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달걀 살충제 파동을 계기로 지난 2월부터 달걀 껍데기에 산란 일자 표시가 의무화 됐다. 하지만 서울과 경기도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71.1%에만 산란 일자가 표시된 것으로 조사 돼 28.6%는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20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달 18∼19일 서울과 경기도에 있는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일반 슈퍼마켓, 백화점 총 387곳을 대상으로 산란 일자 표시 실태를 조사한 결과 71.1%인 275곳에서 지켜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계란 30구를 판매하는 업체별 실태조사 결과, 대형마트는 조사 대상 71곳, 백화점은 11곳 모두가 지켜 시행률이 100%였다. 기업형 슈퍼마켓도 91.4%로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일반 슈퍼마켓의 시행률은 평균보다 낮은 50.9%에 그쳤다. 지역별로 서울은 69.7%, 경기도는 75.0%로 경기도가 더 잘 지켜지고 있었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농협이 운영하는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 10개 가운데 3∼4개꼴로 산란 일자를 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농협이 운영하는 하나로클럽, 하나로마트에서 파는 23개의 달걀 제품 가운데 15개(65.2%) 제품만이 시행령을 지키고 있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소비자 알 권리와 선택권을 위해 달걀 생산 날짜를 소비자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지난 2월23일부터 달걀 껍데기에 산란 일자 표기를 의무화했다.
다만 농가 등 생산 현장과 유통업계의 적응 기간을 고려해 시행 후 6개월간 계도기간을 거쳐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보완 조치를 할 예정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농가 및 달걀 수집판매업체 등이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해 6개월의 계도기간을 시간끌기로 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앞선다"면서 "남은 4개월의 계도기간 동안 산란 일자 표시제도가 조속히 정착할 수 있도록 소비자, 생산 농가 및 유통업계, 관련 부처가 모두 나서서 소비자들의 먹거리 안전망을 촘촘하게 짜고 신뢰를 바탕으로 소비자 선택권이 확대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