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영 기자의 현장 리포트] 국내 5G 스마트폰 출시 이후 이동통신 3사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리베이트, 즉 판매보조금을 통한 ‘불법 보조금’이 도마에 올랐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이통3사 임원들을 소집해 긴급회의를 여는 등 단속 강화에 나섰지만 여전히 온라인 판매점에서 5G폰을 ‘0원’에 살 수 있다는 광고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17일 한 온라인 스마트폰 판매점에 ‘LG V 50 씽큐 폭탄세일 0원’, ‘갤럭시 S10 5G 0원’ 광고가 버젓이 내걸려 있다.
이 판매점을 통해 구매 절차를 진행해봤다. 공시지원금에 카드결합 할인, 포인트 할인까지 얹자 119만9000원짜리 LG V50 씽큐가 30만 원대로 떨어졌다. 여기에 별도 상담을 거치면 ‘은밀히’ 추가 지원금을 제시해 단말기 값은 사실상 ‘0원’으로 공짜폰인 셈이다.
다른 판매점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통사에서 정한 공시지원금 외에 단말기 할인을 추가로 제공한다고 경쟁적으로 광고했다. 최신 5G폰을 대놓고 ‘공짜폰’으로 부르는 곳도 있었다.
앞서 지난 13일 방통위는 5G 단말기 판매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자 이통3사 임원들을 소집해 불법 보조금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당시 방통위는 이통3사에게 불법적 지원금의 원인이 되는 단말기 리베이트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관할 유통점의 불법적 지원금 지급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것을 요청했다.
이통3사 임원들도 지난 주말 새 집단상가, 온라인 등 일부 유통점에 과도한 차별적 장려금과 불·편법 지원금이 지급된 것을 인정하고 자정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경고 후에도 불법 지원금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업체들 간의 경쟁으로 최신 스마트폰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데, 왜 당국이 나서서 이를 제제하고 방해하느냐는 불만도 터져 나온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자체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전 부서에서 나서서 불법 보조금을 관리감독 중이나 단속 인력에 한계가 있다”며 “일부에서 손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치고 빠지는 식의 불법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지난 13일 경고 이후 상당히 근절됐으며, 온라인 시장도 안정화됐다”고 말했다.
단통법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오히려 이번 사태로 긍정적인 면이 부각됐다는 설명이다. 이통3사가 경쟁적으로 높은 공시지원금을 책정했기 때문에 정보력이 좋은 일부 얼리어답터들 뿐 아니라 모든 소비자가 공평하게 좋은 가격에 단말기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전파는 공공재로서 모두가 누려야 하는 것이다. 단통법 시행 이전 판을 치던 불법 지원금이 오히려 정보 소외계층에 대한 역차별이다”라며 “노인이나 가격 정보에 밝지 않은 소비자들도 공시된 지원금을 받고 공평하게 단말기를 구매할 권리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엄정한 집행과 감시, 규제로 긍정적인 면이 더 부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