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제3의 인터넷은행 없다"...키움·토스뱅크 모두 탈락 배경
[초점] "제3의 인터넷은행 없다"...키움·토스뱅크 모두 탈락 배경
  • 윤석현 기자
  • 승인 2019.05.26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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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위원장 "예상 못한 결과" 당혹...금융위, 3분기중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재추진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6일 인터넷은행 예비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6일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에서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모두 탈락했다. 키움뱅크는 혁신성이 미흡했고, 토스뱅크는 자금 조달능력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지 못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당혹스러워했으며 금융당국은 3분기 중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회의를 열고 토스뱅크와 키움뱅크에 대한 신규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불허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키움과 토스뱅크에 대한 예비인가가 부적절하다고 권고한 외부평가위원회의 의견을 금융위가 받아들인 것이다.

외부평가위는 키움뱅크에 대해서는 사업계획의 혁신성과 실현 가능성 측면, 토스뱅크의 경우 지배주주 적합성과 자금조달능력 측면에서 각각 미흡해 예비인가를 권고하지 않았다. 이에 금융감독원이 예비인가를 불허(동일인 주식보유한도 초과보유 불승인 포함)하는 내용의 심사결과를 금융위에 제출했고, 금융위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날 결과를 발표한 최 위원장은 "키움뱅크는 사업계획의 혁신성과 구체성 측면에서 미흡했다"며 "토스뱅크는 대주주 적합성, 자금조달 능력과 출자능력에서 상당한 의문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곳 다 예비인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오전에 외부평가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심사 결과를 듣고 당혹스러웠다"고 덧붙였다.

키움은 혁신성, 토스는 안정성 미흡... 금융위, 구체적 평점 공개 안해

금융권에서는 당초 최소한 둘 중 한 곳은 인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해 혁신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34% 지분을 보유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할 수 있도록 인터넷전문은행법 특례법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법 특례법은 문재인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추진한 혁신을 위한 규제 완화 1호 사업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지난 3월 예비인가 신청을 한 업체들이 모두 심사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키움뱅크는 혁신성이 미흡한 것으로 평가했다. 키움뱅크는 기존의 키움증권에 은행을 더해주는 것밖에 안 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키움뱅크는 SK텔레콤, 11번가, 롯데멤버스 등 대규모 회원을 가진 기업과 협력한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기존 은행을 뛰어넘어 인터넷전문은행만 할 수 있는 혁신의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토스는 안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토스는 은행이 기본적으로 탄탄하게 갖춰야 할 자본조달력과 안정성 면에서 속 시원한 설명을 내놓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그린 주주구성 밑그림은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사실상 지분 대부분을 가지고 독주하는 체제였다. 이같은 주주구성은 안정성 부족으로 연결된다. 또 토스가 은행 송금수수료를 대신 내주는 방식으로 영업하다 보니 비바리퍼블리카의 작년 순손실은 444억원에 달했다.

한편 금융위는 올해 3분기에 예비인가 신청공고를 다시 낼 예정이다.  키움뱅크와 토스뱅크는 문제로 지적된 부분을 보완해 재도전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이를 고려해 양사의 사업보고서 내용을 이날 공개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평점 결과도 비공개다.

최종구 위원장 "토스·키움 인터넷은행 재신청 가능…보완시간 줄것"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정부청사에서 연 브리핑에서 "평가 결과를 오전에 들었다"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상당히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두 곳이 여전히 의지가 있다면 다음번에 문제점을 보완해서 신청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새로운 신청자가 있다면 그들에 대해서도 준비할 시간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 위원장은 "이번에 탈락한 키움뱅크 컨소시엄과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불승인 사유를 인지했을 것"이라며 "다음번에 인가 신청할 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의지가 있는 데도 안 된 걸 보면 상당히 미흡했다고 볼 수 있다"며 "토스는 지속적인 출자능력이 매우 의문시된다고 본 것 같다. 키움은 역시 사업계획의 구체성 부분에서 심사위원 설득이 상당히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키움증권 "심사 존중"…"내부논의를 거쳐 재추진 여부 결정할 것"

키움증권은 금융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재도전 여부에 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키움증권 측은 이날 금융위원회의 예비인가 심사 발표 직후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할 부분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혁신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이 있었다면 이를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성이라는 게 아무래도 주관적인 측면이 있고, 금융의 경우 규제가 있어서 (혁신이)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에둘러 아쉬움을 표시했다.

향후 인터넷전문은행 재추진 의사와 관련해서는 키움증권 관계자는 "내부 논의를 거쳐 향후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의 재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스 "아쉽지만 결과 겸허히 수용"..."현재 재도전 의사를 밝힐 단계는 아니다"

토스컨소시엄은 아쉽지만 그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비바리퍼블리카는 "비록 새로운 은행 설립의 꿈을 이루지 못하게 됐지만, 2015년 간편송금 서비스로 시작해 현재 1200만명이 사용하는 모바일 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해온 토스의 저력을 바탕으로 흔들림 없이 금융혁신의 꿈을 계속 이어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예비인가를 재추진할 계획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재도전 의사를 밝힐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인터넷전문은행을 준비한 지난 4개월은 토스가 그동안 쌓아온 핀테크 사업 역량과 혁신성을 내세워 새로운 은행 설립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치열하게 고민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보여준 많은 기대와 우려를 충분히 들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했다"며"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은 모든 사람에게 진심으로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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