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 '살인' 가습기 살균제(5)...애경산업, 살균제 제조에도 관여 정황 확인
[조명] '살인' 가습기 살균제(5)...애경산업, 살균제 제조에도 관여 정황 확인
  • 박지훈 시민기자
  • 승인 2019.05.1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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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유해할 수 있는 소포제(거품제거제) 함유...피해자들 "애경측 수사하라" 탄원서
지난해 10월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단체 대표들이 모든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에 대한 기업과 정부의 구제를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단체 대표들이 모든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에 대한 기업과 정부의 구제를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박지훈 기자] 애경산업이 '가습기 메이트'의 인체 무해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연구 보고서를 확보하고도 제품을 출시한 정황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홉입 독성이 있는 가습기 살균제를 SK케미칼에서 공급받아 판매한 애경산업이 2005년 리뉴얼된 제품 출시를 먼저 제안하고 사전조사까지 한 사실이 확인됐다.

애경산업이 가습기 살균제 제조에도 관여했다는 정황이 추가된 것이다. 애경산업이 리뉴얼해 출시한 가습기 메이트에는 기존에 알려진 계면활성제 뿐 아니라 인체 유해할 수 있는 소포제(거품제거제)까지 들어간 사실도 드러났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경산업은 2005년 10월 기존에 판매했던 가습기 살균제 ‘가습기 메이트’를 리뉴얼해 라벤더향을 첨가한 제품을 출시했다.

이 때 애경산업이 가습기 메이트 제조사인 SK케미칼에 먼저 라벤더향 첨가 제품을 만들자고 제안한 사실이 확인됐다. 애경산업은 리뉴얼 제품 출시 전 마케팅 부서에서 라벤더향이 들어간 가습기 살균제 제품에 대한 수요 조사까지 마쳤다고 한다.

이는 애경산업이 가습기 메이트 제조에 관여한 주요 증거 중 하나다.  애경산업이 주도적으로 리뉴얼해 판매한 가습기 메이트에 소포제가 첨가된 사실도 확인됐다. 화학 물질은 하나의 새로운 성분만 더해져도 전혀 다른 물질이 되기 때문에 안전성 검사가 필수다. 더구나 소포제는 독성이 있어 인체 유해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2016년 가습기 살균제 국회 청문회에서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이 라벤더향과 계면활성제를 새로 첨가해 리뉴얼된 가습기 메이트를 2005년 10월부터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었다. 향과 새로운 물질이 들어간 가습기 살균제를 안전성 검증 없이 판매했기 때문이다.

애경산업은 2002년부터 SK케미칼이 제조한 가습기 메이트를 판매했다. 가습기 메이트에는 정부가 흡입 독성을 인정한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이 담겨 있다. 정부에 피해 신청한 가습기 메이트 사용자는 1416명에 이른다.

한편 가습기 메이트 사용 피해자들은 이날 검찰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피해자들은 탄원서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에 큰 책임이 있는 애경산업 주요 책임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와 구속 수사를 검찰과 법원에 간곡하게 요청 드린다”고 밝혔다.

검찰은 앞서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등 애경산업 주요 관계자들에게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피해자들은 탄원서에서 “애경산업은 가습기 메이트를 안전성 검증 없이 판매를 했고 이 과정에서 안전성이 확보 되지 못한 사실까지 인지했음에도 위험성을 외면한 채 판매에만 열을 올렸다. 애경산업은 판매하는 동안 여러 클레임들이 접수가 되고 소비자들의 건강상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인지했지만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되레 이 클레임들을 숨기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반면 애경산업과 이마트 측은 "단순 판매자에 불과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특히 애경산업은 2001년 체결한 'SK-애경, 가습기 메이트 판매 계약서'를 바탕으로 단순 판매자라고 주장해왔다.

해당 계약서에는 '가습기 메이트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거나 제3자가 애경산업에 소송을 제기했을 때 SK케미칼이 애경산업을 적극 방어하고, SK케미칼이 애경산업을 방어함에 애경산업이 협조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계약서에는 가습기 살균제 사용과 관련해 '제3자의 생명, 신체에 손해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SK케미칼이 이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지며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가습기넷에 따르면 현재까지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사망자는 1403명, 피해자는 6389명이다. 이는 조씨도 포함된 숫자다. 정부로부터 구제 급여 대상인 1·2단계 피해 판정을 받은 이들은 474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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