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메디톡스, 대웅제약의 ‘보톡스’ 부당하게 비방"
[진단] “메디톡스, 대웅제약의 ‘보톡스’ 부당하게 비방"
  • 김보름 기자
  • 승인 2019.06.0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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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제재 “소비자 기만, 경쟁사 근거 없이 비방” 시정명령, 과징금 부과
                              문제의 메디톡스 광고/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메디톡스의 ‘메디톡신’과 대웅제약의 ‘나보타’. 얼굴 주름을 펴는데 사용하는 전문의약품이다. 전문용어로는 보툴리눔 독소 제제(보툴리눔 톡신)이며, 일반적으로는 ‘보톡스’로 불린다. 보툴리눔 균주가 발육하면서 생성하는 독소를 이용해 만든다. 

그런데 대웅제약 ‘나보타’의 보톡스 출처를 놓고 양사가 ‘이전투구’식 다툼을 펼치고 있다. 메디톡스가 보톡스 균주를 도난 당했는데, 대웅제약이 이를 이용해 제품을 만들었다고 메디톡스가 주장하면서 싸움은 본격화됐다. 

대웅제약은 2014년 국내 마굿간에서 발견한 토종 보톡스 균주로 제조했다며 ‘나보타’를 출시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의 균주는 메디톡스가 도난당한 것이라며 메디톡스에서 퇴직한 직원을 절도 용의자로 지목했다. 
 
메디톡스는 정현호 대표가 2000년 5월 2일 ‘보톡스’를 앞세워 설립했다.

이런 상황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2일 메디톡스에 대해 소비자를 기만하고 경쟁사, 즉 대웅제약을 부당하게 비방했다는 이유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100만원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일단 ‘상호 비방전’이라는 측면에서는 정부가 대웅제약의 손을 들어준 모양새다.

공정위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2016년 12월 5일부터 약 두 달간 일간지, 월간지, TV 등 각종 매체를 통해 문제의 광고를 냈다. 광고에는 말(馬)을 등장시키며 ‘진짜는 말이 필요 없다’, ‘진짜는 공개하면 됩니다’, ‘보툴리눔 균주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 업계 최초공개’ 등의 문구가 담겨 있었다.

이 같은 광고는 경쟁사인 대웅제약을 압박하면서 자사의 제품이 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됐다. 광고에서 말을 등장시킨 것도 ‘마구간 흙에서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찾았다’고 주장하는 대웅제약을 압박하려는 뜻으로 여겨졌었다.

공정위는 이 광고가 소비자를 기만하고 아무런 근거 없이 경쟁사를 비방했다고 판단했다.

메디톡스는 보툴리눔 균주 전체 염기서열의 분석 자료를 공개했을 뿐인데도 마치 염기 서열 자체를 공개한 것처럼 과장해서 광고했다. 소비자가 이런 표현을 접하면 메디톡스가 경쟁사보다 투명하고, 우월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인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그리고 보툴리눔 균주의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 공개가 보톡스의 진위와는 무관한데도 자사 제품은 공개했다는 이유로 ‘진짜’이고, 경쟁사 제품은 ‘가짜’라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줬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당시 허가한 보톡스는 총 7종인데, 모두 안전성·유효성 측면에서 문제가 없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식약처는 안전성·유효성을 심사하기 위해 염기서열 전체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하지도 않는다”면서 “메디톡스의 광고는 아무런 근거 없이 경쟁사를 깎아내리면서 공정한 거래 질서를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메디톡스는 얼마 전 ‘메디톡신’을 생산하면서 실업용 원액으로 만든 제품까지 국내외에 불법으로 유통시켰고, 기준 미달로 폐기된 제품들의 제조번호를 이후에 생산한 제품에 기재하는 등 제조번호를 멋대로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을 빚기도 했다. 

지난 달 16일  이러한 의혹을 보도한 jTBC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2006년 6월까지 18차례에 걸쳐 4만7000여개의 메디톡신을 생산했는데 그 중 효과 미흡 등 불량으로 1만6000여개를 폐기했다. 그런데 회사 생산내역서에는 이후에 생산된 제품에 폐기된 제품들의 번호가 기재돼 있었다는 것이다. 

또 비슷한 시기에 작성된 또 다른 생산내역서 원액 배치란에는  '실험용'이라는 뜻의 ‘SBTA’ 표시가 있었다. 실험용 원액을 사용해 만든 제품이 국내외에 유통됐다는 의혹의 근거라는 것이다.

메디톡스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보툴리눔 톡신 제제 생산과 관련해 어떠한 위법 행위도 없었다"고 강조하며 의혹 제기의 이면에는 대웅제약이 있다고 주장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이번 보도의 제보자는 대웅제약과 결탁한 메디톡스의 과거 직원으로, 메디톡스 보톡스 균주를 훔쳐 불법 유통했으며 자료 역시 탈취한 것”이라며 “자료 자체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대웅제약도 공식 입장문을 통해 "메디톡스의 제품 제조와 허가 등과 관련된 보도 내용은 대웅제약과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면서 "메디톡스는 보도에서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명확히 해명하면 될 것"이라고 맞받았다.

메디톡스는 이에 앞서 지난 2월 메디톡스 전 직원이 대웅제약에 보툴리눔 균주와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전체 제조공정 기술문서를 절취했다며 대웅제약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했다.

이에 ITC는 지난 달 8일 대웅제약에 나보타의 균주와 관련된 서류 일체를 메디톡스가 지정한 전문가에게 15일까지 제출하라고 명령했고, 이에 맞춰 양사의 싸움은 더욱 격렬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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