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조호성 시민기자] 양파 가격이 산지, 도매시장 가릴 것 없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데도, 소비자 가격은 거의 제자리걸음이다. 그러다보니 도매가격과 소매가격의 차이가 4배 가까이 벌어졌다. 공급 조절이 제대로 안 되는 상태에서 지나치게 유통 마진을 챙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 10일 이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를 통해 양파가격을 조사한 결과 도매가격과 소매가격의 차이는 최대 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31일 밝혔다.
이달 초 양파의 평균 도매가격은 상품, 1kg 기준으로 725원이었지만 소매가격은 1916원으로 2.6배 높았고, 중순에는 도매가격이 489원으로 급락했으나 소매가격은 1856원으로 소폭 줄어 3.8배 차이를 보였다.
특히 지난 13일 양파 도매가격은 515원으로, 서울시 유통업체 300곳의 양파가격 평균보다 4배나 낮았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도매가격이 현저히 낮은 데 비해 소비자 가격이 크게 변동이 없는 것은 과도한 유통마진 확보와 생산자의 공급량이 적정하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유통채널별로는 백화점의 양파가격이 가장 비쌌다.
백화점 양파 1kg 가격은 평균 3138원이었고, 기업형 슈퍼마켓 2369원,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1973원, 기타 대형마트 1872원, 일반 슈퍼마켓 1863원 순이었다.
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작황 호조로 양파 생산량이 평년 대비 15% 늘면서 양파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양파 도매가격 인하분이 적극적으로 소비자 가격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양파 가격 하락은 작황 호조에 따른 과잉생산 때문이다. 재배 농가들은 재배면적도 줄이고 산지폐기까지 하고 있지만 생산량이 평년대비 15%가량 늘면서 양파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의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하락의 원인은 산지 양파 가격이 상승했던 2017년 가격을 기대하고 무분별하게 재배면적이 늘어나면서 생산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2017년에는 상품 양파 1㎏ 도매가격이 1200원대까지 올랐지만, 2018년산부터는 600원~700원대로 폭락했고 올해는 500원대까지 추락했다.
양파 재배면적은 평년의 경우 2만1120㏊였지만 2018년에는 2만6425㏊까지로 늘었다. 올해에는 2만1756㏊로 줄기는 했지만, 그래도 평년보다 많다.
여기에다 올해에는 작황 호조로 생산량이 더욱 늘어나 평년대비 15만1000톤이 과잉 생산될 것으로 예상됐다.
전남도 관계자는 “가격에 올라가면 다음 해 재배면적이 늘어나는 현상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수급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 농산물 가격 안정화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