가 싼타페 조수석의 에어백 미작동 결함을 인지하고도 은폐했다며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시민단체 서울YMCA 자동차안전센터도 2017년 4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등을 자동차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자동차관리법 31조에는 완성차나 자동차 부품에 자동차안전기준 또는 부품안전기준에 적합하지 않거나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등의 결함이 있으면 이를 알게 된 후 지체 없이 문제를 공개하고 시정조치를 하도록 규정돼 있다. 또 제작사가 결함을 인지한 날로부터 25일 안에 시정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며 이를 어기면 1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 벌금을 물리도록 돼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찰 수사와 관련, “현대차가 결함 사실을 은폐했고, 당시 정부가 현대차를 봐주기 위해 자발적 리콜을 승인한 것이라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벌인 범죄행위”라고 주장하고 “이에 대한 진실이 반드시 밝혀져야 하기에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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