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외국인 투자자 지난 9일 이후 1조8천억 원 순매도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원화 약세, 달러화 강세 국면이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선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과 한국의 수출 부진,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 등 변수가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외국 투자자들의 이탈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1220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실정이다.
분명한 것은 환율 1200원 선이 더 이상 심리적 마지노선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난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95.7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 주 전인 10일 종가가 1177.0원이었으므로 한 주 동안에 18.7원이나 오른 것이다.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이 종가기준으로 내린 날은 4번에 불과했다. 내리는 날은 대개 2~3원씩 내렸지만, 오르는 날은 크게 올랐다. 10원 넘게 급등한 날이 두 차례다.
당국은 “쏠림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식으로 구두개입을 하고 있지만 먹혀드는 분위기기 아니다.
원/달러 환율의 결정적 변수인 달러화 강세는 국제금융시장에서 계속되고 있다.
미·중 간 무역 전쟁의 긴장이 팽팽한 가운데 미국의 경제지표는 상대적으로 좋다. 반면 유럽 쪽에서는 브렉시트의 표류 등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달러는 투자 피난처로서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금융권의 한 연구원은 "달러 매수 심리가 거의 과열 수준인데다 지난 9일 이후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1조8000억원 이상 팔아 자본유출까지 더해지는 등 변수가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은 단기적으로 1220원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물을 쏟아내는 것은 달러 강세, 원화 약세 국면에 따른 환손실 경계심 때문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9~17일 코스피 1조6935억원, 코스닥 1244억원 등 총 1조8179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의 경우 7거래일 연속 팔아 치웠다.
올 들어 주식시장에서 7거래일 연속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월 설 연휴 직후 6거래일 연속 매도한 것이 최장 기간이었다.
한 전문가는 "2015년 이후 원/달러 환율과 외국인 매매 추이를 분석해 보면 1150원 밑에서 순매수하고 그 위로 올라가면 순매도하는 경향이 뚜렷했다"면서 "환율이 지금보다 더 상승하면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런 분석들은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잠시 넘어설 수는 있어도 곧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무색케 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17일 일일 분석을 통해 "미중 무역 협상에 대한 낙관론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웨이에 대한 제재 등 갈등 요인이 지속되고 있어 하락 흐름으로 전환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 경제지표 호조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